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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가  9월 3일부터 지상파 방송 사상 최초로 메인뉴스인 9시 뉴스에서도 수어 통역을 제공한다.
 KBS가 9월 3일부터 지상파 방송 사상 최초로 메인뉴스인 9시 뉴스에서도 수어 통역을 제공한다.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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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3일부터 KBS가 메인 뉴스 <뉴스9>에서 수어 통역을 시작한다. 무척 반가웠다. 그동안 낮 뉴스와 뉴스 특보에만 한정적으로 수어 통역을 제공한 KBS의 이번 변화는 곧 청각장애인의 정보 접근권이 한층 더 가까워지기 시작했다는 '신호탄'이다.

2019년 4월 4일에 발생한 강원도 산불 사태 당시 방송사는 수어 통역 화면을 제공하지 않아 많은 청각장애인의 걱정을 키웠다. (관련 기사: 속초 산불 때, 장애인들이 어떻게 대피했는지 아십니까? http://omn.kr/1iu4n)

강원도 지역 장애인단체의 노력으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비장애인보다 한발 늦게 전달받은 탓에 청각장애인들이 느낀 두려움은 매우 컸을 것이다. 그러나 이를 보상해줄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어 있지 않았다. 산불로 전소된 속초농아인 교회도 마찬가지이다.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언론개혁시민연대 등 장애인·언론·인권 단체들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저동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지난 4일 강원도 산불 재난 방송에서 수어 통역과 화면 해설 등이 제공 안 돼 차별 받았다며 시정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언론개혁시민연대 등 장애인·언론·인권 단체들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저동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지난 2019년 4월 4일 강원도 산불 재난 방송에서 수어 통역과 화면 해설 등이 제공 안 돼 차별 받았다며 시정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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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 9일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은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강원도 산불 재난방송 및 수어통역 화면해설 등 미제공 차별진정 기자회견'을 갖고 SBS·KBS·MBC 등 방송 3사와 행정안전부, 방송통신위원회에 대해 장애인차별 진정을 제기했다.

이들 단체의 입장은 이렇다. 재난방송에서 수어 통역, 화면해설, 자막방송 의무실시 지침이 필요하다는 것. 당시 김주현 장애벽허물기 대표는 "강원도 산불과 관련한 재난방송에서 장애인에 대한 정보제공이 또 도마 위에 올랐다. 방송사들은 국민의 생명은 소중히 여기면서 장애인의 생명은 소중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며 "방송사들이 수어통역과 화면해설을 제공하지 않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인권위에) 진정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관련 기사: 강원도 산불에 두 번 놀란 장애인들... 재난방송 '빨간불' http://omn.kr/1igqa)

재난을 다룬 뉴스와 방송에서 청각장애인이 느끼는 소외감은 배로 크다. 우리 주변에 재난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가를 걱정해야 하는 현실 앞에서 허점이 보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공영방송에서 방영하는 뉴스를 챙겨본다. 수어 통역 화면과 자막이 동시에 나오는 뉴스가 있는 반면에 정말 작은 화면 비율의 수어 통역 화면도 있다. 30대의 필자와 달리 고령층의 청각장애 어르신을 생각했을 때 그들이 봐야 할 작은 화면에 답답함이 밀려왔다.

요즘은 코로나19 현황과 비 피해 관련 긴급문자가 스마트폰을 통해 전달되고 있다. 긴급재난방송 안내를 제때 받을 수 있는 건 불행 중 다행이다. 그러나 신속한 정보 전달에 앞장서고 있는 공영방송이 수어 통역 화면을 제공해야 할 의무는 따로 있다. 장애인의 생명도 똑같이 소중하다는 것이다. 어떤 재난과 맞닥뜨렸을 때 TV를 틀어 뉴스부터 확인하는 우리의 본능 앞에서 무너지지 않도록 청각장애인의 속사정을 다시금 바라봐주기 바란다.

이번 KBS <뉴스9>에 수어 통역이 제공되어 기쁘지만,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재난정보를 장애인에게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맞춤형 재난 대응 매뉴얼'이 필요하다. 이번 폭우로 피해를 본 일부 청각장애인은 어디에 어떻게 도움을 요청해야 할지 제대로 알지 못해 허둥대고 있다. 간신히 연락이 닿은 수어 통역사를 통해 간접 도움을 받고 있을 것 같다.

필자는 벌써 재난이 두렵다. 현재 발생하는 재난 상황을 충분히 가늠할 수 있는 데 한계가 있고 산불이나 지진, 호우가 발생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보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지만, 이러한 상황에 익숙해져 버린 이유는 정부 차원의 시스템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어서다.

재난 시 공영 방송사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청각장애인들의 정보 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해 수어 통역과 자막 송출 등 편의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이번 KBS의 새로운 시작을 적극 환영하면서도, 장애인의 안전권 보장을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하며 어떤 방안이 좋을지 모색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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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농아인협회 미디어접근지원센터에서 농인(=청각장애인)을 위한 보이는 뉴스를 제작하며, 틈날 때마다 글을 쓴다. 유튜브 ‘달콤살벌 농인부부’ 채널 운영, 다수 매체 인터뷰 출연 등 농인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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