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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사도 조각상과 어우러지는 병풍도의 맨드라미 꽃. 섬 곳곳에 맨드라미가 심어지고, 12사도 조각상이 설치돼 있다.
 12사도 조각상과 어우러지는 병풍도의 맨드라미 꽃. 섬 곳곳에 맨드라미가 심어지고, 12사도 조각상이 설치돼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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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흔히 볼 수 있는 꽃 가운데 하나가 맨드라미다. 봉숭아, 채송화, 분꽃과 함께 우리네 장독대와 돌담 주변을 장식했던 꽃이다. 내리쬐는 햇살에 강하고, 마른 땅에서도 잘 자랐다.

맨드라미가 장독대 주변을 차지한 건 주술과 연관이 있다. 옛날에 어머니들은 햇살 좋은 날, 된장독의 뚜껑을 열어 뒀다. 이 된장을 지네가 좋아했다. 항아리를 타고 들어간 지네가 독한 분비물이라도 배설하면 큰일이었다.

장독대를 둘러 맨드라미를 울타리처럼 심었다. 맨드라미는 꽃이 닭의 볏을 닮았다. '계두화', '계관화'로도 불린다. 천적인 닭에 놀란 지네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했다는 얘기다.
  
 탐스럽게 핀 맨드라미 꽃. 오래 전 봉숭아, 채송화와 함께 우리네 장독대와 돌담 주변을 장식했던 꽃이다.
 탐스럽게 핀 맨드라미 꽃. 오래 전 봉숭아, 채송화와 함께 우리네 장독대와 돌담 주변을 장식했던 꽃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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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드라미 꽃. 자세히 보면, 꽃 하나하나가 벌집처럼 생겼다. 이리저리 구불구불한 것이 닭의 내장처럼 보이기도 한다.
 맨드라미 꽃. 자세히 보면, 꽃 하나하나가 벌집처럼 생겼다. 이리저리 구불구불한 것이 닭의 내장처럼 보이기도 한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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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드라미 꽃송이가 탐스럽게 생겼다. 가까이서 자세히 보면, 꽃 하나하나가 벌집처럼 생겼다. 이리저리 구불구불한 것이 흡사 닭의 내장처럼 보인다. 꽃의 생김새가 예측을 불허한다.

꽃말도 그만큼 다양하다. 불타는 사랑, 뜨거운 사랑, 시들지 않는 열정 등을 나타낸다. 건강, 방패, 불사신, 영생 등의 의미를 담은 꽃말도 있다. 꽃은 8월부터 10월까지 볼 수 있다.
  
 맨드라미 꽃섬으로 변신한 병풍도 전경. 신안 송도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병풍도로 가는 선상에서 본 풍경이다.
 맨드라미 꽃섬으로 변신한 병풍도 전경. 신안 송도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병풍도로 가는 선상에서 본 풍경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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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드라미로 꽃동산을 이룬 신안 병풍도를 찾아간다. 전라남도 신안군 증도면에 속하는 작은 섬이 맨드라미 꽃밭으로 변신해 있다. 섬의 관문인 보기선착장에서부터 맨드라미 꽃동산으로 오가는 길이 맨드라미꽃 거리로 단장돼 있다.

맨드라미 꽃동산은 별천지다. 40여 품종 200만 본이 화려하게 꽃을 피우고 있다. 꽃도 닭 볏 모양부터 촛불, 횃불, 여우 꼬리를 닮은 것까지 다양하다. 색깔도 빨갛고, 노랗고, 주황색까지 여러 가지로 형형색색이다.

꽃밭의 면적이 12만㎡나 된다. 그것도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바다 위의 꽃밭이고 꽃동산이다. 

신안군과 주민들이 함께 가꾼 꽃밭
 
 바다를 배경으로 조성된 병풍도의 맨드라미 꽃동산. 구릉이 온통 빨갛게 물들어 황홀경을 연출한다.
 바다를 배경으로 조성된 병풍도의 맨드라미 꽃동산. 구릉이 온통 빨갛게 물들어 황홀경을 연출한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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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풍도 주민들은 올해 맨드라미 꽃축제를 위해 꽃밭을 단장하고 관광객 편의시설도 만들었다. 하지만 계속되는 코로나19 탓에 축제를 취소했다.
 병풍도 주민들은 올해 맨드라미 꽃축제를 위해 꽃밭을 단장하고 관광객 편의시설도 만들었다. 하지만 계속되는 코로나19 탓에 축제를 취소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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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드라미 꽃밭은 신안군과 섬주민이 함께 가꿨다. 섬을 아름답게 가꿔보자는 신안군의 제안을 받아들인 주민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해 처음으로 꽃밭을 만들고, 올해는 2배 이상 늘려 이태째 꽃밭으로 가꿨다.

주민들은 당초 올해 9월 11일부터 20일까지 맨드라미 꽃축제를 열 계획이었다. 꽃을 이쁘게 가꾸고, 마을을 단장했다. 여행객 편의시설도 몇 가지를 갖췄다. 하지만 멈추지 않는 코로나19 탓에 결국 축제를 취소했다.
  
 병풍도의 건물 벽에 그려진 맨드라미 꽃과 잠자리. 올해 열 예정이었던 맨드라미꽃축제에 맞춰 단장했다.
 병풍도의 건물 벽에 그려진 맨드라미 꽃과 잠자리. 올해 열 예정이었던 맨드라미꽃축제에 맞춰 단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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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드라미 꽃동산에 핀 해바라기 뒤로 보이는 병풍도의 마을 전경. 맨드라미를 심기 전까지는 아주 평범한, 전형적인 섬 마을이었다.
 맨드라미 꽃동산에 핀 해바라기 뒤로 보이는 병풍도의 마을 전경. 맨드라미를 심기 전까지는 아주 평범한, 전형적인 섬 마을이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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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병풍도는 논밭에 농사를 짓고, 새우와 김 양식을 하는 평범하면서도 전형적인 섬이다. 특별한 관광자원이 없다. 젊은 사람들도 다 떠나고, 몇 해 전에는 초등학교까지 폐교됐다.  

병풍도 주민들에게 경각심을 심어 준 데가 이웃하고 있는 섬이다. 병풍도에 딸린 작은 섬, 기점·소악도가 전라남도의 '가고 싶은 섬'으로 선정됐다. 예수의 열두 제자 이름을 딴 작은 예배당이 들어섰다. 노두를 따라 이어지는 길이 '기적의 순례길'로 불리면서 관광객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본 병풍도 주민들이 의기투합했다. 작은 섬의 분발에, 큰섬 주민들이 자극을 받은 것이다. 황무지로 버려져 있던 야산에 꽃밭을 조성키로 했다. 수풀과 잡목을 제거하고, 크고 작은 돌을 골라내며 개간을 했다.

그 자리에 맨드라미를 심고 소박한 축제를 열었다. 작년이었다. 올해는 면적을 크게 늘렸다. 꽃밭에 예수를 따르는 열두 제자의 조각상까지 세웠다.
  
 신안 병풍도의 구릉에 심어진 형형색색의 맨드라미꽃. 재작년까지만 해도 황무지였던 구릉이 작년과 올해 맨드라미 꽃밭으로 변신했다.
 신안 병풍도의 구릉에 심어진 형형색색의 맨드라미꽃. 재작년까지만 해도 황무지였던 구릉이 작년과 올해 맨드라미 꽃밭으로 변신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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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풍도의 맨드라미 꽃밭. 수십 종의 맨드라미가 꽃을 피우면서 동산을 화려하게 수놓고 있다. 꽃의 모양도, 색깔도 각양각색이다.
 병풍도의 맨드라미 꽃밭. 수십 종의 맨드라미가 꽃을 피우면서 동산을 화려하게 수놓고 있다. 꽃의 모양도, 색깔도 각양각색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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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드라미는 옛날에 궁중음식의 재료로 쓰였다고 합니다. 한방에서는 약재로 활용됐고요. 최근에는 한방약재와 꽃차로 애용되고 있지 않습니까? 병풍도에서는 맨드라미소금을 만들어 시제품까지 생산했어요. 꽃이 피는 기간도 길어서 오랫동안 꽃을 볼 수는 것도 매력이고요."

병풍도와 맨드라미가 어우러지게 된 이유를 물은 데 대한 선현자 신안군농업기술센터 지도사의 대답이다.

주민들은 맨드라미를 이용한 차와 소금을 만들어 상품화를 추진하고 있다. 맨드라미는 면역력 향상과 지혈에 특효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썰물 때 맞춰 기점·소악도 구경 가볼까
  
 전라남도의 가고싶은 섬으로 선정된 신안 대기점도의 선착장에 들어선 베드로의 집. 예수의 열두 제자 이름을 딴 작은예배당이 12곳에 들어서 있다.
 전라남도의 가고싶은 섬으로 선정된 신안 대기점도의 선착장에 들어선 베드로의 집. 예수의 열두 제자 이름을 딴 작은예배당이 12곳에 들어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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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고싶은 섬 기점소악도에 들어선 작은 예배당은 바다와 갯벌, 노두, 산, 저수지 등 섬 곳곳에서 만난다.
 가고싶은 섬 기점소악도에 들어선 작은 예배당은 바다와 갯벌, 노두, 산, 저수지 등 섬 곳곳에서 만난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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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드라미 정원을 보고, 기점·소악도에 가봐도 좋다. 바닷물이 빠지는 썰물 때가 되면 병풍도와 기점·소악도가 노두로 이어진다. 기점·소악도에는 노두를 따라 12개의 작은 예배당을 돌아보는 섬길이 있다.

새하얀 벽과 파란색 둥근 지붕이 바다와 어우러지는 그리스풍의 집도 있다. 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양이와 염소 조형물을 세워 포토존으로 삼은 집도 있다. 적벽돌과 갯돌, 적삼목을 덧댄 유려한 지붕의 곡선과 물고기 모형이 독특한 프랑스풍의 집도 있다.

병풍도에 가려면 신안군 지도읍의 송도선착장에서 배를 타는 게 편하다. 배가 하루 다섯 번 병풍도를 오간다. 3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신안 압해도 송공항에서도 들어갈 수 있다. 여기서는 소악도와 대기점도를 거쳐 병풍도로 간다.

한낮의 햇볕이 뜨겁고, 이동거리도 꽤 돼 자동차를 갖고 들어가는 게 편하다. 기점·소악도까지 돌아보려면 물때도 참고해야 한다. 바닷물이 가득 밀려드는 밀물 때면 노두가 물에 잠겨 오갈 수 없다.
  
 섬과 섬을 잇는 노두를 배경으로 들어선 필립의집. 예수의 열두 제자 이름을 딴, 기점소악도의 작은예배당 가운데 하나다.
 섬과 섬을 잇는 노두를 배경으로 들어선 필립의집. 예수의 열두 제자 이름을 딴, 기점소악도의 작은예배당 가운데 하나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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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남일보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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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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