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뉴스에서만 보던 일이 가까이에서 일어날 줄은 몰랐다. 내 주위에서 발생하는 것이 충격적이다.

평소 뉴스에서 이런 사건을 접했을 때는 아무렇지 않게 넘겼는데 막상 우리 학교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하니 매우 충격적이었다. 그만큼 이러한 사건에 대해서 무지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계기가 되었다."

13일 김해교육지원청 앞에서 열린 김해교육연대의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한 학생이 한 발언이다. 이날 김해교육연대는 지난 6월 지역 한 학교 여자화장실에서 발견된 몰래카메라 사건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연 것이다.

이 학생은 "학생이 했다고 해도 믿을 수 없는데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고 학교 내에서 신뢰하는 선생이 그러한 짓을 했다는 것이 화가 나고 실망스러웠다"고 했다.

이어 "이 사건으로 인해 분명 심리적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이 있을 것이다. 학생들에게 위해를 가하는 선생이 학교에 있으면 여러모로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만 갈 뿐이다"며 "선생이라고 부를 수도 없다"고 했다.

다른 학생이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가장 안전을 보호받아야 할 학교에서도 불법촬영 범죄가 일어나는데 어떻게 지금 공동체 구성원들을 신뢰하며 살아갈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손정우(웰컴투비디오)씨 사건을 언급한 그는 "만약 우리 학교의 범죄자도 초범이고 반성하고 있다는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집행유예나 혹은 1년 6개월의 기계적인 판결이 내려진다면 우리는 앞으로 안심하면서 이 사회를 살아갈 수 있을까"라고 했다.

또 다른 학생은 "(설치한지) 하루만에 카메라가 발견되었다고 해서 죄가 가벼워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가해자는 여전히 반성할 줄 모르고 불법촬영이라는 범죄를 가볍게 여기는데다 죄책감도 없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솜방망이 처벌이 판을 치는 세상에서 이 사건도 예외는 아닐지 궁금하다"고 했다.

김해 지역 한 고등학교 교사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이 사건은 학교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들에게도 충격적인 일이지만, 저는 무엇보다 여성인 학생들에게 너무 미안하다"고 했다.

그는 "형식적인 교사 대상 성폭력 예방교육을 중단하고, 성인지 감수성에 기반한 실질적인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피해자가 일상을 회복하여 살아갈 수 있도록 교육청 단위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해교육연대는 학교 여자화장실 몰래카메라 사건과 관련해, 13일 김해교육지원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혔다.
 김해교육연대는 학교 여자화장실 몰래카메라 사건과 관련해, 13일 김해교육지원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혔다.
ⓒ 김해교육연대

관련사진보기

 
"철저히 조사하여 엄중히 징계하라"

김해교육연대는 회견문을 통해 "이 사건을 단순히 교사 개인의 성비위문제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며 "이 사건은 당시 적절한 징계와 사후 대책들이 제대로 이루어지 않은 결과이다"고 했다.

이들은 "박종훈 교육감은 오늘날 김해지역과 경남도내에서 발생한 교사 불법촬영사건에 대하여 그 책임을 결코 피할 수 없다"며 "도내에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반드시 제대로 해결해야할 것"이라고 했다.

김해교육연대는 "교육감과 경남교육청이 이 사건을 어떻게 책임지는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김해교육연대는 "박종훈 교육감은 진심으로 사죄하고, 교육감으로서 그 책임을 다하라", "경남교육청은 해당 교사에 대하여 철저히 조사하여 엄중히 징계하라"고 했다.

또 이들은 "경남교육청은 해당 학교의 피해자들에 대하여 그들이 원하는 방식과 기간으로 필요한 모든 피해 회복 지원과 지원대책을 마련하라"고 했다.

김해교육연대는 "경남교육청과 김해교육지원청은 교직원에 대한 실효성 있는 성평등교육을 실시하고, 재발방지와 예방대책을 실행하라", "수사기관은 도사리는 성범죄자들의 뿌리를 뽑도록 빠짐없이 수사하여 강력하게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김해 한 학교에서는 지난 6월 24일 1층 여자화장실에서 몰래카메라가 발견되었고, 수사 결과 이 학교 남자교사가 설치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교사는 구속되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