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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민 미래통합당 정강정책개정특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10대 정책에 관해 브리핑하고 있다.
 김병민 미래통합당 정강정책개정특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10대 정책에 관해 브리핑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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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 도입, 경제민주화, 국회의원 4연임 제한, TV수신료 폐지.

미래통합당 정강정책특별위원회(위원장 김병민, 아래 특위)가 13일 공개한 10대 기본정책 초안의 세부내용 중 일부다. 사실상 정권교체를 향한 통합당의 '집권플랜'이다. "뼛속까지 바꾸기 위해 (정강정책을) 바꿨다"라는 김병민 위원장의 말처럼 기존 보수정당의 정책에선 보기 힘들었던 변화도 있었다.

▲지방의회 청년 의무공천 ▲고용안전망 확보 및 산업재해 근절 ▲피선거권 연령 18세로 낮추기 ▲온실가스 배출 최소화 노력 ▲동물 생명권 보호 및 동물학대 근절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 ▲정치 등 공적 영역에서 남녀 동수 지향 등의 세부 정책 제언들이 대표적 예다. 지난 7월, 특위가 5.18 민주화운동을 강령 개정안 초안에 반영시켰던 것과 같은 기조다.

특히 기본소득은 10대 기본정책의 33개 하위 항목 중 가장 첫 순서에 배치됐다. 특위는 '누구나 누리는 선택의 기회' 정책 항목에서 "국가는 국민 개인이 기본소득을 통해 안정적이고 자유로운 삶을 영위하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다"라고 명시해 향후 기본소득 정책 도입 의지를 밝혔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2012년 총선 전 당의 전신인 새누리당 강령에 도입했던 '경제민주화' 대목도 되살렸다. "공정하고 효율적인 시장경제 질서를 수립하여 경제민주화를 구현한다"는 정책 기조 아래 ▲시장에 참여하는 모든 경제주체간 불공정 행위 엄중 처벌 ▲세금운용 현황 투명 공개 및 탈세·탈루 근절 강화 ▲상시 지출구조조정 및 '페이고(Pay-Go : 정책 입안 시 재원 확보 방안 마련)' 원칙 확립 등의 세부 방향이 제시됐다.

그동안 노동과 관련해선 주로 노동유연화 등 규제개혁을 강조하는 수준이었지만 이번엔 '노동 이슈'에 적극 대처하겠다는 모양새다. 

특위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및 차별해소를 위해 관련된 각종 제도를 재정비해 공정한 시장경제의 밑거름이 되도록 한다"라는 기조 아래 ▲직군 제도 중심의 노동정책 마련 ▲고용 안전망 강화 및 노동 유연성 확보가 병행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 등을 세부 과제로 소개했다. 아울러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안전하고 쾌적한 노동환경을 만들기 위해 현장 중심의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며 생명을 최우선 하는 사회 문화를 조성한다"라고도 명시했다.

민정수석실 폐지, 대통령 인사권 제한, TV 수신료 폐지... 누구를 겨냥했나
  
 김병민 미래통합당 정강정책개정특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10대 정책에 관해 브리핑하고 있다.
 김병민 미래통합당 정강정책개정특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10대 정책에 관해 브리핑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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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만 강조된 건 아니었다. 정치개혁 분야에선 현 정부·여당을 겨냥한 듯한 정책이 눈에 띈다.  

우선, 특위는 정치개혁 분야 기본정책 첫 하위 항목으로 "살아있는 권력을 경계하며 민주적 절차를 가장한 독재와 다수의 횡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라고 명시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3일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이라고 했던 발언과 묘하게 겹쳐지는 대목이다.

또한 이를 실현하는 방안으로 ▲대통령 임명 직위 대폭 축소 ▲정부 부처에 대응하는 예비내각 당내 구성 ▲당론투표 최소화 ▲국회의원 4선 연임 금지 등 국회의원 기득권 혁파 ▲지방의회 청년 의무공천 및 주요선거 피선거권 연령 낮추기 등을 내걸었다.

또 다른 하위 항목인 '유능한 정부 혁신'(정부 만능주의를 경계하며 정부는 개인과 시장이 공동체에 위협이 될 경우에만 개입한다) 대목에선 ▲민정수석실·인사수석실 폐지 및 대통령 비서실 권한 각 정부 부처 환원 ▲중앙정부 권한·재정의 지방자치단체 이양 ▲광역자치단체장과 교육감의 러닝메이트 제도 도입 ▲기초의회·광역의회 통폐합 등을 제시했다. 

'권력기관 개혁' 항목에선 헌법과 법률에 보장된 대통령의 인사권을 제한하는 방안이 나왔다. 특위는 "검찰과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권력기관 인사는 청와대가 아닌 국민을 대표하는 독립기구가 담당토록 하고, 권력형 비리는 그 피해가 국민 전체에 미치는 점을 고려해 공소시효를 폐지한다"고 방향을 설정했다.

이 밖에도 특위는 '언론자유를 지키는 개혁' 정책에서 ▲공영방송 등 사장에 대한 대통령 임면권 폐지 ▲TV 수신료 폐지 ▲언론에 대한 권력 개입을 중대범죄로 규정, 공소시효 폐지 등을 세부 정책 방향으로 제시했다. '모두를 위한 사법개혁' 정책에서는 ▲법관 퇴직 후 일정기간 이내 정치권 진출 금지 ▲법관의 특정 정파 찬반 활동 엄격히 금지 ▲전관예우 방지제도 도입 등을 제시했다.

최근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 하락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부동산 문제를 겨냥한 정책도 있다. 특위는 '경제민주화' 정책 분야 하위 항목 중 하나로 "국민 주거 안정-살고 싶은 곳에 충분한 주택을 공급하고 금융규제를 완화하여 누구나 노력하면 내 집 마련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한다"고 명시했다. 주택 공급 확대와 대출 완화 등을 부동산 정책의 핵심으로 삼은 셈이다. 

상당수 입법·개헌 사안인데다 사회적 논쟁도 예고

특위는 10대 기본정책을 포함한 새 정강정책에 대한 당내 의견을 향후 의원총회를 통해 수렴하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늦어도 9월 초까지 당명 개정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비대위와 상임전국위·전국위 의결을 거쳐 새 정강정책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 같은 10대 기본정책들이 당장 현실화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원내 다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인데 10대 정책의 상당수가 입법사항이라 여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경우에 따라선 위헌 가능성 등 사회적 논란도 예상된다. 예를 들어 '광역자치단체장-교육감 러닝메이트제 도입'은 통합당의 전신인 새누리당 때부터 나왔던 얘기지만 "헌법이 보장한 교육자치정신,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에 반한다"는 반박에 부딪혀 실현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현행 교육감 직선제로) 교육계의 정치과잉화가 심각하고 서울과 경기 교육감 선거의 경우 후보자가 부담해야 할 소요비용이 40여억 원이나 된다"라며 "(직선제인 현 상황에서도) 선거 때마다 선거 현수막을 통해 정치적 메시지가 난무하는 만큼 러닝메이트제를 도입해 책임정치를 구현하는 게 낫다"라고 반박했다.

국회의원 4연임 금지 방침에 대한 당 내 이견도 걸림돌이다. 헌법이 보장한 피선거권을 법률로 제한한다는 위헌 논란도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찬성 목소리도 적지 않다, 치열한 토론을 거쳐 논의가 전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주요선거 피선거권 연령 인하 등 정치개혁을 위해 필요한 사항은 통합당 등 특정정당만으론 안된다, 법제화 과정을 주도해 혁신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라고 다짐했다.

한편, 당 밖에선 기본소득 도입 등 10대 기본정책에 대한 통합당의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왔다.

김종철 정의당 선임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통합당은 '다주택자 종합부동산세 중과세'를 주요내용으로 하는 부동산 3법 처리 과정에서 반대 입장을 밝혔고, 보유세뿐만 아니라 양도세도 낮추자고 했다"라며 "무슨 재원으로 기본소득을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따졌다.

또 "산업재해 근절에 대해 의지가 있다면 정의당이 발의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동의하기 바란다"라면서 "통합당이 변화의 진정성을 인정받으려면 오늘 발표한 정강정책 개정안을 현실화하기 위해 어떤 후속 조치를 할 것인지부터 밝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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