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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0시를 기해 영구 가동 정지에 들어간 부산 기장군 고리1호기.
 태풍으로 고리원전이 멈춰섰다. 강풍과 파도로 인한 염분 유입으로 가동이 중단된 원전은 사진의 고리1호기 뒤 3,4호기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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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께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고개를 숙였다. 9호 '마이삭', 10호 '하이선' 등 태풍으로 원자력발전소 6기가 일제히 가동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다. 자연재해로 인한 대규모 원전 정지사태는 지난 2003년 매미 이후 17년 만의 일이다.

갑작스러운 원전 셧다운에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8일 오후 늦게 운영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이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사과했다. '하이선'이 물러간 지 이틀, '마이삭' 이후 엿새만 만의 조처다.

엿새만의 사과로 시민 불안감 해소될까

부산과 울산의 고리 3·4호기, 신고리 1·2호기는 이 지역을 관통한 '마이삭'으로 인해 가동이 중단됐다. 3일 자정 0시 46분 신고리 1호기를 시작으로, 오전 1시 12분 신고리 2호기, 오전 2시 53분 고리3호기, 오전 3시 2분 고리 4호기가 차례로 멈춰섰다. 나흘 뒤엔 한반도 동쪽에 상륙한 '하이선'으로 경주 월성 2·3호기의 터빈이 정지됐다. 7일 오전 8시 38분 2호기, 오전 9시 18분 3호기가 잇따라 셧다운 됐다.

그러자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부산 해운대구·금정구, 울산 중구·남구 등 전국 원전 인근 16개 지자체로 꾸려진 전국원전동맹은 재발방지 대책 강구를 요구했다. 환경운동연합 등은 "핵발전소가 예측가능한 안정적 에너지공급원이 될 수 없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사고"라며 현재 상황을 비판했다.

한수원은 "원전 운영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며 이날 언론에 사과 입장을 내면서도 '안전에는 문제없다'는 태도를 견지했다. 한수원은 "설비이상시 발전소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설계대로 발전정지가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사고 원인은 태풍에 의한 파도·강풍 등의 영향으로, 다량의 염분이 발전소 부지 내 전력 설비에 유입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로 인한 고장 이후 발전설비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가 동작해 발전이 정지된 것으로 파악했다.

이에 따라 한수원은 고장·전력 설비의 염분을 제거하고 설비 시험을 통해 작동 건전성을 확인하고 있다. 재가동은 규제기관의 공식적 조사 결과가 나와야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여러 우려에는 "장기적으로 모든 발전소 전력설비 진단을 통해 염분 유입에 취약한 설비를 개선하는 등의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시민단체는 한수원의 해명과 대책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부산지역 70개 단체로 이루어진 탈핵부산시민연대는 9일 한수원에 철저한 조사와 정보공개를 촉구한다. 탈핵부산연대는 "기후위기로 핵발전소 위험이 더 가중되고 있다"며 "안전을 지키는 유일한 답은 탈핵"이라고 강조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역시 사고 원전의 가동을 당장 허용하지 않을 전망이다. 원안위는 원인조사가 끝난 뒤 사고 재발을 막을 대책까지 나오면 재가동을 승인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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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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