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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4월 청와대에 항의서한 전달
 2020년 4월 청와대에 항의서한 전달
ⓒ 김용균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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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김용균 노동자가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목숨을 잃은 지 20개월 만에 원청인 한국서부발전 김병숙 사장, 하청인 한국발전기술 백남호 사장을 비롯하여 14명의 원·하청 관리자와 원청과 하청 법인을 업무상과실치사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기소했다.

대전지방검찰청 서산지청은 14명의 원·하청 관리자와 법인을 기소하며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안전사고의 위험이 상존하는 부문을 하청업체에 도급, 위탁하는 방식인 소위 '위험의 외주화' 구조하에서 원청과 하청 소속 근로자 사이의 실질적인 지휘, 감독 관계를 규명하여 원청 역시 안전사고에 있어 책임자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말한 원청과 하청 소속 근로자 사이의 실질적인 지휘, 감독 관계에서 원청의 책임이 있음을 발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여러 차례 폭로한 바 있고 김용균 특별조사위원회 조사 결과에도 자세히 언급되어 있다는 점에서 내용은 새롭지 않으나, 검찰의 공소사실과 보도자료에 언급된 것은 의미가 작지 않다.

사법기관이 원청이 실질적인 사용자의 책임에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이번 재판은 매우 중요하다. 검찰의 기소는 김용균 노동자가 목숨을 잃고 나서 "위험의 외주화를 중단하라, 책임자를 처벌하라"며 투쟁했던 유가족과 노동자들의 노력의 결과다.

대전지방검찰청 서산지청의 기소에 따라서 원청의 사장이 처벌받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처벌만이 아니라 하청노동자들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위험의 외주화를 근절하라는 사회적 요구가 높았던 2018년 겨울, 문재인 정부는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위험의 외주화방지법'이며 소위 김용균법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쟁점이 되었던 발전산업의 하청노동자들조차 도급금지업종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노동자들은 '김용균 없는 김용균법'이라고 불렀다. 그 이후에도 수많은 하청노동자들이 일터에서 속절없이 목숨을 잃었다. 현대중공업에서 하청노동자가 목숨을 잃고, 현대제철에서 하청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삼표시멘트에서, 광주 폐기물업체에서 노동자들이 속절없이 목숨을 잃었다.

문재인 정부가 요란하게 선전했던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안은 실제 노동자들의 위험을 줄일 수 없고 위험을 외주화하고 '나 몰라라' 하는 원청의 태도를 바꿀 수 없었다는 것이 드러났다. 원청을 처벌하는 것만이 아니라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하기 위해 원청이 직접 고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비정규직 사용제한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코로나19가 확산된 후 고용노동부는 '코로나19 예방 및 확산방지를 위한 사업장 대응지침'에 '사업장에서 노무를 제공하는 자의 위생관리에 필요한 보호구 및 위생물품을 사업장 상황에 맞게 비치하거나 구입할 수 있게 지원한다'는 범위에 하청, 특수고용노동자를 포함했다. 메르스 당시와 다르게 사업장에서 안전보호구 지급 대상을 하청 및 특수고용노동자들을 포함했다는 점은 잘한 일이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다. 구로콜센터로 알려진 에이스 손해보험의 하청 콜센터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아파도 쉴 수 없는 하청노동자들의 안타까운 현실이 드러났다. 전화를 받은 응답률에 따라서 임금에 차등을 두니 최저임금 수준의 하청노동자들은 아파도 쉴 수 없는 조건이었다.

정부 기관이나 공공기관 콜센터 역시 마찬가지였다. 공공기관의 경우도 하청업체와의 위탁계약서에 시설, 장비에 대한 책임은 원청에 있다. 정부가 내놓은 사업장 내의 거리두기를 위해서는 원청이 시설변경에 대한 비용을 대지 않으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하청업체는 고객 전화에 대한 응답률을 스스로 조절할 수 없고 원청의 지시를 받아야 하기에 밀집된 노동자들이 하루 종일 말을 하며 쉬는 시간도 없이 일해야 한다. 코로나19 감염병 예방에서도 실질적인 권한이 원청에 있음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지난 7월 29일 더불어민주당 신정훈 의원 대표 발의로 산업안전보건법 일부 개정안이 발의되었다. 이 법안에는 산업안전보건법 58조인 유해한 업무의 도급금지 작업에 발전소, 제철소와 조선소 등 기계류의 운용-정비 작업, 건설공사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을 포함하고 있으며 그 밖에도 중대한 산업재해가 발생한 작업은 고용노동부 장관이 정하여 작업을 포함하는 법안을 내놓았다.

'김용균 없는 김용균법'이 통과될 당시 정부와 여당은 야당의 반발로 도급금지 업종을 늘리는 것이 만만하지 않다는 핑계를 댔다. 이제 여당은 177석의 거대 여당이다. 이제는 산업안전보건법 상의 도급금지 업종 확대를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

아울러 코로나19로 인하여 시민의 건강이 제1의 과제가 되었다. 시민의 절대다수인 노동자들은 출퇴근이나 업무 과정에서 코로나19에 걸릴 수 있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권한과 책임이 있는 원청이 직접 나서야 한다는 점도 확인되었다. 그 빠른 길은 왜곡된 간접고용을 없애고 직접고용 하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박준선 노동안전보건국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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