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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양 평화의 교회 목사
 박경양 평화의 교회 목사
ⓒ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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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재유행으로 사회가 멈췄다. 정부는 지난 8월 30일 0시부터 9월 6일 24시까지 한시적으로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 두기 2.5 단계를 실시했다. 이에 따라 프랜차이즈형 커피전문점 매장 내 섭취 금지되고, 일반음식점·휴게음식점·제과점 등은 저녁 9시~새벽 5시 포장-배달만 허용된다.

그러나 이런 가운데 대면 예배를 강행하는 교회가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사실 이번 코로나19 재유행 관련 서울 사랑제일교회 관련 누적 확진자수는 8월 31일 정오 기준으로 1000여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움직임 기독교계에는 어떻게 보는지 듣고자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희 공동의장을 지낸 박경양 평화의 교회 목사를 지난 8월 27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다음은 박 목사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 코로나19가 재유행을 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교회가 있습니다. 현재 상황 어떻게 보고 계신지요?
"올가을 코로나19 재유행은 전문가들 대부분이 예측하고 경고해 왔기 때문에 정부를 비롯해 정치, 경제, 종교, 문화 등 우리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재유행에 대비해야 했습니다. 특히 종교의 역할이 중요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 교회가 코로나19 재유행의 중심에 서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한국교회가 이렇게 된 이유는 교회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둔감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회는 세상을 위해 존재합니다. 그리고 신자는 신앙공동체인 교회의 일원인 동시에 사회공동체의 구성원이기도 합니다. 또 신자에게는 개인의 구원을 넘어서, 세상을 사랑과 평화, 정의와 평등의 하나님 나라로 만드는 일에 참여할 의무가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교회는 이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는 무관심했습니다."

- 왜 한국교회는 사회적 책임에 둔감할까요?
"한국교회가 부자가 되거나 성공하는 등 개인적인 복 받기를 기원하는 기복신앙에 깊이 빠져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그러니 사회 정의나 평화 등의 문제에 대해 크게 관심을 갖지 않게 되는 것이지요. 하지만 교회와 신자는 이 땅에서 정의, 평화, 행복이 넘치는 하나님 나라 실현에 앞장서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힘 있는 자들, 권력과 부와 힘을 가진 사람들과의 갈등과 싸움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서슬 퍼런 일제와 독재 권력의 억압에 주눅이 들었던 한국교회는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모두가 정의, 평화, 행복을 누리는 사회를 실현하는 문제보다 개인의 구원과 행복, 성공 등의 문제에 시선을 맞추었습니다. 그 결과 교회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둔감하게 됐던 거지요."

- 현재 코로나19 재확산의 진원지로 사랑제일교회가 지목받고 있습니다.
"저는 사랑제일교회 그리고 그와 유사한 집단은 신앙을 빙자한 이념공동체일 뿐 성서가 가르치는 신앙공동체와는 거리가 있는 집단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회 역사를 보면 사랑제일교회와 전광훈씨 같은 극단적인 집단이 늘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더욱이 사랑제일교회 같은 기독교 극우세력과 극우 정치세력이 손을 잡으면서 더 큰 사회적 문제를 야기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국민들이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을 지닌 채 내일을 걱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을 위로하고, 희망을 주어야 할 교회가 오히려 코로나19 재유행의 숙주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이들의 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합니다."

- 사랑제일교회는 기존의 일반 교회와는 좀 다르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렇습니다. 대개의 교회는 목회자와 일부 신자가 이념적 편향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사랑제일교회처럼 이념을 전면에 앞세우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이념을 전면에 앞세우고 성서와 기독교의 교리를 수단으로 사용하는 사랑제일교회가 정말 신앙공동체인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전광훈씨가 설교와 연설에서 성서를 인용하고 있지만, 그것이 성서의 가르침에 부합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또 전광훈씨와 사랑제일교회가 전통적인 기독교 신앙을 믿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있어요."

- 전광훈씨에 대해 여러가지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왜 이런 말들이 나오는 것일까요?
"전광훈씨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소속 목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사단법인 평화나무의 주장에 의하면 전광훈씨가 소속 교단에서 목사안수를 받기 위해서 꼭 필요한 신학대학교에서 공부한 흔적이 없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그가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목사 안수를 받은 것인지 의문입니다. 또 전광훈씨는 지난 2019년에 소속 교단으로부터 목사직 면직과 제명처분을 받았습니다. 더 이상 목사가 아니라는 뜻이지요. 뿐만 아니라 엊그제 한국교회 원로들이 전광훈씨가 이웃의 생명을 위협하는 등 기독교 진리에 반하는 주장을 하는 만큼 그가 더 이상 목사로 불려선 안 된다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전광훈 씨를 목사라고 부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전광훈씨가 왜 이렇게 됐다고 생각하세요?
"전광훈씨가 이렇게 된 데는 본인의 책임도 있지만 한국교회와 정치권의 책임도 있습니다.  그동안 대형교회 담임목사를 중심으로 전씨를 비호해 온 이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극우 정치세력 또한 전씨가 대단한 인물인 양 들러리를 세우면서 그를 이용한 측면이 있습니다. 저는 교회와 정치권의 전씨 비호세력이 전씨가 대단하기 때문에 그를 비호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과 불을 가리지 않고 들이받는 저돌적인 그의 행태와 이용 가능한 허술함을 그들이 이용했을 뿐이고 결국은 그를 괴물로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이들이 전씨를 이용하지 않았다면 그는 한국교회 변방에서 홀로 우짖는 괴짜 정도로 남아 있었을 것입니다."

- 전광훈씨의 이러한 행동들이 비즈니스의 일환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전광훈이 하는 행태를 보면 그가 비즈니스를 위해서 일련의 행동을 한다고 볼 수 있어요. 전광훈은 그동안 금융기관과 연계된 선교 카드 발급, 한국교회 선교은행 설립, 청교도시온상조회사 설립, 세계기독청 건립 등 수많은 비즈니스에 손을 댄 것으로 보입니다. 또 언론 보도에 의하면 집회 과정에서 헌금을 유난히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모두가 돈과 관련된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전광훈은 스스로 의도와 상관없이 그동안 비즈니스의 관점에서 이런 일들을 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 보수교회는 정교분리를 강조해 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왜 지금은 정교분리를 넘어서 정교유착을 하는 것일까요?
"역사적으로 이들은 서 있는 자리가 다를 뿐 하나임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지요. 일제강점기 한국교회는 독립운동의 중심이었습니다. 하지만 기독교 내 일부 기득권 세력은 신사참배를 하는 등 친일에 앞장섰습니다. 한국교회는 해방 후 이 친일 세력을 청산하지 못했고 오히려 그들이 한국교회의 주류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하지만 사회발전 과정에서 이들이 그동안 누려왔던 기득권 유지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되자 이미 끝난 이념 대결을 통해 이를 유지하려고 몸부림하는 과정에서 극우 정치세력과 극우 종교 세력이 손잡고 서로를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광화문집회와 코로나19 재유행은 하나의 현상일 뿐이고, 친일·독재에 뿌리를 두고 있는 우리 사회의 극우 종교 세력과 정치세력의 야합이 만들어 낸 폐해라고 봅니다."

- 전광훈씨와 사랑제일교회 측은 문재인 정부가 자신을 박해하기 위해 확진자를 조작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들의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정부와 관계 전문가들은 코로나 환자 확진 조작은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들의 주장은 자신을 향한 비판을 피하기 위한 유치한 언설일 뿐입니다. 또 사랑제일교회 관련자들로 인해 감염된 확진자가 전국적으로 속출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정부가 이들도 확진자로 조작했다는 것 아니에요? 하지만 그게 가능하냔 말이죠. 그런 점에서 이들의 주장은 상식적으로도 맞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온라인 예배는 예배가 아니다? 예배 실황 송출 하지 말아야"

- 코로나19와 관련 한국교회 대응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최근의 한국교회는 거대한 개혁 요구에 직면해 있었던 16세기 가톨릭교회의 부패와 타락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교회는 이번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세계적인 재난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타락하고 부패한 교회, 사회적 책임을 망각한 교회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냈다고 봅니다. 한국교회는 정부가 대면 예배를 금지하자 유흥업소 등은 그대로 놔두면서 왜 예배를 금지하느냐고 항의하더니, 모든 분야에서 실내집회를 금지하자 교회를 영업장이나 사업장 취급을 하지 말라고 주장합니다. 언제는 유흥업소와 같이 취급해 달라더니 이제는 그들과 다르게 대우해 달라는 것이지요.

저는 이런 주장에 교회의 지도자를 자처하는 이들의 입에서 나왔다는 사실에 심한 모욕감과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독일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종교집회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교회처럼 반응하는 교회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그런 점에서 코로나19가 타락하고 부패한 한국교회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냈다고 생각합니다."

- 지난 일요일은 사회적 거리 두기가 2단계로 격상됨으로 인해 대부분 교회는 온라인 예배로 전환했는데 현장 예배를 강행한 교회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한 교회 목사는 죽기를 각오하고 예배드려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죽기를 각오하고 예배를 드리겠다는 이분이 기독교 신앙의 핵심과 예배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과연 알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예수는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여라라는 이 계명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고 말씀하셨고, 사도 요한은 '보이는 자기 형제자매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사랑할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이것이 기독교 신앙의 핵심입니다.

한 사마리아 여인의 '우리 조상은 이 산에서 예배를 드렸는데, 선생님네 사람들은 예배드려야 할 곳이 예루살렘에 있다고 한다'는 말에 예수는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는 사람은 영과 진리로 예배를 드려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예배에서 중요한 것은 장소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한국교회는 이웃들이 겪고 있는 생명의 위협에 대해서는 외면한 채 비본질적인 예배 장소를 두고 논란입니다. 세계의 여러 나라에서 대면 예배를 금지하자 교회들은 교회 주차장에서 영상으로 혹은 온라인을 통해서 예배하거나 '드라이브스루' 형태의 고해성사를 하는 등 신자와 이웃들을 전염병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며 예배할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한국교회가 그런 고민이나 노력은 하지 않는 채 죽음을 각오하고 대면 예배를 강행하겠다는 것은 한마디로 무지의 소치이거나 다른 의도를 가지고 하는 주장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 대면 예배를 주장하는 이들은 온라인 예배는 예배가 아니리는 주장을 하기도 합니다.
"저는 이 주장이 가당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대형교회들은 자신들의 예배 실황을 CBS, CTS 등 기독교 방송매체를 통해서 송출하고 있습니다. 대면 예배 외에는 예배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이들에게 그렇다면 이와 같은 방송 예배는 예배가 아니라는 것인지 또 그런 의미라면 이렇게 예배 실황을 방송으로 송출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묻고 싶습니다. 만약 온라인예배는 예배가 아니라고 주장한다면 대형교회를 중심으로 하는 예배 실황 송출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들의 주장은 가당치도 않고 앞뒤가 맞지 않는 말입니다."

- 목사님은 만약 코로나19에 하나님의 뜻이 담겨있다면 그 뜻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히브리서에 의하면 하나님께서는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그런 점에서 세계인을 불안과 공포에 몰아넣고, 인류의 문명을 바꿀지도 모를 코로나19에도 하나님이 인류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담겨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것을 끝이 없는 인간의 탐욕에 대한 경고라고 생각합니다.

<공감의 시대> 저자인 제레미 리프킨에 의하면 1900년대에 인간은 지구의 14%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2000년대에 접어들어 인간의 지구의 74%를 차지한 채 살고 있습니다. 다른 동식물이 차지하고 있던 땅에서 그들을 몰아내고 인간이 차지한 것입니다. 그리고 코로나19를 자신들의 주거지를 빼앗긴 박테리아와 바이러스 등이 인간에게 옮겨 오면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합니다. 또 온실가스 증가와 산림파괴 그리고 환경의 변화 등이 기후변화에 큰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그런데 인간 활동으로 인한 지구 온실가스 배출량은 1970년부터 2004년 사이에 70%나 증가했습니다. 산림의 파괴는 물과 탄소의 순환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리고 이로 인한 자연환경의 변화는 기후변화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인간의 탐욕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코로나19와 지구상의 이상 현상 등은 탐욕을 내려놓고 이웃은 물론 자연계와 더불어 공존할 수 있는 삶을 살라는 하나님의 경고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태그:#박경양, #한국교회, #전광훈, #코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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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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