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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6월 16일 오후 우체국이 직원 3만 명과 차량 3200대를 동원해 전국에서 수거한 대진침대 매트리스가 충남 당진항 야적장으로 옮겨져 관계자들이 방진 마스크를 쓰고 작업하고 있다.
 2018년 6월 16일 오후 우체국이 직원 3만 명과 차량 3200대를 동원해 전국에서 수거한 대진침대 매트리스가 충남 당진항 야적장으로 옮겨져 관계자들이 방진 마스크를 쓰고 작업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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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진침대를 2007년부터 11년 사용했다. 지난 2015년 건강검진에서 자궁경부암 진단을 받고 첫 번째 수술을 받았다. 그리고 3년 후인 지난 2018년 다시 유방암 진단을 받아 두 번째 수술했다"

"지난 2007년 결혼하면서 대진 매트리스를 구입해 사용했다. 하지만 자연임신과 정기적인 검사에서 모두 정상이었는데, 아기가 생후 15개월에 소아암 진단을 받고 1년 동안 수술과 항암치료를 받았다."


14일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라돈침대 건강피해 대책 토론회'에서 나온 피해자들의 증언이다.

라돈 침대 사용자들의 암 유병율(병을 가진 사람의 비율)이 일반인보다 2배 이상 높다는 연구 조사결과가 나왔다. 특히 폐암의 경우는 일반인들보다 남성은 5.9배, 여성은 3.5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라돈(Rn)은 세계보건기구(WT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로 무색, 무미, 무취의 자연 방사성 기체이다. 토양이나 암석 등에 존재하는 자연 방사성 물질인 우라늄과 토륨의 방사성 붕괴에 의해 만들어진다. 지난 2018년 5월 대진 침대가 판매한 침대에서 라돈을 내뿜는 모자나이트를 사용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인체 유해성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정부는 지난 4월 말 기준, 라돈이 검출된 침대 10만 6661개를 수거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방예원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연구원은 지난 2018년 '라돈 침대' 사태 이후 형사 고소를 진행 중인 피해자 5천 명 중 암 진단을 받은 180명의 의료정보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라돈 침대 사용자가 일반인들보다 암 유병률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라돈 침대 사용자가 일반인들보다 암 유병률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자료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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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암 유병율(2017년 기준)은 전체 인구의 1.6%(약 80만 명)이지만 라돈 침대 사용자의 암 유병율은 3.6%로 2배 이상 높았다. 유형별로는 갑상샘암이 74명, 전체 41.1%로 가장 많았으며, 뒤이어 유방암 35명(19.4%), 폐암 25명(13.8%), 백혈병 11명(6.1%), 위암 9건(5%), 기타 26명(14.4%) 등의 순이다.

연령대로 살펴보면, 라돈 침대 사용자 중 40대의 암 유병율이 전체 32%로 가장 높았다. 40대 일반 인구의 유병율(2017년 기준)은 전체 14.33%이다. 라돈 침대 사용자 중 30대의 암 유병율은 전체 30%로 일반 인구(5.57%)보다 3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암 종류로는 폐암 유병율이 일반인보다 눈에 띄게 높았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라돈 침대 사용자 중 남성의 경우는 일반인들보다 유병율이 5.9배, 여성은 3.5배 높았다. 라돈 침대를 5년 이상 사용한 피해자들의 발병률도 5년 미만의 사용자들보다 남자는 약 3배가량, 여성은 약 2배가량 많았다.
  
유방암의 유병율도 높았다. 유방암은 라돈 침대 사용자가 일반인보다 1.2배 높았으며, 5년 이상 사용자가 5년 미만 사용자보다 0.4배 많았다. 갑상샘암은 일반인의 유병율과 비슷한 0.9~1.1배로 나타났으며, 5년 이상 사용자보다 5년 미만 사용자가 0.16~0.6배 높았다. 백혈병은 일반인보다 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비교군이 적어 유의미한 숫자는 아니었다.

조사결과에 힘을 보내는 자료도 나왔다. 이날 '라돈 침대 사용자 건강 상담 대응'이란 주제로 발제에 나선 진영우 전 한국원자력의학원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장은 "ICRP(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의 라돈 신체 장기선량 계산에 따르면 라돈 100Bq·㎥에 대한 폐의 등가선량(인체의 단일 장기나 조직에 방사선을 받을 때 사용)은 65.96mSv/y으로 다른 장기들에 비해 월등히 높다"라며 "거의 모든 연구에서 라돈에 노출될 경우 폐암의 위험성이 증가한다. 특히 흡연자의 경우 기저 폐암 위험도가 최대 25배 높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라돈 침대 사용자에 대한 건강 피해가 구체적인 연구결과로 확인되면서 이날 전문가들은 정부와 원자력안전위원회(아래 원안위)를 향해 한목소리로 쓴소리를 냈다. 

먼저, 백도명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는 원안위가 라돈 침대의 안전성을 문제로 이를 수거하고도 사용자에 대한 건강 피해는 외면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백도명 교수는 "(지난 2018년 원안위가) 피폭선량을 측정한 제품 중 최대 13.74mSv/y로 나타났으며, 이를 10년 동안 사용했다면 (방사선작업종사자 선량한도인 5년간) 100mSv를 초과한다"라며 "원안위는 라돈에 의한 건강영향의 범위를 매우 좁게 보수적으로 판단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원안위는 인체 유해성을 이유로 라돈 제품만 수거했을 뿐, 피해자에 대한 역학조사는 지금까지도 나서지 않고 있다"라며 "사용자에 대한 건강 피해조사는 물론 문제해결을 위한 책임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오길영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 운영위원장도 "이 사건은 생활방사선에 대한 행정의 해태와 공백이 빚어낸 사회적 참사"라며 "막연한 범정부 대응이 아니라 사후대처와 구체에 제대로 임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작업이 시작되어야 한다"라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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