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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 모임에서 있던 일이다.
 독서 모임에서 있던 일이다.
ⓒ 심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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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모임을 함께하고 있는 친구의 이야기입니다. 공상과학 소설을 좋아하는 그녀는 다섯 형제 중 셋째로, 위로는 언니 오빠들에게 치이고, 밑으로는 동생에게 치였다고 합니다. 웬만해선 부모 눈에 들어오지 않아, 어느 순간부터 무조건 남들의 눈에 띄고자 하는 욕망이 생겼다고 해요.

'결혼하고 나면 좀 다르겠지?' 하며 시댁의 관심이라도 받길 원했지만, 시어머니의 1순위는 당연히 며느리가 아닌 하나뿐인 아들이었다고요. 시간이 갈수록 시어머니의 귀하디 귀한 아들에 비해 본인은 뭔가 늘 부족하기만 한 며느리 같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독서모임에 참여하며 생기를 찾아가던 어느 날, 그 친구가 이렇게 말해요.

"이제 그냥 평범해지려고 해요."

평범하다는 게 뭐 그리 나쁜 건가요. 당연히 그럴 수도 있죠. 하지만 그날의 말투와 표정을 본 저는 그 말에 동조해 줄 수가 없었어요. 그 친구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렇게 말했거든요.

"최근에 통 글을 써 본 적이 없다가 독서모임을 통해 글을 다시 써보니 오랜만에 카타르시스를 느꼈어요!"

그 친구도 저처럼 글쓰기에 대한 로망이 있었던 거죠. 다시금 통통 튀어 오르는 공처럼 생기를 찾던 그녀가 갑자기왜 다운된 목소리로 평범해지겠다는 걸까요? 평범해지겠다는 그 친구의 낯선 말에 저는 묻지 않을 수 없었어요.

"평범해지는 게 뭐예요?"

'평범하다'라는 기준에 약간 혼란이 있는 것 같아 보여요. 하고 싶은 것은 사람마다 다 다르잖아요. 많은 사람들이 안 한다고 해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안 하는 게 평범한 것은 아니지 않을까요?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해 봐야죠. 평범한 게 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분명 제 말에 기분이 나쁠 수도 있었겠죠? 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꼭 말해 주고 싶었거든요. 제가 제 꿈을 알아차렸던 순간처럼 그 친구도 알아차리길 바랐어요.

다행히 잠깐 동안 생각에 잠겼던 그녀가 입을 열었어요.

"사실 제가 하려다 중단한 게 있었는데요, 다시 해 봐야겠어요!" 

하려다가 중단하게 무엇인지 정확하지는 않아요. 그게 무엇인지 너무나 궁금하지만 그 친구가 직접 말하고 싶을 때까지 기다리려고 해요. 마음속으로 응원하면서 말이죠. 평범함은 도피처도 우리의 보호색도 아니니까요!

남들보다 튀지 않게, 평범하게 주변의 색을 받아들이면 많은 경우 보호받는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나를 보호하기 위해 주변의 색깔에만 맞춰 살다가는 나도 모르는 사이 내가 사라질 수도 있는 일이에요. 

적절함을 유지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조금 더 현명하고, 조금 더 행복한 내가 될 수 있도록 우린 '평범하다'는 보호색 대신 나다운 색깔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

덧붙이는 글 | 해당 글은 브런치에도 게시된 글입니다. @angelasim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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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살 터울의 두 아이를 키우고, 책을 통해 나를 키우는 센티멘탈 안젤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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