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종 수원의 미드필더 한석종이 상주전에서 아쉽게 패배한 뒤 그라운드에 주저앉았다.

▲ 한석종 수원의 미드필더 한석종이 상주전에서 아쉽게 패배한 뒤 그라운드에 주저앉았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결국 축구는 득점과 결과가 중요하다. 이 경기에서 승점을 획득했다면 잔류 가능성을 높일 수 있었는데 패배함으로 다시 진흙탕 싸움이 시작됐다. 수원 삼성이야기다. 
 
수원은 4일 저녁 7시 상주 시민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19라운드 상주 원정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이로써 수원은 4승 5무 10패(승점 17)로 11위에 머물렀다. 최하위 인천(승점 11)과의 격차를 벌리는 데 실패했다. 상주는 10승 4무 5패(승점 34)로 3위 자리를 고수했다.
 
'골대 두 번' 수원, 우세한 흐름이었지만
 
상주는 4-1-4-1을 가동했다. 이창근이 골문을 지켰고, 포백은 이상기-박병현-권경원-심상민으로 구성됐다. 박용우가 수비형 미드필더, 정재희-김민혁-이동수-김보섭이 2선을, 문선민이 최전방으로 출격했다.
 
수원은 3-5-2로 응수했다. 골키퍼 장갑을 양형모가 낀 가운데 스리백은 조성진-민상기-양상민으로 짜여졌다. 중원은 장호익-안토니스-최성근-한석종-김민우, 투톱은 김태환-김건희였다.
 
전반전 경기력은 수원이 앞서는 흐름이었다. 전방부터 압박을 가하며 상주의 후방 빌드업을 제어했고, 일사분란한 수비 라인 컨트롤로 공수 간격을 좁히는 등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패스의 순환도 매우 매끄러웠으며, 선수 전원의 몸놀림이 가벼웠다.
 
김건희-김태환 투톱과 중앙 미드필더 한석종의 시너지가 기대 이상이었다. 특히 불과 몇 주전까지 상주 소속이었던 한석종은 군 제대 후 수원 유니폼을 입고 치른 두 번째 경기에서 빼어난 퍼포먼스로 상주를 위협했다.
 
전반 8분 김건희의 슈팅이 이창근 골키퍼 선방에 막혔고, 전반 15분 한석종의 패스를 받은 김태환이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에 맞고 튕겨나왔다. 상주는 문선민의 민첩한 돌파로 반격에 나섰지만 크게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상주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우주성을 첫 번째 교체 카드로 선택했다. 수원의 골대 불운은 후반에도 이어졌다. 후반 14분 안토니스의 크로스를 김건희가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한 공이 크로스바를 맞았다.
 
수원도 후반 19분 들어 김태환 대신 크르피치로 대체하며 최전방 공격진을 개편했지만 정작 선제골은 상주의 몫이었다. 이상기가 후반 22분 골문 혼전 상황에서 양형모 골키퍼 손에 맞고 흘러 나온 공을 오른발로 밀어넣었다.
 
수원의 주승진 감독 대행은 실점하자마자 후반 23분 김건희 대신 염기훈을 교체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염기훈은 정확도 높은 패스와 킥력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하지만 마지막 한 방이 부족했다. 후반 29분 염기훈의 패스를 받은 김민우가 회심의 왼발슛을 날렸지만 골문을 벗어났다. 후반 33분 크르피치의 왼발슛도 수비수 몸에 맞고 골문 바깥으로 향했다.
 
삼성은 후반 35분 중앙 미드필더 최성근 대신 스트라이커 한의권을 투입하며 총력전에 나섰지만 무용지물이었다.
 
공격수 부재
 
사실 수원의 득점력 빈곤과 골 결정력 부족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올 시즌 리그 19경기를 치르는 동안 겨우 17득점을 올리며 한 경기 평균 1골이 넘지 않는다. 공격에서 심각한 문제점을 노출한 수원의 성적 부진은 예견된 수준이었다. 

특히 수원은 1983년생으로 30대 중후반에 접어든 노장 염기훈에 대한 의존도가 대단히 높은 팀이다. 염기훈은 전성기에 비해 스피드와 순발력은 줄었지만 정교한 킥 감각으로 공격의 활로를 여는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문제는 염기훈 혼자의 힘으로 이러한 난국을 타계하기엔 무리가 따른다는 점이다. 수원은 올 시즌 내내 최전방에서 방점을 찍어줄 공격수 부재에 시달렸다. 지난 시즌 득점왕에 오른 타가트가 올해 5골에 그치면서 아쉬움을 남겼고, 기대를 모은 외국인 영입생 크르피치(2골)도 부진을 거듭하며 주전 경쟁에서 밀려난지 오래다.
 
결국 수원은 11위까지 추락하며 최하위를 맴도는 인천과 강등 싸움을 벌이는 처지로 전락했다. 지난달 22일 인천과의 17라운드에서도 0-1로 패하며 명가의 자존심에 크나큰 상처를 입었다.
 
그나마 분위기를 반전시킨 것은 지난달 30일 열린 18라운드 부산전이다. 이 경기서 수원은 모처럼 골 잔치를 벌이며 3-1 역전승을 거두고, 인천과의 승점차를 다시 6점으로 벌리는데 성공했다.
 
이러한 기세를 몰아 상주전마저 승리할 경우 인천의 추격을 완전히 뿌리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주승진 감독대행은 이번 상주전에서 김건희-김태환 투톱을 내세웠다. 전방에서 힘껏 분전했지만 두 차례 골대를 맞추면서 정작 소득은 없었다.
 
수원은 상주보다 슈팅수에서 10-9, 볼 점유율 51%-49%로 근소하게 우세한 흐름을 가져갔다. 3위 상주를 맞아 굉장히 선전을 펼친 것은 분명하다. 두 팀의 차이가 갈린 것은 골이었다. 상주는 오른쪽 풀백 이상기가 해결사로 나선 반면 수원은 방점을 찍어줄 구세주가 없었다.

한 경기를 덜 치른 인천과의 승점차가 6점에 불과하다. 만약 인천이 오는 일요일 강원전에서 승리할 경우 3점차로 추격하게 된다.
 
올 시즌 수원의 원정 득점력 빈곤은 매우 처참하다. 원정에서 열린 리그 9경기 동안 5득점에 그쳤다. 홈 9경기 12득점과 비교하면 현저하게 떨어진다.
 
사실 지난 18라운드 부산전도 최전방 공격수 자원이 아닌 염기훈, 김민우의 득점으로 일궈낸 승리였다. 그나마 부산전부터 이번 상주전까지 경기력이 올라오고 있는 것은 희망적인 요소다. 향후 김건희, 김태환, 한의권, 타가트, 크르피치 등 전문 스트라이커 자원들의 골 결정력을 끌어올리는게 수원의 과제가 될 전망이다.
 
하나원큐 K리그1 2020 19라운드 (2020년 9월 4일, 상주시민운동장)
상주 상무 1 – 이상기 67'
수원 삼성 0
 
선수명단
상주 4-1-4-1/ 이창근/ 이상기(90'안태현), 박병현, 권경원, 심상민/ 박용우/ 정재희(76'박세진), 김민혁, 이동수, 김보섭(45'우주성)/ 문선민
 
수원 3-5-2/ 양형모/ 조성진, 민상기, 양상민/ 장호익, 안토니스, 최성근(80'한의권), 한석종, 김민우/ 김태환(64'크르피치), 김건희(68'염기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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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상주 염기훈 타가트 김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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