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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현서 현대병원 원장
 박현서 현대병원 원장
ⓒ 박현서 원장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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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를 버려두고 파업에 나선 전공의들에게 화가 난다."

지난 27일 박현서 아산시 현대병원 원장이 자신의 SNS에 쓴 글이 큰 주목을 받았다. '한 충남병원장의 호소'라는 이름으로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퍼져나간 이 글은, 코로나19 대규모 확산 상황에서도 파업을 이어가는 전공의(인턴-레지던트)들을 비판하는 한편, 현장의 의료공백 상황을 현실감 있게 드러내고 있다.

박 원장은 "나는 지금 단단히 화가 나 있다"라며 "전공의 파업으로 종합병원 두 곳이 응급실 환자를 받지 못해, 우리 현대병원이 인구 35만 아산시의 유일한 야간진료가능한 병원이 되어 밤새도록 응급의학과 과장님과 함께 응급실 환자분들 진료한 다"라며 진료를 마친 새벽 5시에 글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어 "환자를 며칠간 계속 밤새 진료한 게 화가 나는 게 아니다"라며 "이 시국에 대규모집회를 강행하여 전국에 코로나를 퍼뜨린 집단에 화가 나고, 환자를 버려두고 파업에 나선 응급실 전공의들에 화가 난다"라고 밝혔다. 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 정부의 의료정책에 반발한 대형병원 전공의들의 파업이 7일째 되는 날이었다.

박 원장은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와 지역의사제 실시 계획을 언급하며 "응급실까지 닫게 하고 아픈 중환자까지 버려둔 채 파업에 나서야 할 절실한 이유냐"라고 지적한 뒤, "도대체 10% 더 뽑은 지역의사가 얼마나 당신들 개업과 봉직에 경쟁자가 되겠소?"라며 파업중인 전공의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전공의들의 집단 휴진 여파로 28일 경기도 의정부와 부산에서는 "의사가 없다"는 이유로 입원을 하지 못한 채 떠돌던 환자 두 명이 각각 숨진 사례까지 발생하면서, 의료 공백에 대한 불안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의료계 내부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는 박 원장의 글이 많은 공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전공의들은 '무기한 파업'을 외치고 있다. 정부는 '업무 개시 명령'을 내리는 것으로 맞섰으나 이에 전공의들이 응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정부는 응급실에 복귀하지 않은 10명의 수도권 전공의를 경찰에 고발하면서, 정부와 의사들의 대치가 극한 대립으로 가는 분위기다. 

28일 박 원장은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인터뷰에서 "정부가 먼저 전공의들이 왜 파업을 하게 되었는가 분석을 하고, 그들을 달래서 진료 현장에 복귀시킬 노력을 해줬으면 한다"라며 "젊은 전공의 선생님들도 일단 진료에 복귀하고서 정부와의 협상을 펼치면 국민들이 지지해줄 것"이라며 강대강 국면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4대악 의료정책(한방첩약 급여화, 의대 정원 4천명 증원, 공공의대 신설, 원격의료)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총파업궐기대회'가 대한의사협회 주도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개업의, 전공의, 의대생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4대악 의료정책(한방첩약 급여화, 의대 정원 4천명 증원, 공공의대 신설, 원격의료)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총파업궐기대회"가 대한의사협회 주도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개업의, 전공의, 의대생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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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만이 의료 시스템 만드는 것 아냐... 의대 정원 확대 필요"

- 전공의 파업을 비판하는 글을 쓰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
"당시 진료를 마친 새벽 5시였다. '선배로서 약이 되는 쓴소리 한마디를 해야겠다'고 생각으로 글을 쓰고 잤는데, 다음 날 아침 이렇게 글이 퍼져 있는 것을 보면서 놀랐다.

사실 전공의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 열악한 환경에서 코로나 환자와 중환자들을 치료하는 핵심 역할을 해왔다. 그런데 갑자기 아픈 환자들을 두고 파업을 하는 것이 더욱 마음이 아팠다. 정부 정책에 이견이 있어서 파업을 할 수도 있지만, 지금은 코로나 대확산기 아닌가. 그들이 진료에 복귀해서 정부와 협상을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썼다."

- 해당 글이 화제가 되면서 주변 의사들로부터 비난을 듣지는 않으셨나? 댓글에도 전공의로 추정되는 이들이 비판 댓글을 달던데.
"그런 반응은 없었다. 정치적인 목적을 갖고 쓴 글도 아니지 않나. 순수하게 젊은 의사들을 위해, 또 국민들의 건강을 생각해서 쓴 글이다."

- 전공의들이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을 왜 반대한다고 보나?
"공공의대에 대해선 '공정성' 논란이 있는데, 입학전형을 잘 만들어서 공정한 기준으로 입학시키면 되는 것이다. 저도 일각에서 이야기되는 시민사회단체나 도지사 추천 전형 등은 이해가 안 간다.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해서는 전공의들이 양해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방에 한정해서 필수 진료 과목에 대해서만 한시적으로 늘리는 것 아닌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10년이 아니라 20년 동안 지역의사를 늘리는 우대 정책을 썼으면 좋겠다."
 
- 충남 아산에서 병원을 운영하고 계신다. 어떤 점에서 수도권과 의료 시스템이 차이가 난다고 느끼시나? 
"의료전달체계가 무너졌다. 아산·천안에서도 충분히 병증을 치료할 수 있는 분들이 서울로 많이 간다. 그래서 정작 서울지역 큰 병원에서는 오히려 중환자들이 치료받지 못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한다.

충분히 지방에서 치료받을 수 있는 분들은 지방 병원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환자에게는 본인 부담금을 싸게 해주고, 병원을 위해선 '지역 가산 수가' 도입하는 등의 인센티브가 마련되어야 한다. 그래야 지역에서 치료 받는 환자들이 늘게 되고, 병원이 재투자를 할 수 있게 되는 여력이 생기지 않을까."

- 27일 새벽에도 이주노동자를 치료하셨다고 썼다. 현재 아산 외국인 노동자 지원센터 이사장을 맡고 계신데, 약자·소수자들도 차별받지 않는 의료 시스템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코로나19 사태로서 가장 피해를 본 이들은 사회경제적 약자들이었다. 자유방임적인 '정글 자본주의'에 의료를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의료'는 교통·통신·사회안전망 등과 같이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할 부분이다. 국가와 국민이 협력해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지, 의사만이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지방에 필수의료과 의사를 늘리는 정책은 옳다고 본다."

- 이번 파업 사태를 앞으로 어떻게 풀어나가야 보나?  
"전공의들이 처음 의사가 됐을 때의 사명감, 초심을 다시 찾으셨으면 한다. 다시 진료에 복귀한다면 국민들이 지지를 보낼 것이다. 정부에서도 합당하게 배려를 해줄 것이라고 믿는다.

정부도 그들을 달래서 진료 현장에 복귀시킬 노력을 해야 한다. 왜 전공의 선생님들이 극단적으로 파업을 했을까, 전공의 입장에서 생각해봐야 한다. 그래서 문제가 무엇인지 찾아서 대화를 풀어나갔으면 한다. 저 역시 한방 첩약 급여화는 과학적으로 인정된 것에 한해서만 동의하고, 비대면 진료 역시 반대한다. "

28일 오후 박현서 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새 글을 올려서 "어제의 내 글을 읽고 많은 전공의 선생님들이 오해하신 것 같다"라며 "정부 측과 허심탄회한 대화 한 번 없이 파업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함으로써 스스로 그간의 노력을 깎아내리고, 사랑하는 후배들이 국민들의 지탄의 대상이 된 점이 속상하고 화가 났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정부 측은 (사태 해결을 위해) 4대 의료정책 추진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고, 전공의 선생님들은 지금 즉시 진료현장으로 복귀하라"며 (이후 논의에서는)"정부도 젊은 의사들의 입장에 귀기울이고, 전공의 선생님들도 대승적으로 국민 건강에 도움이 되는 정책이라면 수용하는 자세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현서 원장이 27일에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
 박현서 원장이 27일에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
ⓒ 박현서 원장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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