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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미 정의당 의원이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이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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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에 이어 또다시 정의당이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법안소위원회에서 빠졌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비교섭단체, 노동자를 대변하는 정치를 하는 사람을 노동법안소위에서 배제한 것을 어느 국민이 이해하겠느냐"며 강하게 항의했다.

7일 국회 환노위 전체회의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두 교섭단체 간사 간 합의한 대로 노동법안소위, 환경법안소위, 예결산소위, 청원심사소위 구성안을 처리하려고 했다. 그때 강은미 의원이 손을 들었다. 해고노동자 출신인 그는 양당이 자신을 노동법안소위에서 배제한 것에 "심각한 우려와 이의를 제기하고자 한다"면서 발언을 시작했다.

"그동안 정의당은 의회 안에서 목소리 없는 사람들의 권리를 대변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21대 국회에서 저는 코로나, 기후재난 시기에 수많은 불안정 저임금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시민들의 삶을 지키고자 하는 소임으로 환경노동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개원과 함께 저는 존경하는 송옥주 위원장님과 안호영, 임이자 여야 간사님, 그리고 동료 의원분들께 노동법안 소위 참여 의사를 수차례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나 저는 결과적으로 노동법안 소위에 배제되었습니다. 최소한 정의당에 자신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달라는 국민의 지지에 보답하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그간 저는 양당 교섭단체 중심의 의회 운영에 대해서도 여러 차례 문제 제기한 바가 있습니다. 민주주의는 소수를 배제하는 것이 아닌, 소수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리를 마련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04년 진보정당이 처음으로 원내에 입성한 후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도 진보정당을 노동법안 소위에서 배제한 경우는 없었습니다. 20대 국회 하반기에 우리 이정미 의원이 배제됐고 이번에 똑같은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처음부터 정의당을 노동법안 소위에 배제하려고 했던 건 아니었는지 심히 의심스럽습니다. 

코로나19 위기 장기화와 불안정 노동의 증가 등 달라진 노동 환경에서 우리에게 당면한 문제는 불평등 해소입니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노동 존중 사회 실현에는 정의당의 역할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1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송옥주 위원장님, 임이자, 안호영 간사님. 그리고 함께하는 동료 위원님들. 국회의원의 가장 치열한 일터인 상임위원회이고, 국회의원의 가장 중요한 권한이 입법  권한입니다. 그런 면에서 다양한 의견이 충분히 이야기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재고해줄 것을 부탁드립니다."


'통 큰 결단' 요구에... 강은미 "그건 민주당·국민의힘이"

정의당은 20대 국회 하반기 원 구성 때도 환노위 노동법안소위에 들어가지 못했다. 2018년 8월 환노위는 여야 합의로 노동법안소위 인원을 10명에서 8명으로 줄였고, 해당 소위를 교섭단체인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만으로 구성했다. 노동관련 법안의 1차 심사대인 노동법안소위에서 이정미 당시 정의당 의원이 배제되자 이용득 민주당 의원과 이상돈 바른미래당 의원 등 다른 환노위 위원들도 비판했다(관련 기사: 민주당의 묵인? 환노위 노동소위에서 결국 이정미 뺐다). 

하지만 7일 환노위 분위기는 달랐다. 송옥주 위원장은 "오랜 시간 교섭단체간 논의가 있었다"며 "어렵게 합의된 만큼 양해해주시면 강은미 의원 발언을 소수의견으로 속기록에 남기고 의결하겠다"고 말했다. 임종성 의원도 "전반기, 후반기 해서 1년씩 (소위 구성을) 교체하기로 했으니 충분히 정의당의 목소리도 담을 수 있다"며 "강은미 의원이 통 크게 양해해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강은미 의원은 "오히려 통 크게 결단을 해야 될 곳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이라고 재반박했다. 그는 "이 상임위에 단 한 명 있는 비교섭단체, 노동자를 대변하겠다고 정치하는 사람을 노동법안소위에서 배제하고, 그에게 통 큰 결단을 하라는 것을 어느 국민이 이해하겠냐"고 했다. 이어 "소위 전체 참여 인원은 28명인데 저는 소위 한 군데만 들어가 있다"며 "이렇게 해놓고 이해하라면, 의회 안에 민주주의가 있는 건지 참 의심스럽다"고 했다. 

두 차례에 걸친 강 의원의 의사진행발언이 끝나자 송옥주 위원장은 "다음에 추진할 때는 그런 의견을 반영해 추진하도록 하겠다"며 거듭 양해를 구했다. 곧이어 그는 "(소위 구성안이) 가결되었음을 선포한다"며 의사봉을 두드렸다. 노동법안소위원장을 맡은 민주당 간사, 안호영 의원은 "강은미 의원님께 죄송하단 말씀 드리면서 양해 부탁드린다"며 "소위 운영과정에서 정의당의 목소리, 강은미 의원의 여러 가지 얘기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태그:#강은미, #환노위, #노동법안소위, #이정미, #정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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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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