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018년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출정식 장면
 2018년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출정식 장면
ⓒ 은평시민신문

관련사진보기


2018년 5월 31일. 연신내 물빛공원에서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은평캠프 출정식이 열렸다. 후보로 나선 이들은 파란색 선거운동복을 맞춰 입고 "파란을 일으키겠다, 적폐를 청산하겠다"는 구호를 내세우며 필승을 다짐했다. 

당시 출정식에서 마이크를 잡은 박주민 의원은 "1-가 후보뿐만 아니라 1-나 후보까지 모두 당선시켜 달라"고 호소했다. 선거 결과는 민주당 압승이었다. 8개 선거구에서 15명의 후보를 내고 이 중 14명을 당선시켰다. 비례대표 1인까지 포함해 총 15명을 은평구의회에 입성시켰다. 

지방선거 이후 2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예정대로라면 은평구의회는 후반기 의장단을 구성하고 행정의 업무보고를 받고 추경을 편성하며 바쁜 시간을 보내는 게 맞다.

하지만 은평구의회는 의장과 부의장 그리고 행복위원장을 선출한 이후 감감무소식이다. 재건위원장과 운영위원장 선출까지 마쳐야 후반기 의정활동을 할 수 있는 채비를 갖추는 것이지만 7월 초 의장 선출 이후 두 달이 다 되어가도록 조용하다. 물론 의원들은 각자 나름의 역할을 수행하며 있겠지만 지금 상황을 보고 의회가 잘 운영되고 있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결국 은평구의회의 절대 다수를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에게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파란을 일으키겠다며 시민들에게 한 표를 호소하던 더불어민주당이 이젠 파란이 아닌 파행을 일으키는 당사자가 되었다.

은평구의회를 제외한 서울시 24개 자치구는 모두 의회구성을 마치고 의정활동에 들어갔다. 하지만 은평구의회는 코로나19로 회의일정을 잠정 연기한다는 공지사항 하나만을 의회 홈페이지에 올릴 뿐 이렇다 할 소식이 없다. 코로나19가 은평구에서만 확산되는 것도 아닌데 왜 다른 자치구는 의회가 열리고 은평구는 의회조차 열지 못하고 있는 걸까? 

후반기 의회를 잘 이끌어가겠다는 각오를 다진 박용근 의장의 책임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박 의장은 의장후보로 출마하며 "의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소수의 의견도 함께하며 의원 연구 활동 및 교육훈련을 확대하고 의원들과 돈독한 관계를 형성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구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의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출마의 변이 무색한 상황이 됐다. 의원들 간 이견은 조율되지 않고 있으며 소수 의견을 존중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출발조차 못하는 의회가 주민의 사랑을 기대하는 건 무리다. 갖다 붙일 변명거리조차 보이지 않는다. 

정치란 무엇인가? 구성원들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통제하면서 정책과 목적을 실현시키는 일이다. 48만 은평구민의 의견을 모으고 조정해나가면서 은평구에 필요한 정책을 실현시키는 중차대한 역할을 맡은 의회가 의원 19명의 의견을 모으고 조정하는 일 조차 못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차대한 일을 수행하라고 의장의 임무를 맡겼다. 코로나 19로 가뜩이나 시민들의 삶이 어려운 상황이다. 언제까지 의장의 임무를 방기할 것인가?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은평시민신문에도 실립니다.


태그:#은평구의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은평시민신문은 은평의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풀뿌리 지역언론입니다. 시민의 알권리와 지역의 정론지라는 본연의 언론사명을 지키고 실현하기 위해 정확하고 공정한 보도로 진실을 추구하며 참다운 지방자치와 풀뿌리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