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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트릭트(a'strict) I 'Starry Beach' Multi-channel projected installation with sound Dimensions variable 2020
 에이스트릭트(a"strict) I "Starry Beach" Multi-channel projected installation with sound Dimensions variable 2020
ⓒ 김형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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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복판, 국제갤러리 K3 공간에서 디스트릭트의 미디어 아티스트 유닛인 '에이스트릭트(a'strict)'의 첫 전시가 9월 27일까지 열린다. 첨단 디지털기술을 활용한 대형멀티미디어 설치 작업이다. 제목은 '별이 빛나는 해변(Starry Beach)'이다. 국제갤러리는 마침 변화하는 시대를 반영하는 작가를 발굴하다가, 마침 운 좋게 이 아트 팩토리를 만난 것이다.

지금까지 개발된 영상기법이 총동원된 전시다. 장쾌한 장면은 관객의 막힌 속을 확 뚫어준다. 여기에 우리는 시대의 다양한 변화와 상황과 트렌드를 읽을 수 있다. 시각이미지(image) 요소, 사운드(sound) 요소, 모바일(moving) 요소, 알고리즘(software) 요소, 거울효과(mirror effect) 등 종합선물세트처럼 하나로 결합되었다. 개인이 할 수 없는 작업이다.

이 아트그룹은 파도의 물성을 살리기 위해서 여러 패턴을 연구하고 현장을 답사하고 첨단의 하이테크를 더했다. 6각도 8각도 12각도로 그리고 앞뒤좌우에서 각도를 찍기도 한다. 기존의 '3DMax' 툴을 사용하지만 이들만의 미디어서버를 따로 개발했다. 그래서 실감나게 자연스러움도 잘 살려낼 수 있었다.

지금 비대면 포스토-코로나 시대다. 우리가 미국, 유럽, 아시아를 보는 과점이 달라졌듯 미술에 대한 태도도 변하고 있다. 동시대미술은 시공간과 시청각을 넘나든다. 상업예술과 순수예술, 예술(Art)과 기술(Technology) 경계도 넘는다. 그걸 확인해 볼 수 있는 전시다.
 
에이스트릭트(a'strict) I '별이 빛나는 해변(Starry Beach)' 2020.
 에이스트릭트(a"strict) I "별이 빛나는 해변(Starry Beach)"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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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난이도 높은 기획이지만 기존의 경계와 장벽을 무화시켰다는 면에서 고무적이다. 특정 공간을 최적화해 미디어환경을 새롭게 실험하고 모색하고 있다. 감상자 입장에 초점을 맞춘 공공미디어아트이다. 웅장한 파도소리에 오히려 관객의 마음이 가라앉는다. 근심, 걱정, 일상의 번거로운 스트레스를 풀어준다. 뭣보다 아이들이 좋아해 대성공이다.

가상이지만 초현실적 풍경이 연출되었다. 거대한 해일과 압도하는 파도가 장관이다. 부산 해운대보다 더 웅장하다. 엉청난 파도가 서울 한복판 갤러리를 점령했다. 파도가 일으키는 물성과 풍부한 음향성이 실감난다. 관객들은 기계와 인간의 '인터페이스'가 어떻게 작용되었는지 궁금해진다. 이런 작품 뒤에도 '백남준'이라는 거대한 작가의 계보학이 보인다.

바다물결이 관객의 발끝까지 덮친다. 관객이 바다의 파도 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은 '착란'도 일어난다. '몰입형 아트'라는 말이 절로 이해된다. 벌레도 없고 바다냄새는 나지 않지만 현장성을 높다. '시뮬라크르' 그 자체다. 미술의 본령 '착시'에도 충실하다. 게다가 사방팔방으로 설치한 거울효과가 최대한 효과를 내고 전시공간을 무한대로 확장시켜준다.
 
'공공미디어아트' 효과, 최대로 살리다

 
 이번 작품을 만든 '에이스트릭트', 가운데 "이성호" 대표
  이번 작품을 만든 "에이스트릭트", 가운데 "이성호" 대표
ⓒ 김형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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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트 테크 팩토리(Art tech factory)'의 이름은 '에이스트릭트(a'strict)'다. 원래 상업적인 디자인크리에이터에서 시작되었다. 이들은 처음부터 예술가가 되려한 한 건 아닌데 자신들도 모르게 뛰어난 예술성이 발현되어 작가의 틀 안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독일의 개념미술가 '요셉 보이스'는 '모두가 예술가가 되는 시대'를 예언했는데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이 이름의 유래를 보면 스스로 갈고 닦으며 엄격하게 하되(strictly), 지나치게 얽매이지 않고(de+strict)라는 합성어에서 왔다. "예술, 디자인, 기술을 자유롭게 넘나들자"라는 정신이 밑바탕에 깔려있다. 보다 예술적인 것에 집중한다는(art+strictly) 의미도 있다.

'에이스트릭스(a'strict)'는 올해 2020년 결성된 '미디어 아티스트 유닛'이다. 그리고 그 모태가 되는 '아트 테크 팩토리'인 '디스트릭트(d'strict)'는 2004년에 설립되었다.

지난 5월, 삼성동 코엑스 아티움에서 이들은 대형 LED스크린로 만든 공공미디아아트인 '웨이브(wave)'를 선보였다. 획기적이었다. 디지털 융복합 기술을 최대로 활용한 과감한 시도였다. 그래서 CNN이 '거대한 입체파도가 서울 강남거리를 휩쓸었다'라고 크게 보도하기도 했다.  

이 아트 팩토리는 이를 통해 '공공미디아아트(Public Media Art)' 효과를 100% 살려냈다. 사람들은 전시장을 가지 않아도 거리를 지나면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도시 자체가 미술관이 된 셈이다. 입장료도 없다. 번거로운 도시의 삶에 지친 누구나 즐길 수 있다. 평면을 입체로 극대화하는 '아나몰픽 일루션(anamorphic illusion)' 기법도 활용되었다.

이들은 이제 국내 최대규모의 3D전시관 '아르테 뮤지엄(Arte museum)' 개관을 앞두고 있다. 오는 9월 25일 제주 애월읍에서 '영원한 자연(Eternal nature)' 전이 열린다. 결국 모든 예술이란 삶에 활기와 리듬을 주면서 또한 울림과 감동을 줘야 한다. 기술력과 감수성이 잘 융합하려고 노력하기에 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것 같다.
 
에이스트릭트(a'strict) I '별이 빛나는 해변(Starry Beach)' 2020.
 에이스트릭트(a"strict) I "별이 빛나는 해변(Starry Beach)" 2020.
ⓒ 김형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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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이 마치 자연의 신비함과 경이로움을 체감하면서 바다 속으로 여행하는 것 같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사람들은 작품 속 주인공이 되는 뿌듯함과 충만함을 느끼게 되리라.

'이성호' 디지털 디자인컴퍼니인 '디스트릭트(d'strict, 에이스트릭트는 이 중에서 미디어아트 담당)' 대표는 "이번 작업을 하는데 8명 작가가 참가해 4개월 정도가 걸렸다"며 "도시와 대척점에 있는 자연을 주제로 삼은 것은 코로나 등으로 지친 사람들이 시원한 파도를 접함으로써 위로와 즐거움을 주고 싶었다"라고 기자 간담회에서 밝혔다.

이번 전시는 디지털미디어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줘 고무적이다. 스펙터클한 풍경을 넘어 동양회화의 정신적 근간이 되는 '물아일체'의 세계도 경험하게 한다. 그냥 가볍게만 보고 넘어가는 게 아니라, 사람에 따라서는 깊은 사유의 기회도 제공해 준다. 마치 우주 원리와 사물 근원에 대해 심도 깊은 물음을 던졌던 조선시대 성리학자들의 고민처럼 말이다.  

태그:#에이스트릭트, #이성호, #디지털미디어아트, #공공미디아아트, #STARRY BE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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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중 현대미술을 대중과 다양하게 접촉시키려는 매치메이커. 현대미술과 관련된 전시나 뉴스 취재. 최근에는 백남준 작품세계를 주로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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