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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1. 5. 16. 시청광장에 나타난 선글라스를 낀 박정희 소장(가운데, 왼쪽 박종규 전 경호실장, 오른쪽 후 차지철 경호실장)
 1961. 5. 16. 시청광장에 나타난 선글라스를 낀 박정희 소장(가운데, 왼쪽 박종규 전 경호실장, 오른쪽 후 차지철 경호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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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9년 7월 31일 조봉암이 간첩 혐의로 처형되었다. 민주당 신익희 후보가 선거 기간 중 급서한 상황에서 진행된 1956년 5월 15일 대선 때 조봉암은 30%를 득표함으로써 이승만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했었다.

2007년 9월 27일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조봉암 사건을 이승만 정권의 반인권적 정치탄압으로 결론짓고, 유가족에 대한 국가 차원의 사과와 독립유공자 인정, 판결에 대한 재심 등을 권고하였다. 조봉암 사후 52년 지난 2011년 1월 20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조봉암의 국가 변란과 간첩 혐의에 대해 전원 일치로 무죄 판결을 내렸다.

조봉암 처형, 김대중 납치

1973년 8월 8일 일본 도쿄에 머물고 있던 야당 지도자 김대중이 중앙정보부(현 안기부) 요원들에게 납치되었다. 김대중은 동해에 수장(水葬)되기 직전 극적으로 구출되어 사건 발생 129시간 만인 8월 13일 밤 10시 집으로 돌려보내졌다.

김대중 피랍은 조봉암 간첩 누명과 성격상 발생 요인이 같은 사건이었다. 1971년 대통령 선거에서 김대중을 불과 95만 표 차이로 간신히 누른 박정희는 그를 최대의 정적으로 간주해 왔었다. 대선 이후 김대중은 박정희의 유신 체제에 반대하여 줄곧 민주화 운동을 펼쳤다.

박정희는 유신 체제를 강행하면서 "이번 비상조치는 결코 한낱 정권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국권을 수호하고 사상과 이념을 초월한 성실한 대화를 통해 전쟁 재발의 위험을 미연에 막고, 나아가서는 5천만 민족의 영광스러운 통일과 중흥을 이룩하려는, 실로 우리 민족의 운명과도 직결되는 불가피한 조치"라고 선포했다. 그러나 유신은 박정희의 말과는 달리 자신의 영구 집권을 달성하기 위해 감행한 반민주적 체제였다.

1인의 영구집권을 도모한 10월유신

유신 체제의 문제는 크게 두 가지였다. 첫째, 권력을 대통령 한 사람에게 전적으로 집중시켜 독재가 가능하게 만들었다. 대통령을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간접 선거로 뽑도록 했고, 그 대통령에게 국회 해산권과 긴급조치권도 부여했다. 게다가 국회의원의 3분의 1을 임명하는 권한까지 주었다. 대통령 1인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되도록 강구한 강고한 독재 체제의 구축이었다.

둘째, 엄밀한 의미에서 유신 체제는 독재도 아니었다. '법을 명령하다'라는 뜻의 dictum 또는 edictum가 독재를 의미하는 dictatorship으로 변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유신 체제가 대통령에게 국회 해산권, 긴급조치권, 국회의원 1/3 임명권을 준 것은 법을 명령할 수 있는 독재를 허용한 조치였다. 하지만 유신 체제는 6년 임기의 대통령을 죽을 때까지 종신 역임할 수 있게 함으로써 박정희의 영구 집권을 도모했다. 그런 점에서 유신 체제는 이미 독재(獨裁)가 아니라 전제(專制)였다.

이는 독재란 용어가 고대 로마공화국 시대의 임시 관직 '독재관(dictator)'에서 왔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더욱 분명해진다. 원로원의 요청을 받아 총통이 임명한 독재관은 전쟁이나 내란 등 비상사태의 극복을 위해 8개월 시한부로 특권 행사권을 부여받은 관리였다. 독재관은 문제를 잘 해결한 뒤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을 빨리 반납할수록 높은 명예를 얻었다.

그런데 1차 세계대전 이후 등장한 세계 각국의 독재 체제는 '잠시성'이 아니라 '항구성'을 추구했다. '천년 왕국(millennium)'을 꿈꾼 전제 지향이었다. 유신 체제 또한 영구집권을 도모했다는 점에서 마찬가지였다. 유신 체제는 독재와도 성격이 전혀 다른 전제였던 것이다.

사람이 권력 획득에 골몰하는 까닭

권력이란 무엇이며, 사람이 권력을 추구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마키버(R.M.Mac Iver)는 "권력은 다른 사람의 행동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했다. 이극찬은 "권력은 다른 사람을 복종시킬 수 있는 힘"이라고 했다. 권력은 다른 사람보다 높은 지위를 얻어 자아우월의 욕망을 달성하려는 수단인 것이다.

홉스(T. Hobbes)는 인간은 '자기보존 본능'과 '예견 능력'을 가진 존재인 까닭에 '오직 죽음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소멸되는 권력추구욕, 즉 끊임없이 권력을 추구하려는 영구적인 욕구'를 가지게 된다고 했다. 인간이 지금보다 더욱 큰 권력을 추구하는 것은 현재의 권력에 만족하지 못해서도 아니고, 더 즐거운 기쁨을 얻기 위해서도 아니며, 지금보다 더 큰 권력을 획득하지 않으면 지금의 지위조차도 잃게 될 것을 우려하는 자기보존 본능과 예견 작용이라는 뜻이다.

그 과정에서 권력추구형 인간은 자신이 항상 남들을 지배해야 한다는 강자(强者)의식에 사로잡힌 새디즘(sadism)적 경향의 새디스트(sadist)와, 강자에게는 한없이 비굴하고 약자에게는 끝없이 야비한 '새도·매저키즘(sado -masochism)적 인간'으로 나뉜다.

김대중을 동해에 수장하라고 명령한 자는 철저한 새디스트이다. 김대중을 납치해 바다에 집어넣는 작전을 수행한 중앙정보부 사람들은 새도·매저키즘적 인간이다. 누가 더 나쁜가? 똑 같이 나쁘다. 자기에게 주어진 권한만큼 나쁜 짓을 했으니 각자 자신이 저지를 수 있는 최악의 행위를 모두 감행했다.

'생계형 범죄'는 용서받을 수 있는 행위인가

다만 '생계형 범죄'라는 표현은 일면 수긍할 만하다. 흔히 말하는 "먹고 살기 위해 친일을 했으니 인간적으로 용서해주자"식의 너그러움도 있을 수 있는 인식이다. 긍정적으로 보면 남의 잘못을 따뜻하게 감싸 안으려는 인간주의의 발로로 인정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인식은 독립운동가만이 가질 수 있는 온정주의다. 잘못을 저지른 본인이 "먹고 살기 위해 친일했는데 뭐가 문제냐?"식으로 강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영화 <밀양>에서처럼 살인자가 교회에 다녀온 후 "하나님으로부터 용서받았다"고 떠벌이는 것도 옳지 않다.

루소는 "인간은 본래 자유로운 몸으로 이 세상에 태어났지만 항상 쇠사슬에 얽매여 있다"고 했다. 그 쇠사슬이 정치권력이기도 한 것은 인간세계의 현실이지만 비양심적 자기변명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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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한인애국단><의열단><대한광복회><딸아, 울지 마라><백령도> 등과 역사기행서 <전국 임진왜란 유적 답사여행 총서(전 10권)>, <대구 독립운동유적 100곳 답사여행(2019 대구시 선정 '올해의 책')>, <삼국사기로 떠나는 경주여행>,<김유신과 떠나는 삼국여행> 등을 저술했고, 대구시 교육위원, 중고교 교사와 대학강사로 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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