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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길리서치 홍형식 소장이 경주 양남면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맥스터 건설 추가 건설에 대한 여론조사 통계표를 보여주며 최근 공정선 논란이 불거진 데 대해 일축했다.
 한길 리서치 홍형식 소장이 경주 양남면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맥스터 건설 추가 건설 여론조사 통계표를 보여주며 최근 불거진 공정성 논란을 일축했다.
ⓒ 정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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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론조사가 발표되면 갈등이 해소되어야 한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능률협회의 조사가 발표된 후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그렇다면, 공론조사 본연의 취지에 어긋나는 것이다."

여론조사기관 '한길 리서치' 홍형식 소장이 경주 월성 사용후핵연료(고준위 핵폐기물)의 임시저장시설(맥스터, 조밀건식저장시설) 추가 건설 여부를 물은 공론조사 결과를 평가한 말이다.

사용후핵연료 처리 방안에 대한 여론 수렴 과정이 파열음을 내고 있다. 지난해 5월 산업통상자원부(아래 산업부)가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아래 재검토위)를 꾸렸지만, 위원들이 활동 방향에 대한 이견과 위원회 구성의 공정성 문제를 들어 잇따라 사퇴하면서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최근 재검토위가 발표한 공론조사를 두고 조작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지역 주민 간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고 있다.

갈등의 폭도 넓어졌다. 공론조사 조작 의혹은 새로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아래 능률협회)과 '한길 리서치'가 각각 실시한 공론조사와 여론조사에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다. 두 회사 모두 경주 양남면 지역주민들을 상대로 맥스터 추가 건설 여부를 물은 조사 결과를 내놨는데 그 내용이 판이해 '어떤 회사의 여론조사가 공정한 것이냐'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맥스터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한길 리서치의 여론조사가 능률협회의 공론조사보다 앞서 실시된 점을 내세워 "(공론조사에 참여한) 시민참여단이 맥스터 건설 찬성 주민들 위주로 편성됐다"라며 능률협회 공론조사에 대한 조작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관련 기사 : "민주주의 유린, 핵폐기물 처리 방안 여론 수렴 다시해야")

반면,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능률협회 공론조사 조작 의혹을 일축했다. 성 장관은 "이해관계자가 모두 참여해서 건의하고 합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전문기관(능률협회)이 원칙과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진행했다"라며 "한길 리서치가 했다는 표본조사가 재검토위 표본조사와 어떻게 다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라고 맞서고 있다.

이에 한길 리서치는 성윤모 장관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제3자 검증'을 제안했다. 사용후핵연료 처리 방안을 둘러싼 갈등이 새로운 갈등으로 이어지면서 외연을 확장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관련 기사 : 한길 리서치, '여론조사 공정성' 발언한 성윤모 장관에 "제3자 검증 제안")

지난 4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 카페에서 갈등의 중심에 선 한길 리서치의 홍형식 소장을 만났다. 그는 자신을 "한길 리서치가 경주 양남면 지역주민들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의 총괄 책임을 맡은 이"라고 설명했다. 홍형식 소장은 한길 리서치와 능률협회가 모두 조사자료를 공개하고 제3자 검증을 통해 시시비비를 가리자고 다시 한번 제안했다. 다음은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공론조사, 찬반 비율 반영 안 했다면 투명성 확보 어려워" 
 
 30일, 시민단체가 사용후핵연료(고준위폐기물) 처리 방안에 대한 여론 수렴(공론화)을 문제 삼으며, 재검토를 정부에 촉구했다.
 지난 7월 30일, 시민단체가 사용후핵연료(고준위폐기물) 처리 방안에 대한 여론 수렴(공론화)을 문제 삼으며 재검토를 정부에 촉구했다.
ⓒ 정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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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자 검증을 제안했다. 산업부 쪽에서 공식적으로 연락 온 내용이 있나.
"연락 없었다."

- 왜 한길 리서치 조사와 능률협회 공론조사의 차이가 크게 발생한 것인가.
"표본오차범위를 벗어나서 그렇다. 우리(한길 리서치)가 양남면 주민들을 891명 대상으로 한 주민조사 결과 55.8%가 (맥스터 추가 건설에) 반대했다. 그런데 능률협회가 공개한 시민참여단(145명) 구성을 살펴보면, 양남면 참여자 39명 중 반대가 1명(2.6%)만이 포함되었다. 이러한 차이는 시민참여단 구성 이전의 사전 조사 샘플수를 감안하면 표본오차범위(약 ±3%대)를 훨씬 뛰어넘었다. 그래서 (맥스터 건설에 반대하는) 지역주민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으로 안다."

- 조사방식이 달라서 발생하는 문제는 아닌가?
"조사 방식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진다면 그건 의미 없는 조사다. 조사는 사회과학이다. 다른 조사 방식을 취하더라도 과학적 방법이라면 오차범위 내에서 비슷한 결과가 나와야 한다. 가령, 자로 길이를 잰다고 해보자. 어떤 재질로 만든 자라도 비슷한 길이가 나와야 한다. A로 만든 자와 B로 만든 자의 길이가 각각 다르다면, 또한 A로 만든 자라도 연구자에 따라 각각 다르다면 결과는 신뢰성을 얻지 못한다.

여론조사도 마찬가지다. 다른 조사방법을 사용하더라도 비슷한 결과가 나와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회 조사를 과학이라 한다. 또, 이러한 과학은 자신이 수행한 조사에 대해 제 3자가 검증을 받아들이는 조사연구윤리도 함께 지켜야 한다. 이런 특징을 과학의 검증가능성이라 한다. (조사 결과가 다르다면) 어떤 조사가 문제가 있는지 검증하면 된다."

- 성윤모 장관은 한길 리서치 조사에 의문을 표시했다. 조사에서 어떻게 공정성을 확보했나?
"여론조사는 오차와의 전쟁이다. 정확한 조사를 위해서는 대표성 있는 표본을 대상으로 조사전문가가 철저하게 관리를 해서 조사를 해야 한다. 즉, 조사용어로 하면 무작위 표집으로 표집오차를 줄이고 신뢰도와 타당도가 검증된 설문지를 만들어 전문조사원이 조사해서 비표집오차를 최소화해야 한다.

우리(한길 리서치)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이다. 이번 양남면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맥스터 추가 건설 조사를 할 때 논란을 예상하고 조사를 했다. 그래서 표집 방법에서도 양남면 전화번호부를 이용해 4회에 걸쳐 가구별 주민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했다. 그렇게 해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그렇다고 한길 조사가 옳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우리(한길 리서치) 조사도 역시 검증을 받아야 한다."

- 능률협회는 직업과 연령 등을 고려해 여론조사를 했다고 한다. 공론조사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공론조사 시민참여단 구성에 관한 질문인 것 같다. 시민참여단 구성을 할 때, (안건을 놓고 주민들의 의견이) 찬반으로 대립하지 않는 경우는 성별과 연령, 지역 등을 고려해 구성한다. 반면, 찬반이 대립한다면 찬반 비율을 반영해야 한다. 그래서 시민참여단을 구성하기 이전에 사전 표본조사를 해서 찬반 비율을 조사한다.

성별과 연령, 지역만 고려해 구성한 것을 1상 표집, 찬반 비율까지 반영한 조사를 2상 표집이라고 한다. 능률협회 조사가 2상 표집을 반영하지 않았다면, 객관성과 투명성을 확보했다고 보기 어려울 수도 있다. 시민참여단 구성시 지역, 성, 연령을 반영한 후 무작위 추첨을 했다고 하는데, 그것만으로는 2상 표집의 찬반 비율이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알 수 없다.

또한, 아직 찬반의 기준이 되는 표본 모집단 3000명에 대한 사전 조사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어 '맞다 틀리다'라고 할 수 없다. 지금까지 나온 이야기로 본다면 어디 까지나 추정일 뿐이다."

"한길 리서치·능률협회 조사자료 공개하고 제3자 검증하자"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3일 오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일본 수출규제 강화조치 현황 및 대응방안에 관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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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거 여론조사는 심의위원회에서 검증하는데 일반적인 조사는 어떻게 공정성 확보하나.
"객관성과 투명성이다. 언론에 여론조사 보도준칙이라는 게 있지 않나. 그 준칙에 따라 조사의 경위와 개요 등을 공개하고 있다."

- 공론조사의 공정성 확보도 마찬가지인가?
"공론조사는 일반 여론조사와 다르다. 반드시 구성해야 하는 게 있다. 바로 공론조사의 공정성을 검증할 중립적인 전문가 집단을 구성하는 것이다. 가령, 건물을 건설한다고 치면 건설사가 있을 테고 감리사가 있을 것이다. 중립적인 전문가 집단은 감리사에 해당한다. 이 집단은 조사와 관련된 교수나 오랫동안 조사를 해온 전문가들이다. 능률협회의 조사를 이런 전문가 집단이 검증했는지는 자료 공개를 하고 있지 않으니 잘 모르겠다."

- 능률협회 조사 결과를 보면 찬반 질문 앞에 몇 개의 지문이 등장한다. 시민참여단은 공론화 과정에 참여한 사람들인데 보충 설명을 하고 있는 것이다. 공론조사도 보충 설명을 하는가?
"사족이라고 생각한다. (시민참여단은) 충분히 주제를 인지한 사람들이고, 참여자는 숙의 토론까지 한 사람들인데, 보충 설명을 왜 했는지 모르겠다. 충분히 오해를 살 수 있는 부분이다. 찬성이든 반대든 어느 쪽으로 든 유불리 하게 작용할 수 있다. 보충 설명은 해당 사안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의견을 물을 때 하는 것이다. 그것도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잘 안 한다."

- 제3자 검증 제안 등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는 이유가 무엇인가?
"(회사의) 신뢰성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MBC 보도에 의하면 성윤모 장관이 능률협회 조사는 공정성을 확보했고, '한길 리서치가 했다는 표본조사가 재검토위 표본조사(능률협회 조사)와 어떻게 다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 말은 우리(한길 리서치) 조사의 객관성과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조사기관은 신뢰성을 먹고 산다. 그런 발언이 비즈니스에 굉장히 큰 타격을 준다. (성윤모 장관은) 왜 폭탄을 우리한테 돌리는지 모르겠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공론조사는 국민들 또는 지역 주민들이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를 충분히 토의해서 합의에 이르게 하는 프로세스다. 그러므로 조사가 발표되면 갈등이 해소되어야 한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능률협회의 조사가 발표된 후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그렇다면, 공론조사 본연의 취지에 어긋나는 것이다. 이런 경우 빨리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은 투명성과 공정성, 객관성에 대한 의혹을 해소하는 것이다.

그래서 한길 리서치와 함께 능률협회의 조사자료도 공개하고 제3자 검증을 하자는 거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갈등 해소에서 공론조사를 활용할 수 없게 된다. 이대로 그냥 유야 무야 넘어간다면 국민들이 공론조사를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냐. 사회적으로도 갈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잃는 굉장한 손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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