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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untain in Motion' 90cm x 35cm 흙벽화기법 천연안료 2020
 "Mountain in Motion" 90cm x 35cm 흙벽화기법 천연안료 2020
ⓒ 이종송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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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물든 풍경과 소통하는 작가 이종송 초대전이 서울 삼청동 한벽원미술관에서 열린다. 올해 작품의 전체적인 느낌은 맑고 깊다. 왠지 모르게 아름답고 변화무쌍했던 20대 청춘의 날들을 생각나게 하는 작품들이다.

이종송 작가는 오랜 시간 동안 히말라야와 티베트의 산지를 여행하며 거대한 산수를 흙벽화 기법으로 표현해 왔다. 그는 억세고 차가웠던 히말라야의 눈조차 아지랑이 피어오를 봄을 기다리는 소망으로 바꾸고, 그 기다림은 봄꽃을 살포시 덮은 히말라야의 눈으로 느끼게 하는 따뜻한 에너지를 가진 사람이다. 아마도 눈 덮인 히말라야를 앞에 두고 작가 자신이 긴 호흡으로 바라본 소망의 모습을 담은 것이 아니었겠는가!
 
'Mountain in Motion' 91cm x 117cm 흙벽화기법 천연안료 2020
 "Mountain in Motion" 91cm x 117cm 흙벽화기법 천연안료 2020
ⓒ 이종송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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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대한민국 현대미술(동양화)의 거장인 이종송 작가는 자연과 소통하고 자연 앞에서 끊임없이 성찰한다. 성찰의 그 끝은 '순수'이지 않을까 짐작해 본다. 머나 먼 길을 돌아온 순례자의 양식이 바로 깊은 순수함이기 때문이다.

기다림을 덜어내고 시간을 덜어내고 일상의 많은 것을 비워낸 그 자리에 비로소 맑고 깊은 순수함이 자리 잡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이렇게 다시 돌아온 순수는 청춘의 단순함과 같지만 젊음이 감히 담아낼 수 없는 깊고 맑은 그 무엇이 있다. 맑고 깊은 순수함을 담은 색은 이미 기억 저편을 그리움으로 물들이고 있다.
 
'Mountain in Motion' 73cm x 53cm 흙벽화기법 천연안료 2020
 "Mountain in Motion" 73cm x 53cm 흙벽화기법 천연안료 2020
ⓒ 이종송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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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송 작가의 작품은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고, 작가의 의도를 헤아리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는 듯 하다. 그저 내가 무엇을 느끼든지 감상자의 느낌 그대로가 맞다고 한다. 그래서 그 느낌 끝자락의 기억을 더듬게 한다. 작가가 주인공이 아닌 감상자가 오롯이 주인이 되는 그런 순간이다. 어느 날 갑자기 한밤중에 인간이 가늠할 수 없는 심연의 무의식과 그것을 형상화하는 역동적인 상상력의 세계를 열어주 듯 말이다. 감상하는 이들에게 저 멀리 떠나있던 유년의 어떤 세계로 되돌아가는 그런 순수이다.

이종송 작가의 작품 대부분에서 짙고 푸른 에너지가 깊게 뿜어져 화폭을 채우지만 슬프거나 냉소적이지 않다. 도리어 어딘가 숨어있는 자신을 만나게 하고 어딘가 숨겨놓은 비밀을 펼치게 한다. 아무도 모르는 외로움을 슬쩍 달래주는 묘함이 있다.

이제 푸름을 넘어 변화무쌍한 청춘의 날들을 기억하게 하는 순수함이 섬세하게 펼쳐진다.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자신만의 색으로 감각과 의식이 맞물리는 시점에 서게 될 것이다. 그때 자신의 소리, 기억, 느낌, 감정, 감각 등이 뒤섞여 보길 권한다. 거기에 의미를 담아보고 싶다. 맑고 깊은 자연의 색채 앞에서, 끊임없는 성찰의 시간 앞에서, 그 순수 앞에 서 보아야겠다.
 
작가 프로필
▲ 이종송 작가 작가 프로필
ⓒ 유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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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촌 작업실에서 이종송 작가
 퇴촌 작업실에서 이종송 작가
ⓒ 유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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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이종송, #산수화, #움직이는 산, #흙벽화기법, #한벽원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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