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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시사기획 창 '제7광구, 한·일 마지막 승부' 화면 갈무리
 KBS 시사기획 창 "제7광구, 한·일 마지막 승부"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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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에 하지원 주연의 <7광구>라는 영화가 개봉 되었다. 당시 톱스타였던 하지원과 안성기, 그리고 연기파 박철민이 연기한 영화 '7광구'는 시도는 좋았지만 개봉 후 평과 흥행은 좋지 않았다. 그리고 7광구는 영화와 함께 우리 기억 속에서 서서히 잊혀졌다.

하지만 우리가 정말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7광구는 대한민국의 제주 남쪽에 엄연히 존재 하는 바다다. 면적 또한 8만2천㎦로 남한 면적의 약 80퍼센트에 달한다.

21세기 들어서 석유시대가 저물고 있지만 여전히 석유가 나지 않는 국가나 개인에게 '산유국'이라는 말은 꿈의 단어다. 특히 대한민국처럼 자원이 부족한, 그나마 있는 자원도 대부분 북쪽에 있는 나라는 중동이나 남미 같은 산유국들이 부럽다.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현재 우리나라도 산유국이다. 동해 일부 지역에서 천연가스를 생산하고 있다. 울산에서 동쪽으로 약 60킬로미터를 가면 우리나라 유일의 동해 가스전이 있다. 대륙붕 제 6광구다. 하지만 그곳은 매장된 양이 많지 않다.

흑해 유전의 석유 매장량과 맞먹는다는 '7광구'

1968년 유엔 산하 아시아 경제 개발위원회는 동중국해의 자원을 탐사한다. 당시 탐사 단장이었던 에머리는 우리나라의 제주 남쪽 해역인 7광구에 엄청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되어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보고서를 작성한다. 

또한 미국 에너지 관리청(EIA)에서 발표한 주요 자원부국현황과 비교하면 7광구엔 러시아 흑해 유전과 맞먹는 약 1000억 배럴의 석유 자원이 묻혀 있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는 정확한 수치라기보다는 추정치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70년 6월 '해저광물자원개발법'을 공표하며 제주도 남쪽과 규슈 서쪽에 위치한 대륙붕 7광구가 대한민국에게 영유권이 있음을 선포한다. 당시 국제해양법상 인접 국가들의 해양 경계는 대륙에서 뻗어 나온 대륙붕중심론이 우세였다. 69년의 북해 대륙붕 소유권 판결에서 대륙연장론이 채택되었다. 7광구의 대부분은 지리적으로는 일본과 더 가깝다. 하지만 그곳은 우리나라의 대륙붕과 연결 되어 있기에 당시엔 일본으로서도 어쩔 수 없었다.  
 
 KBS 시사기획 창 '제7광구, 한·일 마지막 승부'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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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대륙붕 조약 체결, 그리고 일본의 일방적인 석유 탐사 중단

하지만 일본은 박정희 정부의 7광구 영유권 선포에 반발하며 한·일공동개발구역(JDZ)을 제안한다. 1974년 1월 30일 한·일 양국은 대륙붕 협정을 맺으며 영유권 문제는 추후 논의하기로 하고 '한·일공동개발구역'을 설정한다. 이 협정은 1978년 발효되었고 50년인 2028년에 만료가 된다. 가수 정난이의 '7광구'라는 노래가 나올 정도로 당시 한·일 대륙붕 협정의 반향은 엄청났다.

석규 탐사 초기 7광구 몇 곳에서 비록 소량이었지만 석유 자원을 발견했다. 하지만 일본은 갑자기 석유 탐사를 중단해 버린다. 석유가 매장되어 있을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였다. 한국은 협약 상 '석유자원 탐사와 시추는 반드시 한·일 양국이 함께 해야 한다'는 독소조항 때문에 독자적으로 탐사를 할 수도 없었다. 게다가 당시 우리나라는 석유자원을 탐사할 자본은 부족했고 기술도 약했다.

그렇다면 일본은 왜 석유 탐사를 멈추었을까? 진짜 석유가 나올 가능성이 없었을까? 그러나 일본의 진짜 속내는 따로 있었다. 1983년 UN에서 해양법에 관한 국제 연합 협정이 발효되었기 때문이다. 그 전에는 인접 국가들 간의 해양경계를 대륙붕으로 보았기에 우리나라가 유리했다.

하지만 국가 간의 해양 경계 분쟁이 잦아지고 E.E.Z(200해리 배타적 경제 수역) 개념이 등장 하면서 지리상 가까운 일본에게 유리한 상황이 된 것이다. 일본 입장에서 보자면 협정이 만료되는 2028년이 지나면 7광구의 대부분이 일본의 영유권으로 넘어갈 갈 가능성이 높기에 굳이 석유 탐사를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

역대 대한민국 정부와, 외교부의 대응은?

1978년 한·일 대륙붕 협정이 체결되고 42년이 흘렀다. 그동안 대한민국 정부와 실무를 맡은 외교부는 7광구 석유 자원 탐사와 개발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을까? 우여곡절도 많고 어려움도 있었을 테지만 과정을 살펴보면 실망스럽다. 당시 박정희 정부가 7광구를 대한민국의 영유권으로 선포한 건 칭찬할 만하다. 아쉬운 점은 1983년 국제 해양법이 기존의 대륙연장론에서 EEZ(배타적경제수역)로 바뀌고 난 후 대한민국 정부가 보여준 소극적인 모습이다.

1999년 UN 대륙붕 한계 위원회(CLCS)에서는 7광구 영유권에 관한 한·중·일의 주장을 듣고자 10년의 조사기간을 주고 2009년 5월 2일까지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 했다. 일본은 수백 쪽에 이르는 조사 자료를 제출했다. 한국 정부도 정식 조사 자료를 작성했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8쪽짜리 예비 문서만 제출했다. 이후 2012년 12월 26일(유엔본부 현지 시간) 대륙붕 한계원회에 정식 조사 자료를 제출했다.    

지난 2020년 1월 외교부는 한국석유공사를 '조광권자'로 선정한 후 일본 외무성에 7광구 탐사를 다시 할 것을 제안하는 공문을 보냈다. 지금이라도 정부가 일본에게 7광구 탐사를 다시 하자고 요청한 것은 잘한 일이다. 하지만 일본은 현재까지 뚜렷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내년엔 도쿄 올림픽을 준비한다는 이유로 석유 탐사를 미루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 KBS 시사기획 창의 홍사훈 기자에 따르면 외교부는 단계적으로 대응 방안을 마련해 놓고 있다고 한다. 

7광구의 석유 매장량은 과연 얼마나 될까

한·일 양국은 1990년대 초반에 공동 탐사를 한 뒤 7광구에 어느 정도 개발 가치가 있다는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중국은 현재 동중국 해역에서 수십 개의 유전을 설치하여 석유를 뽑고 있다. 문제는 7광구의 채산성이다. 당시의 유가는 배럴당 18~20달러로 채산성이 높지 않았다. 또한 2002~2004년 사이 석유공사가 7광구의 일부 지역을 탐사한 뒤 원유 3600만(약 2억 8000만 배럴)이 묻혀 있다는 결과를 내놨다.
 
한·일 양국은 1990년대 초반 7광구를 공동 탐사한 뒤 93년 9월 회의를 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국가기록원을 통해 확인한 당시 회의 자료에 따르면, 두 나라는 "어느 정도 개발 가치가 있으나 현재 유가로는 경제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결론지었다. 93년 유가는 배럴 당 18~20달러였다. 유가가 배럴 당 40~50달러에 이르면 그때와 결론이 달라질 수도 있다.
출처 : <중앙일보> [권혁주 논설위원이 간다] 다시 피어오를까, 제7광구의 꿈

7광구는 비단 한·일 간의 문제만이 아니다. 중국이 있다. 중국은 1974년 한·일 대륙붕 협정으로 인해 조용하지만 2028년이 지나면 틀림없이 중국도 7광구에 관한 영유권을 주장할 것이다. 중국은 현재도 7광구 서쪽, 남중국해에 설치한 수십 개의 유전에서 석유를 뽑고 있다. 정확한 산유량을 밝히지는 않지만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7광구는 1978년 한·일 대륙붕 협정이 발효된 이후 42년이 지났다. 당시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에게 중동이나 남미도 부럽지 않을 산유국의 꿈을 안겨 주었던 협정은 2028년 만료 된다. 이제 8년 남았다. 협정이 만료되는 2028년을 전후로 대한민국의 제주 남쪽 바다에선 어떤 일이 벌어질까? 초유의 해양 삼국지 대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중국과 일본에 비하면 한국은 국력, 지리적 위치, 국제해양법 등 현실적으로 매우 불리한 상황이다.
  
축구나 야구 같은 한·일전의 승패는 지더라도 분하지만 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 하지만 한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7광구에서의 한·일전은 한번 지면 다시 돌이킬 수 없을 것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7광구 영유권의 일부만 얻어도 대성공이라는 평가다. 결코 져서는 안될 싸움이지만 비록, 지더라도 잘 싸웠다라는 위안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42년간 이어지고 있는 제주 남쪽 바다에서의 한·일전, 더 나아가서 중국도 참여할 것이 분명한 2028년 전후의 해양 삼국지 대전은 과연 어느 나라의 승리로 돌아갈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인철 시민기자의 <네이버 블로그와 페이스북>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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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 뉴스 시민기자입니다. 진보적 문학단체 리얼리스트100회원이며 제14회 전태일 문학상(소설) 수상했습니다.고양 푸른학교반디교실 지역아동센터에서 시설장으로 근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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