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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의 문제 발언 중 핵심을 뽑아 알려드리는 '종편 뭐하니?'입니다. 

7월 15일 종편에서는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관한 대담이 이어졌는데요. 수사 결과도 나오지 않은 박 시장 피소 사실 누설 의혹에 관해 얘기하며 서울시 혹은 여성단체에서 피소 사실을 누설했다고 단정 짓는 듯한 발언이 나왔어요. 용기 내 피해를 고백했던 피해자에게 이번 사건에 대한 입장을 강요하며 2차 가해를 저지르는 일도 있었죠.

피소 사실 유출 의혹? 감정적 비판 쏟아낸 김용태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7월 15일)에서는 박 시장 피소 사실 누설 의혹에 관한 대담이 이뤄졌어요. 피소 사실 누설 의혹은 피해자 측이 7월 13일 기자회견에서 박 시장이 피소 사실을 알게 된 것을 두고 "서울시장의 지위에 있는 사람에게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증거 인멸의 기회가 주어졌다"라고 비판하면서 제기됐어요. 

7월 14~15일 보수 성향 시민단체와 변호사단체가 연이어 청와대와 경찰이 피소 사실을 누설했다며 검찰에 고발장을 접수했어요. 7월 16일 대검찰청은 접수된 고발장 4건을 서울중앙지검에 배당했고요. 따라서 피소 사실 누설 여부는 검찰 수사 결과에서 밝혀질 것으로 보여요.

이처럼 아직 의혹이 제기된 수준에 불과하지만 <김진의 돌직구쇼>에 출연한 김용태 전 국회의원은 서울시 혹은 여성단체의 잘못일 거라고 확신했어요. 서울시나 여성단체가 '운동권 논리대로' 운영하며 피소 사실을 누설했을 수도 있다는 희한한 해석을 덧붙이면서 말이죠. 

김용태씨는 "서울시 참 구멍가게보다도 못하게 운영했거나 아니면 운동권 서클처럼 공식적으로 들어온 사람은 왕따시키고 서클 동지들끼리만 정보를 공유하는 그런 방식으로 운영된 게 아닌가, 참으로 기가 막히다"라고 말했어요. 대담 주제와 동떨어진 '운동권 서클'까지 언급하면서 감정적 논평을 이어간 거예요.

김씨는 여성단체들이 피소 사실을 누설했을 가능성도 제기했어요. "만약에 여기 관계자가 박원순 시장을 고소할 것 같으니까 미리 다른 루트를 통해서 만약에 알려줬다면 이거는 그야말로 그냥 옛정에 이끌려서 자기를 찾아온, 정말 저 딱하고 안타까운 피해 여성을 내팽개치고 운동권 논리대로 이걸 시민단체, 최소한의 도덕성을 저버리고 알려준 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이건 둘 중의 하나일 수밖에 없다"라고 말한 것이죠.

아직 모든 것은 의혹 단계일 뿐이에요. 그런데도 김용태씨는 '옛정에 이끌렸다'라는 감정적 표현까지 섞어가며 과도한 추측을 내놨어요.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기정사실로 하는 듯한 발언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아요. 근거가 뒷받침된 합리적인 주장, 종편에서 볼 수 있기는 한 걸까요.

피해자에게 왜 입장을 강요하나요?

박 시장 성추행 의혹에 대한 대담이 종편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TV조선 <이것이 정치다>(7월 15일)에서는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의 성추행 사실을 폭로한 서지현 검사를 탓하는 발언이 등장했어요. 

진행자 윤정호씨는 "서지현 검사도 그렇고 이 검사분들이 또 논란의 중심에 섰다"며 "서지현 검사가 미투의 촉발자 아니었나. 서지현 검사 같은 경우엔 몸이 안 좋다, 그것 때문에 자신은 당분간 SNS 안 하겠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어요. 박 시장 성추행 의혹에 대해 서지현 검사가 의견을 내지 않아 '논란의 중심에 섰다'라고 말한 것으로 보여요. 

정옥임 전 새누리당 의원은 "서지현 검사 같은 경우는 공직자의 위력에 의한, 그게 성희롱이 됐든 성추행이 됐든 성폭력이 됐든 굉장히 그거를 사회의 담론으로 이끌어냈던 장본인"이라고 했어요. 서 검사가 박 시장 성추행 의혹에 대한 입장을 내지 않는 것을 두고 "이러한 행태들이 정말 지금 우리나라의 그 소위 진보라고 하는 사람들의 어떤 가치와 그 사람들이 추구하는 이상 자체에 대해서도 매우 의심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참 실망스럽다"라고도 했죠.

윤정호씨와 정옥임씨는 서지현 검사를 위력에 의한 성범죄 의혹이나 사건이 불거질 때마다 입장을 내놔야 하는 대변인쯤으로 여기고 있는 걸까요? 

서지현 검사는 '미투'를 촉발한 당사자인 동시에 피해자이기도 해요. 비슷한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피해자에게 한마디 해달라며 입장을 강요하는 건 또 다른 2차 가해죠. 특정 사건에 대해 전문가나 관계자의 의견을 들으려는 건 언론의 전형적인 취재방식이에요. 

그러나 발언을 원하지 않는 피해자에게 마이크를 들이대는 것은 가해 행위일 뿐이라는 것, 언론인 모두가 명심했으면 좋겠네요.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20년 7월 15일 TV조선 <보도본부핫라인><신통방통><이것이정치다>,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뉴스TOP10><뉴스A라이브>, MBN <뉴스와이드><아침&매일경제>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www.ccdm.or.kr), 미디어오늘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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