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조선일보 8월 20일자에 실린 양상훈 주필 칼럼 <‘친일파 장사’ 아직도 재미 좀 보십니까>
 조선일보 8월 20일자에 실린 양상훈 주필 칼럼 <‘친일파 장사’ 아직도 재미 좀 보십니까>
ⓒ 조선일보

관련사진보기

 
"조선일보가 지금처럼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야말로 친일 청산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라고 한 지적은 명백하게 옳다."

1970년대 박정희 유신정권에 맞서 언론자유투쟁을 이끌었던 <조선일보> 해직 기자들이 "한국처럼 '친일 청산'이 확실하게 이뤄진 나라도 없다"는 이 신문 주필 주장이 "망언 중에서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망언"이라고 비판했다.

조선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위원장 성한표, 아래 조선투위)는 3일 '이제야말로 친일언론 조선일보를 청산할 때다'라는 성명을 통해, 지난 8월 20일자 <조선일보>에 실린 양상훈 주필 칼럼 <'친일파 장사' 아직도 재미 좀 보십니까> 내용을 조목조목 따졌다. (성명서 전문 첨부) 

"우리나라에 '친일파'가 없다고? 어이없는 궤변"

이들은 "조금도 이루지 못한 친일 청산을 '확실하게 이루어졌다'고 주장하는 것이야말로 '친일' 행위가 아니고 무엇인가?"라면서 "'친일파가 한 사람도 없다'고 한 한국에 진짜 친일파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번 칼럼이 "조선일보의 정체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드러낸 것"이라면서 "너무 늦었지만 이제라도 친일 청산에 나서 이 신문이 더 이상 이런 궤변과 망언을 하지 못하도록 침묵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선투위는 지난 1974년 10월 24일 박정희 유신체제의 언론 통제에 맞서, <동아일보> 기자들과 더불어 '자유언론실천투쟁'을 벌이다 해고됐던 <조선일보> 기자들로 구성돼 있다. 36년이 흐른 지금 30여 명 회원들 가운데 13명이 사망하고 15명 안팎만 남아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성한표 조선투위 위원장은 이날 <오마이뉴스>에 "우리나라에서 친일파를 한 명도 본 적이 없다는 글을 주필이 썼다는 건 곧 조선일보의 의견이라는 점에서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면서 "올해 조선 창간 100년을 맞아 언론시민단체들과 함께 '조선‧동아 거짓과 배신의 100년 청산 시민행동'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조선에서 이런 식으로 나온다는 건 '친일'이면 어떠냐는 식의 (적반하장식) 태도"라고 지적했다

조선투위는 이날 성명에서도 "일제 강점기에 일제에 협력하여 용서받기 어려운 민족 반역죄를 짓고도 이제까지 한 마디 사과조차 하지 않은 신문이 어떻게 감히 이런 글을 실을 수 있는지 그 후안무치에 기가 막혀한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우선, 양 주필이 '친일파'를 "일본 정권의 대한 정책을 지지하는 사람", "한·일 과거사 해석을 달리하는 소수 학자", "아베 같은 사람에게 찬성하는 한국민" 정도로 규정하고 "우리나라에서 '친일파'를 한 명도 보지 못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어이없는 궤변"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 국민들이 쓰는 '친일'이란 조국을 배반하고 일제에 협력하여 나라를 파탄으로 몰아넣은 민족반역행위를 말하며, 친일파란 그 가담자를 가리킨다. 그런 반역죄를 짓고도 참회하지 않고 사죄하지 않은 자들을 가리킨다"면서, "친일신문으로 태어난 후 100년이 지나도록 한 번도 그 죄과를 반성하지 않은 조선일보와 같은 신문이 바로 거기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경제 보복' 당시 일본판 제목 거론, "일본 혐한세력에게 부화뇌동하는 게 '친일'"

또 양 주필이 "운동권 눈에는 친일파가 많이 보이는 모양"이라면서 "이들이 지목하는 친일파는 대부분 오래전에 죽은 사람들"이라는 주장에도, 이들은 지난해 7월 대법원 강제징용에 대한 일본의 경제 보복 당시 일본어판 조선일보에 실렸던 <한국은 무슨 낯짝으로 일본의 투자를 기대하나> 제목의 기사를 상기시켰다.
 
80해직언론인협의회,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민족문제연구소, 민주언론시민연합,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진보연대 등 언론·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 2019년 7월 16일 오전 서울 중구 조선일보사 인근 코리아나호텔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일본 경제 보복조치와 관련한 조선일보의 보도에 대해 “문재인 정부를 비난하고 싶은 마음에 일본의 폭거마저 감싸고 나섰다”라며 “친일언론, 왜곡편파언론, 적폐언론 조선일보는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규탄하고 있다.
▲ “일본 억지 옹호하는 조선일보 규탄한다” 80해직언론인협의회,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민족문제연구소, 민주언론시민연합,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진보연대 등 언론·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 2019년 7월 16일 오전 서울 중구 조선일보사 인근 코리아나호텔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일본 경제 보복조치와 관련한 조선일보의 보도에 대해 “문재인 정부를 비난하고 싶은 마음에 일본의 폭거마저 감싸고 나섰다”라며 “친일언론, 왜곡편파언론, 적폐언론 조선일보는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규탄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이들은 "부끄럽고 불행했던 우리의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 그 역사를 청산하려고 하기는커녕 그 과거를 합리화하거나 망각 속에 묻어버리려는 사람들을 우리는 또한 '친일파'라고 부른다"면서 "일본 혐한세력에게 한국을 공격할 좋은 재료를 제공하면서 부화뇌동한 이런 행위를 '친일'이라고 부르지 않으면 뭐라고 불러야 하나?"라고 밝혔다.

양 주필이 "한국처럼 '친일청산'이 확실하게 이뤄진 나라도 없을 것"이고 "친일파가 씨가 마른 나라"라며 독일, 일본 사례와 비교하면서 정작 나치 부역자 청산에 가장 모범적이었던 프랑스 사례를 제외시킨 의도가 무엇인지도 따졌다.

"<조선>이 존재하는 게 친일 청산이 안됐다는 증거"

한 발 더 나아가 이들은 "우리나라가 (프랑스처럼) 상식적인 수준에서라도 친일반역언론을 처벌했다면 단 한 번도 과거의 죄과를 반성하지 않은 조선일보는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조선일보가 지금처럼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야말로 친일 청산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라고 한 지적은 그런 점에서 명백하게 옳다"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프랑스의 나치협력자 청산>(주일섭 저)을 인용해 프랑스 드골 정부가 나치 부역 언론사와 언론인 청산에 나서, 1948년 말 115개 언론사가 유죄 선고를 받고 폐쇄됐고 이 가운데 64개 사는 전 재산을 몰수당해 복간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일본 천황(일왕)과 일제 식민지주의를 찬양하면서 우리 젊은이들을 침략전쟁으로 내모는 데 앞장섰던 이 신문은 해방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 번도 사죄한 적이 없었다"면서 "조국을 배신한 죄로 문을 닫은 언론사도, 처벌받은 언론인도, 자진해서 국민 앞에 사죄하고 스스로 펜을 꺾은 언론인도 우리는 볼 수 없었다"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들은 "박정희 유신독재 때는 유신체제를 지지하고, 5.18민주항쟁을 '난동'이라 하고 광주시민들을 '폭도'라고 부르며, 신문사의 사주가 전두환의 국보위에 들어가 그 독재정권에 참여하고도 조선일보는 한 번도 사죄한 적이 없었다"면서 "야당의 대표마저 광주를 찾아가 무릎을 꿇고 사죄를 하는데도 이 신문은 거듭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태그:#조선일보, #조선투위, #양상훈, #친일청산, #친일파
댓글9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5,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