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7년 만에 KBO리그 무대에 복귀한 삼성 오승환

지난 6월 7년 만에 KBO리그 무대에 복귀한 삼성 오승환 ⓒ 삼성 라이온즈

 
2020 KBO리그에서 상승세를 질주하던 삼성 라이온즈가 갑작스런 브레이크에 걸렸다. 삼성은 지난 11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난타전 끝에 7-10으로 패해 4연패에 빠졌다. 

이날 경기에는 삼성의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8회말에 등판해 1이닝 2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7-9로 삼성이 뒤진 상황에서 7-10으로 벌어지게 되어 승부가 완전히 갈린 쐐기점 허용이었다. 

'끝판대장' 오승환이 과거 KBO시절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 그는 11경기에 등판해 1승 무패 5세이브 2홀드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평균자책점은 4.35,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 0.729로 세부 지표는 평범하다. 이닝 당 출루 허용을 나타내는 WHIP도 1.55로 과거 명성과는 차이가 있다. 

일본프로야구(NPB) 진출 직전 KBO리그에서 마지막 시즌이었던 2013년 오승환은 4승 1패 28세이브 평균자책점 1.74를 기록한 바 있다. 이해 피OPS는 0.526, WHIP는 0.83으로 올해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소위 '볼삼비'라 불리는 볼넷 대비 삼진의 비율도 차이가 크다. 2013년 오승환은 10개의 볼넷을 내주는 동안 54개의 삼진을 솎아내 '볼삼비'가 5.40으로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7볼넷 7삼진으로 '볼삼비'가 1.00에 불과하다. 9이닝 당 삼진의 비율도 2013년에는 9.41이었으나 올해는 6.10으로 처진다. 

▲ 삼성 오승환 KBO리그 최근 3시즌 주요 기록
 
 삼성 오승환 KBO리그 최근 3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삼성 오승환 KBO리그 최근 3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올 시즌 오승환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5.3km/으로 1982년생임을 감안하면 결코 느리지 않은 구속이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팔꿈치 통증이 나타난 지난해의 147km/h보다 저하된 수치다. 과거 강점이던 패스트볼로 타자들을 윽박지르기에는 어려운 현실이 되고 말았다. 그가 등판한 11경기 중 단 한 명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고 깔끔히 틀어막은 경기는 3경기에 그친다. 

오승환도 자신의 구속 저하를 의식한 듯 변화구의 비중을 늘려가고 있지만 상대 타자들도 이에 대응하고 있다. KBO리그의 타자들이 오승환의 2013년보다 수준이 향상된 것도 사실이다.

올해 만 38세 시즌을 치르는 베테랑 오승환을 7년 전이자 전성기인 2013년 만 31세 시즌과 동일선상에 비교하는 관점에 대해 '어불성설'이라 지적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삼성 역시 오승환에게 2013년과 동일한 역할 및 투구 내용을 요구하는 것 역시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일 수 있다.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는 오승환이 강력한 구속을 되찾아 상대 타자들을 과거와 같이 압도하는 것이다. 그가 1군 복귀 후 한 달 남짓 지났기에 향후 실전 감각이 쌓이면서 구속이 향상될 가능성도 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삼성 마무리 오승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삼성 마무리 오승환 ⓒ 삼성 라이온즈

 
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오승환의 복귀 전 마무리 역할을 했던 우규민을 비롯한 다른 투수를 마무리로 기용하고 오승환을 셋업맨으로 돌리는 대안도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된다. 냉정한 판단을 중시하는 허삼영 감독에게 또 하나의 어려운 결정이 기다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불펜 필승조가 최대 장점인 삼성으로서는 마무리 오승환이 흔들리는 그림은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 오승환이 '에이징 커브' 논란을 극복하며 과거처럼 압도적인 투구를 펼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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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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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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