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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대 전경
 전남대 전경
ⓒ 박엘리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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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미달로 유급 제적된 학생이 재입학할 수 없게 한 전남대학교의 학칙을 바꿔야 한다는 청원이 제기됐다. 전두환 군사 정권의 잔재인 데다 거점 국립대 10곳 중 유일하게 전남대만 유급 제적생에게 재도전 기회를 주지 않아 불공정하다는 이유에서다.

2006년 전남대에서 유급 제적된 A씨(의대 01학번) 외 7명은 이같은 내용의 청원서를 지난 9일 대학 측에 냈다. 이 청원에는 같은 대학 의대를 졸업한 이용빈 의원(광주 광산구갑)과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인 김성주 의원(전북 전주시병), 강용주 전 광주트라우마센터장 등도 참여했다.

유급은 학교가 정한 기준 성적에 미달된 학생의 다음 학년 진급을 불허하고 해당년도의 수업을 처음부터 다시 듣게 하는 제도다. 전남대의 경우 의대와 수의대에 유급제도가 있으며, 유급을 2번 받으면 '유급제적'돼 학교를 다닐 수 없다.  

전국 거점국립대 중 전남대만 '유급제적 재입학 불허'

성적으로 제적된 학생의 재입학을 불허하는 학칙은 전두환 정권 시절 때 도입됐다.

1980년 9월 당시 이규호 문교부(현 교육부) 장관은 '학과별 최소졸업정원제' 시행 계획을 발표했다. 신입생을 졸업 정원보다 30%가량 더 많이 뽑되, 학기 말마다 일정 비율을 강제로 제적시켜 졸업 정원을 맞춘다는 내용이었다. 이때 학점 불량으로 제적된 학생의 재입학을 불허하는 학칙 또한 일제히 신설됐다. 

학내 성적 경쟁을 부추겨 학생운동을 위축시키려던 전두환 정권의 묘책이었지만 여러 부작용으로 결국 1988년 입학정원제 도입과 함께 사실상 폐지했다. 

이후 국립대들은 관련 학칙 개정에 나섰다. 경북대, 부산대, 충남대, 충북대, 제주대, 강원대, 전북대, 경상대뿐만 아니라 서울대도 2018년 학사·유급 제적자의 재입학을 허가하기로 했다.

반면 전남대는 학사경고로 제적된 학생의 재입학은 허용한 반면, 유급 제적 학생을 대상에서 제외하는 조항(학칙 30조)은 그대로 뒀다. 전남대는 의학과와 수의학과에 한해 유급 제도를 운영한다. 

청원 발의자인 A씨는 "광주가 전두환으로부터 피해를 가장 많이 입었는데, 그런 장소에 있는 전남대가 전두환 정권의 잔재인 제도를 유일하게 유지하고 있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며 "다른 국립대와의 형평성 차원에서도 어긋나기 때문에 학칙 개정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전남대 학사과 측은 23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 통화에서 "청원을 접수해 현재 의견수렴 중"이라며 "개정 절차와 관련해 일정이 잡힌 건 현재로선 없다"라고 말했다. 유급 제적생의 재입학 불허 방침을 존치하는 배경과 관련해서는 "알 수 없다"고 답했다.

전남대 의대의 한 관계자는 "의과대학 규정에는 (재입학 불허 방침이) 없는데 학칙에서 명시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동안 학교 안팎에서 문제제기가 없어 (학칙이 존치된 게) 아닐까"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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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부 에디터. "쓰는 일에, 그렇게 해서 당신을 만나는 일에 나는 어느 때보다 욕심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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