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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해 공작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이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해 공작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이 지난해 12월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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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월 8일 오후 7시, 경기도 수원시 삼성전자 본사 R4빌딩에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2부 검사와 수사관들이 들이닥쳤다. 이들은 33층 법무실에서 김아무개 부사장, 윤아무개 상무에게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했다.

영장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을 통해 삼성전자로부터 뇌물(다스 미국 소송비 대납)을 받은 혐의에 대한 구체적 증거를 확보할 필요성이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압수수색 장소는 해외지역총괄사업부, 법무실, 전산서버실 등이었다.

검찰 수사관은 삼성 쪽에 부서 배치표와 직원 명단을 요구했지만, 삼성은 내주지 않았다. 같은 시각, 35층 인사팀 직원 심아무개씨는 업무 서류·수첩 등을 파쇄하고 송아무개 전무의 업무용 PC에 파일 영구삭제 프로그램(WPM)을 구동했다.

그는 또한 인사팀 해외인사지원그룹에서 사용하던 PC 1대와 USB 1개를 인사팀 회의실에, 인사지원그룹에서 사용하던 PC의 하드디스크 2개와 인사기획그룹에서 사용하던 외장하드디스크 3개를 건물 지하 4층 주차장에 있는 자신의 차량 트렁크에 숨겼다.

검찰 수사관은 부서 배치표와 직원 명단을 확보하기 위해 인사팀을 찾았다가 송 전무의 업무용 PC에서 증거인멸 정황을 포착했다. 수사관은 심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고, 심씨가 숨긴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검사와 수사관들은 이 과정에서 심씨에게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하지 않았는데, 이는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해 사건의 1심과 항소심(2심) 판단을 가른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

1심과 2심 판결이 갈린 이유는...

지난 10일 서울고등법원 형사3부(재판장 배준현)의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해 사건 2심 판결을 두고 논란이 크다.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이상훈 전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이 2심에서는 무죄를 선고받은 탓이다. 또한 불법 파견도 1심과 달리 인정되지 않았다. (관련 기사 : 법원, 전 '삼성 2인자' 이상훈 전 의장에게 무죄 선고, http://omn.kr/1okeq)

이를 두고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조합이 소속된 전국금속노동조합은 "법원은 삼성의 편"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상훈 전 의장의 유무죄는 2018년 2월 8일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하지 않고 관련 자료를 압수한 것이 적법한 것인지에 대한 1심, 2심 재판부 판단에 따라 갈렸다.

1심 재판부는 검사가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하지 않은 것은 절차 위반임을 인정하면서도 압수수색으로 수집된 자료들의 증거능력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심○○는 증거인멸 행위를 하기 전에 사내 메신저를 통해 압수수색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영장에 기재된 범죄사실의 요지를 파악하고 있었다"면서 "이후 심○○에게 압수목록이 교부되었고 진행된 모든 절차에서 참여권이 보장되었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관련한 뒷받침할 대법원 판례를 인용했다.
 
"그와 같은 중하지 않은 위법을 문제 삼아 수집된 전자정보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것은 실체적 진실 규명을 통한 형사 사법 정의 실현의 이념에 어긋나는 결과를 초래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1심 판단을 물리쳤다. 재판부는 "심○○가 사내 메신저 등을 통해 검찰에서 압수수색을 하는 상황을 알게 되어 이 사건 저장매체를 자신의 차량 트렁크에 숨기고 파일 영구삭제 프로그램을 구동하는 등의 행위를 하기도 하였으나, 이러한 사정들만으로는 심○○가 압수수색의 내용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고 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면서 영장을 제시하지 아니한 위법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라고 판시했다.

결국 항소심 재판부는 당시 검찰이 압수수색으로 수집한 보고문건 등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상훈 전 의장과 이 사건의 연결고리는 끊어졌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 배준현 재판장은 10일 선고공판에서 "보고문건의 증거능력이 인정됐다면 원심(1심)이 상당부분 유지됐을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피고인의 항소를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하게 되지만 무죄를 선고하는 이유가 결코 피고인에게 이러한 공모 가담이 없었기 때문에 무죄를 선고하는 것이 아님을 명심하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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