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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방콕에서 열린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태국 방콕에서 열린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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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서 금기로 여겨지는 '군주제 개혁'을 주장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열렸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각) 태국 수도 방콕의 탐마삿 대학 타쁘라찬 캠퍼스에서 수만 명의 시민이 모여 군주제 개혁과 총리 퇴진, 반정부 인사 탄압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를 주도한 학생단체 '탐마삿과 시위 연합전선'은 최대 10만 명이 넘는 시민이 모일 것으로 전망했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와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예상보다 줄었으나, 주최 측과 외신 기자들의 추산으로 2만 명에 달하는 시민이 모였다. 이는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가 2014년 쿠데타를 일으킨 이후 최대 규모의 집회다. 

쁘라윳 총리는 "코로나19가 다시 퍼지면 국가 경제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라며 호소했으나 시위를 막지 못했다. 정부 방침에 따라 집회를 불허했던 탐마삿 대학은 시위대의 거센 요구에 결국 정문을 개방했다.

태국 정부는 만일에 대비하기 위해 8천여 명의 경찰 병력을 시위 현장에 배치했으나, 폭력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최근 태국은 코로나19로 극심한 경기 침체에 시달리는 가운데 왕실의 사치와 정치권의 비리 사건으로 인해 국민적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또한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료 회사 '레드불'의 창업주 손자가 뺑소니 사망 사건을 일으키고도 기소되지 않아 이러한 불만에 기름을 부었다.

시위대는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키며 제정한 헌법을 민주적으로 개정하고, 쁘라윳 총리의 퇴진과 새로운 총선 실시 등을 요구했다. 특히 태국에서 금기로 여겨지는 군주제 개혁을 주장하기도 했다.

태국 헌법은 정부가 지명한 상원의원 250명이 국민의 투표로 선출된 하원의원과 동등한 투표권을 행사하도록 해서 군부의 장기 집권을 돕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주최 측 인사들은 연단에 올라 "많은 시민이 평화롭게 민주주의를 요구하기 위해 모였으나, 정부는 경찰을 투입했다"라고 주장했고, 시위대는 "태국 만세", "봉건주의 타도"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에 대해 쁘라윳 총리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차원에서 반정부 시위를 허용하겠지만, 군주제 개혁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태그:#태국, #쁘라윳 짠오차, #반정부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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