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경기 연속 무득점에 시달렸던 손흥민이 드디어 골 가뭄을 씻어냈다.

토트넘 핫스퍼에서 활약하고 있는 손흥민은 13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토트넘 핫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20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FC와의 35라운드 홈경기에서 1골1도움으로 맹활약했다.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에서 역전승을 거두며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긴 토트넘은 아스널과 번리FC를 동시에 제치고 리그 8위로 뛰어 올랐다(승점52).  

리그 재개 후 5경기에서 도움만 2개 기록했을 뿐 아직 복귀골을 신고하지 못했던 손흥민은 이날 감각적인 왼발 슈팅으로 리그 10번째 골을 신고하며 오랜 침묵을 씻어냈다. 동점골과 함께 후반 36분 토비 알데르베이럴트의 헤더 결승골을 어시스트한 손흥민은 리그에서만 정확히 10골10도움을 기록하며 리그에서 두 번째로 다재다능한 만능 선수의 기준이라는 '10-10클럽'에 가입했다.

리그 재개 후 5경기 연속 침묵, 손흥민에게 찾아온 시련

손흥민은 코로나19로 프리미어리그가 전면 중단됐던 3개월이 넘는 시간을 꽤나 알차게 보냈다. 지난 2월 16일 아스턴빌라FC와의 경기에서 당한 오른팔 골절상을 치료하기 위해 수술을 받은 손흥민은 재활을 하면서 몸을 회복했고 지난 4월에는 해병9여단91대대에 입소해 3주 동안 군사훈련을 받았다. 뜻밖에 주어진 휴식기를 슬기롭게 소화한 손흥민은 컨디션을 순조롭게 끌어 올리며 리그가 재개하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하지만 정작 리그가 재개된 후에는 축구팬들이 기대했던 손흥민의 폭발력은 보기 힘들었다. 손흥민은 리그 재개 후 4번의 리그 경기에서 선발 출전했지만 도움만 2개를 기록했을 뿐 한 달 가까운 시간 동안 복귀골을 신고하지 못했다. 급기야 지난 7일 에버튼FC와의 33라운드에서는 경기 도중 위고 요리스 골키퍼와 설전을 벌이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수비가담에 관련한 의견충돌로 두 선수는 경기가 끝난 후 곧바로 화해했다).

손흥민은 지난 10일 강등권에 있는 AFC 본머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선발명단에 포함되지 못했고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선수로 투입됐지만 단 하나의 유효슈팅도 때리지 못했다. 이 때문에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에서도 손흥민이 선발 명단에서 제외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손흥민은 다행히 루카스 모라, 해리 케인과 함께 토트넘의 공격 삼각편대로 선발 출전했다.

토트넘의 시작은 썩 좋지 않았다. 토트넘은 전반15분 오른쪽 측면에서 세르주 오리에가 빼앗긴 공을 알렉상드르 라카제트가 강력한 중거리 슛으로 연결하며 토트넘의 골문을 갈랐다. 요리스 키퍼가 미처 손을 쓸 수 없을 만큼 강하게 빨려 들어가는 멋진 골이었다. 하지만 토트넘이 빼앗긴 골을 만회하는 데는 채 3분의 시간도 필요하지 않았고 그 중심에는 역시 손흥민이 있었다.

아스널과의 라이벌전 통해 아쉬움 한 번에 날리는 대활약

손흥민은 전반 18분 아스널의 세아드 콜라시나츠가 최후방의 다비드 루이스에게 백패스하는 공을 빠르게 달려가 인터셉트했다. 그리고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 골키퍼가 몸을 날리는 것을 보고 감각적인 왼발슛으로 연결해 아스널의 골문을 흔들며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늦었기에 더욱 짜릿했던 리그 재개 후 6경기 만에 터진 손흥민의 복귀골이자 리그 10호, 시즌17번째 득점이 터지는 순간이었다.

1:1 동점이 된 양 팀은 무관중 속에서도 치열한 공방전을 이어갔다. 전반 30분에는 토트넘의 윙백 벤 데이비스가 때린 기습적인 중거리슛이 아스널의 골대를 강타했고 39분에는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의 프리킥이 아슬아슬하게 골문을 벗어나기도 했다. 후반13분에는 오바메양의 강력한 왼발슈팅이 토트넘의 골대를 때렸고 손흥민도 후반25분 케인과의 콤비플레이를 통해 좋은 기회를 잡았지만 마르티네스 골키퍼의 선방에 걸렸다.

종반까지 이어지던 토트넘과 아스널이 벌인 일진일퇴의 공방은 경기 막판 세트피스에서 갈렸다. 후반36분 토트넘이 왼쪽 측면에서 얻은 코너킥을 손흥민이 가까운 포스트로 강하게 올렸고 이 공을 알데르베이럴트가 헤더로 연결하면서 그대로 아스널의 골대로 빨려 들어갔다. 이로써 손흥민은 리그 10번째 도움(시즌 12호)을 기록했고 토트넘은 북런던 라이벌 아스널을 2-1로 꺾고 8위로 뛰어 올랐다.

손흥민은 이날 리그 10호골과 10호 도움을 한꺼번에 기록하면서 '만능선수의 상징'이라는 10-10 클럽에 가입했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 리그에서 10-10클럽에 가입한 선수는 11골18도움을 기록한 리그 최고의 플레이 메이커 케빈 더 브라위너(맨체스터시티FC)와 손흥민 밖에 없다. 손흥민은 이날 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에서 선정한 경기MOM(Man Of the Match) 투표에서도 팬들로부터 60%가 넘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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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축구 2019-2020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핫스퍼 FC 손흥민 10-10 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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