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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이다.
▲ 표지 책 표지이다.
ⓒ 마더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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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남매를 키우는 13년차 중등교사가 3년 동안 6천 2백 권의 책을 자식들과 함께 완독했다. 이후 그가 슬기롭게 책 읽기 육아 비결을 알리는 책을 출판했다.

초등학교 2학년 딸과 1학년 아들을 둔 교사맘 최애리 작가가 펴낸 <캐리어 책육아>(마더북스, 2020년 6월)는 책을 거절하는 아이를 독서광으로 만든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고나 할까. 

그는 도서관이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기에 최적의 장소라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사교육비에 대한 부담도 덜고 육아로 인한 우울감을 극복하는데도 도서관이 최적의 장소라고 강조한다.

그는 우연히 딸 아이가 유치원에서 가져온 책읽기 숙제가 계기가 돼 본격적인 책 육아의 길을 선택했다고 서문을 통해 밝히고 있다.
 
주말마다 세 아이를 데리고 도서관을 다니면서 독박유아에서 독점유아로 육아생활의 반전을 경험했다. 3년 동안 6천 2백 권의 책을 읽으며 한글은 기본이고 영어 챕터북도 제법 읽게 되는 아이들의 변화를 직접 보았다. 비싼 전집이 없어도 도서관을 활용해 충분히 책유아가 가능함을 몸소 경험했다. (서문 중에서)
 
그가 처음에 도서관을 간 이유는 어린 아이에게 그림책을 빌려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50권을 담기 위해 에코백, 쇼핑백 등을 챙겼고, 아이들의 손을 잡고 집에서 가장 가까운 도서관으로 향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몇 번의 책을 빌리다보니 힘들기도 했다. 세 아이를 데리고 50권의 책을 빌려 쇼핑백과 에코백 등에 넣어 다닌다는 것 자체가 체력의 한계를 시험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을 재미있게 보는 아이들을 보니 그만 둘 수 없었다. 결혼 전, 들고 다니던 바퀴 두개 달린 18인치 여행 캐리어를 꺼내 도서관에서 책을 가져오기 시작했다. 워낙 오래된 캐리어라서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자 바퀴가 부서졌다. 그 길로 아울렛에 가 바퀴 네 개 달린 여행용 캐리어를 사 50권의 책을 담고 도서관에서 집으로 향했다.

빌 게이츠는 어린 시절을 회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로 동네 도서관을 꼽았다. 한 마디로 '나를 키운 것은 동네도서관이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대부분의 부모들이 한글을 떼면 당장이라도 두꺼운 책도 혼자 읽기를 바란다. 하지만 이는 성급한 일이다. 이제 막 한글을 배웠다는 것은 기호를 익힌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다는 건 단순히 기호를 읽는 것이 아니라 문장에 담긴 의미를 읽어내는 일이다. 본격적으로 소리 내어 읽으면서 문장의 의미를 이해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듣기 능력이 좋은 아이가 읽기 능력도 좋다. 읽기 능력이 키워지기 전에 생기는 것이 듣기 능력이다. 부모가 옆에서 책을 읽어주면 아이는 그림을 보지만, 자기만의 이미지를 상상한다. 책을 읽어주면 당연히 아이의 상상력도 풍부해진다.(본문 중에서)
 
가족끼리 가장 바람직한 의사소통의 중요한 요소가 '경청'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바로 높은 수준의 듣기 능력이라고 할 수 있는 '공감적 듣기 능력'이기 때문이다. 빨리 읽기로 독립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책을 읽어주는 엄마의 목소리를 들으며 정서적 사랑과 공감적 듣기 능력까지 쌓을 수 있다면 읽기 독립쯤이야 조금 느려도 크게 상관이 없다.

그럼 아이에게 어울리는 몰입독서 비결은 뭘까. 몰입이란 주위의 모든 잡념, 방해물들을 차단하고 원하는 어느 한곳에 자신의 모든 정신을 집중시키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목표가 있을 것 ▲피드백이 있을 것 ▲ 과제와 능력이 균형을 이룰 것 세 가지 요건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특히 저자는 아이들이 스스로 책을 읽게 하기 위해서는 남녀 아이의 뇌의 특성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남성의 뇌에서는 세로토닌이 덜 분비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여성보다 더 충동적이고 산만하다. 뇌의 특성상으로도 훈련이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여자 아이에 비해 한자리에 앉아서 차분히 책을 읽는다는 것이 당연히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런 아이들의 뇌를 이해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남자 아이에게 산만하다고 잔소리를 하면 안 된다. 책을 한권 보든 절반만 보든 칭찬해주고 차라리 다시 책을 찾아주길 기다려줘야 한다. (본문 중에서)
 
슬기로운 책육아 5가지 비결로 ▲도서관 독서 통장으로 꿈을 저금하다 ▲몰입데이-몰입독서도 적절한 시간과 장소가 중요하다 ▲저렴하고 잘 먹히는 엄마표 칭찬 당근을 준비하자 ▲한글 떼기 집착은 NO, 책에 친숙해지는 경험만으로 충분하다 ▲가성비 짱, 유튜브 제대로 활용하자 등을 들었다.

또한 책을 거절하는 아이를 독서광으로 만드는 비법으로 ▲딸과 아들, 독서 성향과 취향의 차이를 인정하기 ▲실컷 놀아야 책도 읽는다, 동네 놀이터 재발견하기 ▲책도 장난감처럼 몸으로 가지고 놀기 ▲혼자만의 작은 도서 아지트 만들어 주기 ▲독서대, 빈백, 타이머, 북카드, 캐리어 등 독서환경 조성하기 등 5가지를 제시했다.

저자는 책을 읽어주는 시간이 아이와 소통하고 아이를 사랑하는 시간임을 깨닫고, 오늘도 삼남매와 함께 캐리어를 끌고 도서관을 오르내리며 즐겁게 책읽기를 하고 있다.

<캐리어 책육아>를 쓴 중등교사 최애리 작가는 2018년 한국도서관협회 '책 읽는 가족상'을 수상했다.

태그:#캐리어 책유아 최애리, #3년 6천2백권 완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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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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