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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
ⓒ 국회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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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6시 42분,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이 이어지던 국회 본회의장이 시끌벅적해졌다. 미래통합당 쪽에서 "대정부질문인데 뭐하는 거냐", "그만하세요"라며 소리치기 시작했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때문이었다.

그는 "통합당 의원들께서 문재인 정부가 독재를 행하고 있다, 국회를 장악했다는 발언했는데 동의할 수 없다"며 "이런 주장을 하기 전에, 통합당이 지난 두 달 동안 어떤 모습을 보였는지 한 번 되돌아보길 바란다"고 입을 열었다. 야당 의원들의 고성은 점점 거세졌다. 하지만 이 의원은 "오늘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나온 말씀에 반박하는 내용"이라며 4분 30초 동안 꿋꿋하게 발언을 이어갔다.  

이날 밤 이소영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국민께 아름답지 않은 국회의 모습을 보여드리게 된 점 송구하다"고 했다. 하지만 "통합당의 무리하고도 무례한 억측을 묵과하고 지나갈 수 없었다"며 "대정부질문에서 국민이 선출한 합법적 민주정부에 대해 '독재' 운운하는 것이 허용된다면, 그것을 바로잡는 것 역시 허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24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통합당 항의가) 짐작보다는 좀 컸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무리하고 과도한 말씀에는 누구라도 지적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단호한 태도를 유지했다. 다음은 그와 나눈 대화를 정리한 내용이다.

"억측에, 국무위원 모욕 주는 통합당... 지나쳤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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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통합당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정부의 국정운영을 점검하는 대정부질문임에도 통합당 이야기를 꺼낸 이유가 궁금하다.
"그 상황만 보면 제가 갑자기 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전날(22일) 대정부질문부터 쭉 흐름이 있었다. (통합당이) 초지일관하게, 억측에 가까운 주장들을 해왔다. 어제만해도 첫 질의자부터 군부독재 등을 얘기하고, 제 순서 직전에도 (야당 쪽에서) 국무위원을 세워놓고 굉장히 모욕을 주는 방식으로... 계속 그렇게 하는데, 무리하고 과도한 말씀에는 누구라도 지적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 통합당 반응은 예상했을 텐데.
"네, 짐작보다는 좀 컸던 것 같다."

- 원내부대표로서 지난 두 달 간 국회 상황을 겪으며 느낀 소회가 담긴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랬죠. 민주당은 국토교통위를 포함해 다들 '알짜 상임위'라고 하는 7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몇 번 제안했고, 지금도 통합당이 원하면 넘겨주겠다는 입장이다. 그걸 의도적으로 받아가지 않으면서 '17개 상임위 독재'라고 (통합당이) 하는 것 자체가 사실 참 듣기 어려운 주장이다. 그런 부분을 명확하게 지적하고 싶었다.

특히 그날 추미애 법무부 장관 탄핵소추안 표결이 있었는데, 발의 이유가 (추 장관이) 검찰총장의 독립성을 해쳤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지난 21일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과 비교해보면, (통합당의 모습은) 검찰의 독립성은 중요하다면서 법원의 독립성은 무시하는 처사로 보인다"

- 김명수 대법원장 등을 직접 언급한 부분 때문인가.
"그렇다. 또 구체적 사건을 언급했고, 어떻게 판결했다면서 실명에 어디 출신이라고... 신상을 공격하는 건 너무 지나치고 사건에 대한 압박으로 볼 수 있다."

- 다만 대정부질문이다보니 사회를 맡은 김상희 부의장도 우려를 표했다. 페이스북 글은 그런 지적을 받아들인다는 뜻인가.
"네. (그래서) 어젯밤에 올렸다."

"현 정부가 독재정부? 국민에게도 좋은 방식 아냐"

- 여야가 각을 세워야 할 때도 있지만, 사실 지금 국회가 협치가 안 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여당에서도 고민이 많지 않은가. 야당과 어떻게 관계를 풀어나가야 할까.
"당연히 여야가 함께 국회를 운영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여당 혼자 국회를 운영하는 건 바람직하지도 않고, 가능하지도 않다. 통합당뿐만 아니라 다른 야당도 같이 해야 하죠. 

하지만 (통합당이) 계속 '현 정부 = 독재 정부' 이러는 건, 대화하지 않겠다는 태도다. 독재 정부하고 국정을 논의할 수 있는가? 그런 주장 자체가 여당하고는 대화도, 타협도, 협치도 없다고 표명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한테 좋은 일이 아니다. 여야가 서로를 척결의 대상으로 규정하며 양극단으로 달리는 것은 국민들에게 좋은 정치로 발현될 것 같지 않다. 야당에서도 신경 쓰길 바란다."

- 환경전문가로 당에 들어왔고, 최근 같은 당 이해식 의원과 폭염피해예방 3법을 발의했는데 이번 일이 화제라 좀 얼떨떨할 것 같다.
"제가 사실 기후위기를 막아야 하는데... 이번 장마가 끝나면 굉장히 더워질 거라고 하는데, 임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법안 발의가) 좀 늦었다. 그래도 정부가 미리 준비해서 5월에 폭염대책을 내놨다. 폭염은 매년 여름마다 오는 문제다. 어쨌든 이번에 화두를 꺼냈으니까 내년 여름에는 좀더 단단하게 준비할 수 있겠죠."

태그:#이소영,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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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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