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구스타보 구스타보가 전북의 약점이었던 최전방 공격수 부재를 말끔히 해소했다.

▲ 전북 구스타보 구스타보가 전북의 약점이었던 최전방 공격수 부재를 말끔히 해소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1 3연패에 빛나는 전북이 올 시즌 위기를 맞고 있다. 항상 사정권에 있던 라이벌 울산이 저 멀리 달아나면서 전북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18라운드까지 소화한 현재 전북은 18승 2무 3패(승점 41)로 선두 울산(14승 3무 1패 승점 45)에 4점차로 뒤지며 우승 전선에 먹구름이 꼈다.

전북, 외국인 듀오 영입으로 전환점
 
두 팀이 라이벌 관계를 형성한 것은 지난 시즌이었다. 최종라운드까지 우승팀이 가려지지 않을만큼 박빙이었다. 사실 울산은 거의 다 잡은 우승을 놓친 것과 다름없었다. 승점 3점차로 앞선 상황에서 포항에 1-4로 대패한 반면 전북은 강원에 승리를 거뒀다. 승점은 같았지만 다득점으로 인해 전북이 우승을 차지하는 역전 드라마가 쓰였다.

2005년 이후 14년 만에 우승을 노린 울산에게는 큰 아픔이었다. 절치부심한 울산은 지난 겨울 조현우, 김기희, 정승현, 윤빛가람, 고명진, 원두재, 이청용 등 빅네임을 대거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했다. 전북은 벨트비크, 무릴로, 김보경, 쿠니모토, 조규성을 스쿼드에 추가시켰지만 몇몇 포지션에 약점을 남겨둔 채 시즌을 맞았다.

기대를 모은 외국인 선수 벨트비크, 무릴로가 부진을 거듭했고, 조규성 역시 리그 1골에 그치는 등 전방 공격수 부재에 시달렸다. 이뿐만 아니라 측면 크렉에 대한 약점을 노출하면서 한교원에게 과부하가 걸렸다. 
 
전북은 매 라운드 미흡한 경기 내용에도 불구하고, 꾸역꾸역 승점 3을 챙기는 실리 축구를 통해 울산과 선두 경쟁을 벌였다.
 
물론 올 여름에도 선수 보강에 소홀히 하지 않았다. 최전방 공격수 구스타보, 왼쪽 윙어 바로우를 영입하며 전력 향상을 꾀했다. 외국인 듀오 '구바로우(구스타보+바로우)'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지난 7월 26일 13라운드 서울전에서 나란히 데뷔전을 치른 구스타보와 바로우의 존재감은 단연 남달랐다. 

뛰어난 피지컬, 타점 높은 제공권, 위치 선정, 골 결정력을 두루 갖춘 구스타보는 리그와 FA컵 도합 6골을 터뜨리며 전북의 최전방을 책임지고 있다. 바로우 역시 빠른 스피드, 일대일 돌파, 유연한 몸놀림과 정확한 크로스로 측면의 지배자로 떠올랐다. 전북은 리그 5연승을 내달리며 역전 우승 희망에 부풀기 시작했다.

 
전북 김진수 최근 왼쪽 풀백 김진수가 사우디아라비아로 이적함에 따라 전북은 큰 전력 누수를 떠안게 됐다.

▲ 전북 김진수 최근 왼쪽 풀백 김진수가 사우디아라비아로 이적함에 따라 전북은 큰 전력 누수를 떠안게 됐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강원전서 드러난 전북의 약점

한 가지 변수가 작용한 것은 김진수의 이탈이었다. 한국 A대표팀과 전북에서 부동의 왼쪽 풀백으로 활약한 김진수가 사우디아라비아 알 나스르로 이적함에 따라 전북은 큰 전력누수를 떠안게 됐다.

지난달 30일 열린 18라운드 강원전은 전북의 문제점이 속출한 경기였다. 앞서 올 시즌 내내 홈 무패 행진을 내달리던 전북은 이날 전주성에서 첫 패배를 당했다.

6경기 연속 무승의 부진을 거듭하던 강원을 맞아 전북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된 경기였다. 하지만 구스타보, 바로우가 부진하면서 전체적인 팀 공격의 날카로움이 급감했다. 5백을 구축하며 측면을 철저하게 대비한 강원의 수비를 뚫지 못한 것이다.

최근 구스타보, 바로우의 개인 능력에만 의존했던 전북으로선 새로운 대안을 내놓지 못한 채 단조로운 공격만을 반복했다. 오히려 강원의 빠른 역습에 흔들리며 2골을 내주고 무너졌다.
 
그리고 김진수의 공백도 예상보다 매우 컸다. 왼쪽 풀백으로 선발 출장한 이주용은 공격 상황에서 제법 좋은 장면을 만들었지만 수비시 몇 차례 실수도 나올만큼 기복이 있었다.  
 
특히 전북은 올 시즌 김진수가 결장한 2경기에서 한 차례도 승리하지 못했다. 심지어 모두 멀티골을 내줬다. 경고 누적으로 김진수가 빠진 11라운드 성남전에서 2-2로 비긴데 이어 김진수 이적 후 첫 경기였던 18라운드 강원을 상대로 1-2로 패했다.

4연전 앞둔 전북, 최대 고비처 될 21라운드 울산전  
 
전북은 지난 6월 울산과의 9라운드에서 2-0으로 승리할 당시 4점차로 앞서며 독주 체제를 구축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18라운드 현재 4점차로 울산에 뒤지는 상황으로 전락했다. 이는 전북이 자초한 일이다.
 
무엇보다 울산의 기세가 좀처럼 꺾일 줄을 모른다. 최근 리그 9경기에서 8승 1무다. FA컵 두 차례의 승리를 더하면 공식 대회 11경기 무패(10승 1무)로 절정의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공수에 걸쳐 흠잡을 데가 없을 만큼 울산의 조직력은 매우 안정적이면서도 강하다. 또, 선수층이 매우 두터워 가용할 옵션이 풍부한 것도 울산이 선두를 질주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시즌이 축소되면서 올해는 27라운드까지 열린다. 모든 팀들이 시즌 종료까지 겨우 9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다급한 쪽은 당연히 추격하는 전북이다. 한 경기라도 더 삐끗하면 울산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승점이 같을 경우 다득점으로 순위를 결정하는데 전북은 울산에 10골이 뒤진다.
 
상·하위 스플릿으로 나눠지는 22라운드까지 전북은 9월 한 달 동안 상주-광주-울산-부산과의 4연전에서 최대한 많은 승점을 벌어야 한다. 이 가운데 울산과의 21라운드는 우승의 향방을 가리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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