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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나선 김부겸 전 의원이 17일 오전 대전시의회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관련사진보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부겸 전 의원이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직 비서를 '피해를 호소하는 고소인'이라고 지칭했다. 김 전 의원은 "나름대로 고민해서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7일 오전 대전시의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김 전 의원은 모두발언을 통해 "요즘 불미스러운 일로 우리 민주당이 많은 국민들에게 실망을 끼쳐 드렸다"며 박 전 시장 성폭력 의혹 사건을 언급한 뒤 "거듭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성추행 의혹에 대한 진실규명이 꼭 필요하다. 저희 민주당도 진실규명에는 여러 가지로 제 역할을 다하겠다"면서 "또 피해를 호소하는 고소인에 대한 위로와 연대도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면서도 고인에 대한 추모의 마음도 존중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전 시장을 고소한 피해자를 '피해를 호소하는 고소인'이라고 표현한 것. 이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피해 호소인'으로, 이낙연 의원이 '피해 고소인'으로 지칭한 것을 합쳐 놓은 표현이다.

이에 한 취재진이 '피해를 호소하는 고소인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는데, 이 용어를 가지고 논란이 있다. 어떤 표현이 적합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김 전 의원은 "그것이 정말 어렵다. 과거에 여성학자들이나 혹은 관련단체에서 언급했던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제 나름대로 고민해 표현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아직까지 확정된 용어가 없어서 제가 이렇게 표현한 것을 용서해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피해 호소 여성', '피해 호소인', '피해 호소 고소인' 등의 표현이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치부하는 시각이 담겨있다고 지적하며 '피해자'라고 표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4월 재보궐 무공천? 집권여당이 후보 안 내기는 어려워"

또한 김 전 의원은 내년 서울시장·부산시장 재보궐 선거에 민주당이 무공천해야 한다는 주장과 관련해 "서울과 부산의 유권자 수가 1000만 명이 넘는다. 보궐선거 1년 후에 대선이 치러지기 때문에 (대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정당의 설립 목적은 정권을 만들고 정권을 재창출하는 것이다. (재보궐 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는 것은) 정당의 존립의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당헌을 만든 당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작업이 있어야 한다"며 "만약 당원들이 당헌을 고쳐서라도 이 선거에 당이 정면 대응해야 한다고 하면, 당 지도부가 국민들에게 사죄하고 경과를 명료히 설명한 뒤, 그 문제에 책임있는 자세를 취하는 게 현실정치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민주당 당헌·당규는 재보궐 선거의 귀책사유가 민주당에 있는 경우 후보자를 내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는 "물론 국민들 중에서는 저희의 그런 행동이 명분을 저버린 것이라고 질타하실 수도 있고, 당 지도부는 그런 질타를 받을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권여당이 이런 중요한 선거에서, 특히 그 지역 당원들의 고민이 있을 텐데 후보를 내지 않고 넘어가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전 의원은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자리다툼으로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대전시의회 사태 관련 질문에 "언급하기가 조금 조심스럽다"면서도 "다만, 우리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들이 많이 있다 보니 당의 기강이 조금 느슨한 것 아니냐는 질책을 받는데, 아프게 받아들이겠다. 현재 이해찬 대표가 종합적인 보고를 받아서 당의 윤리기준과 기강에 대해 검토하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날 대전 지역 기자간담회에서 김 전 의원은 앞서 지난 16일 충북 기자간담회 도중 'KTX 세종역 설치' 옹호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 사과하기도 했다.

이날 김 전 의원은 "KTX 세종역을 만드는 것까지는 양해해야 한다. 세종에서 근무해보니 교통 여건에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다"며 "(세종역 설치로) KTX오송역이 제 역할을 못할 것이라는 우려는 해결 방법이 있을 것이다. 내 지역 밥그릇 뺏긴다는 오해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이같은 전날 발언을 거론한 김 전 의원은 "어제 충북도민들에게 오해가 될 수 있는 발언이 있어서 오늘 아침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며 "제가 지혜롭지 못한 표현을 해서 충북도민들께 상처를 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