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UFC 페더급 챔피언이자 현 밴텀급 랭킹 6위 '스카페이스(Scarface)' 조제 알도(33·브라질)가 밴텀급 타이틀을 노린다. 오는 12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UFC 파이트 아일랜드서 있을 UFC 251대회가 그 무대로 상대는 '노 머시(No Mercy)' 페트르 얀(27·러시아), 거침없는 연승 행진을 앞세워 랭킹 3위까지 치고 올라온 무서운 젊은 피다.

이번 넘버 시리즈에서는 알도와 얀의 밴텀급 타이틀전 외에도 무려 2개의 타이틀전이 추가로 예정되어 있다.

웰터급 챔피언 '나이지리안 악몽' 카마루 우스만(33·미국)과 랭킹 3위 호르헤 마스비달(36.미국)의 타이틀전, 페더급 챔피언 '더 그레이트(The Great)'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32·호주)와 랭킹 1위 '블레시드(Blessed)' 맥스 할로웨이(29·미국)의 타이틀전이 그것이다. 하나같이 쟁쟁한 매치업들인지라 격투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알도와 얀의 대결은 챔피언 결정전이다. 플라이급에 이어 밴텀급까지 정복했던 전 챔피언 '트리플C' 헨리 세후도(33·미국)가 은퇴를 선언하고 타이틀을 반납함에 따라 공석인 챔피언자리를 놓고 서로 맞붙게 된다. 세후도를 상대로 하는 타이틀전이 아니라는 점에서 다소 김빠질 수도 있겠으나, 챔피언 벨트는 어디까지나 챔피언 벨트다. 챔피언에 등극한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두 체급 석권에 도전하는 조제 알도

두 체급 석권에 도전하는 조제 알도 ⓒ UFC

 
노쇠한 맹수는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사실 알도가 밴텀급에 있다는 것은 격투 팬들 입장에서는 여전히 어색하다. 그도 그럴 것이 알도는 세계 MMA 페더급을 상징하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신장(170.1cm)은 작지만 빼어난 운동신경과 공격성을 바탕으로 WEC, UFC 페더급을 장악하며 오랜시간 동안 지배자로 불렸던 그다.

알도는 무에타이를 특기로 하면서도 복싱 특유의 거리감각과 회피 능력을 두루 갖춘 전천후 타격가로 평가받고 있다. 무에타이 스타일은 파워는 좋지만 바닥에 발을 붙이고 찰 때가 많아 종합 무대에서 날렵한 스텝을 갖춘 펀치 기술자를 만나면 종종 고전하기 일쑤다. 알도는 다르다. 안면 공격에 대한 회피 능력이 굉장히 뛰어나고, 근거리에서의 펀치교환에서도 어지간해서는 밀리지 않는다.

복서들처럼 경기 내내 경쾌하게 스텝을 밟으며 기동성을 살리지는 않지만 필요한 순간 날렵하게 비장의 카운터를 날린다. 다리는 붙이고 있어도 머리는 쉴 새 없이 움직이는 편이며 순간적으로 자신은 공격이 용의하고 상대는 어려운 사각으로 빠진 상태서 펀치각을 찾는 솜씨가 출중하다.

거기에 그간 수많은 경기를 통해 입증했다시피 테이크다운 방어 능력은 UFC 전체급을 통틀어서도 톱클래스다. 워낙 거리싸움, 균형감각이 좋은지라 테이크다운을 허용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거니와 설사 중심을 잃고 넘어져도 등이 바닥에 닿기 무섭게 금세 몸을 일으킨다. 그래플러 입장에서는 지독하게 잡아놓기 힘든 스타일이다. 흡사 한 마리의 고양이과 야생동물을 연상케 한다.

하지만 무지막지하던 폭군 알도도 세월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약점으로 지적되었던 좋지 못한 체력은 더 떨어졌고 그로인해 정상권 경쟁에서도 한계를 드러냈다. 사이즈가 작은 선수가 큰 상대와 경기를 가지게 되면 좀 더 많이 움직일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면 체력적 부담은 더 커지기 마련이다. 할로웨이에게 자리를 내주게 된데에도 이러한 부분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때 알도하면 떠오르는 대표적 기술 중 하나는 무지막지한 로우킥이었다. 보통의 파이터들이 구사하는 로우킥은 견제용이나 다음 공격을 위한 준비의 성격이 강하다. 하지만 알도의 로우킥은 달랐다. 마치 상대의 다리를 부러뜨리기라도 하겠다는 듯 호되게 후려쳤다. 한 방에 중심을 잃고 휘청거리거나 넘어지는 선수가 부지기수였다. 상대가 받는 데미지도 클 수밖에 없었다.

안타깝게도 현재의 알도는 전성기 때의 전천후 스트라이커와는 상당 부분 달라졌다. 킥과 무릎의 사용이 현저히 줄어들어든 상태서 주로 펀치를 통해 경기를 풀어나간다. 물론 그러한 파이팅 스타일만으로도 상위권에서 생존하고 있지만 과거에 비해 상대하기 수월해진 것은 사실이다.

특히 전가의 보도로 통하던 로우킥이 봉인되다시피 한 점은 아쉽기 그지없다. 노련하게 전략적으로 차는 로우킥이 아닌 기세로 밀어붙이며 때리는 성향이 강한지라 타이밍이 많이 노출됐다는 분석이다. 크고 기량 좋은 선수들이 로우킥 타이밍에 카운터를 노리게 되면 여러모로 버겁다.

사실 이번 알도의 타이틀전을 놓고 자격논란도 적지 않게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12월 밴텀급 데뷔전에서 말론 모라에스에게 1-2 판정패했던 것이 그 이유다. 밴텀급에서 오래 뛰면서 공헌도를 쌓은 것도 아닌 상태서 데뷔전 패배 이후 바로 타이틀전을 가지는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여기에 대해 알도는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그 경기는 사실상 내가 이긴 경기다. 타이틀전에 나설 자격은 충분하다고 생각하다"며 주변의 논란을 일축하고 있다.
현재 상황에서 알도의 선택지는 단순명료하다. 좋은 경기력으로 상승세의 얀을 제압하고 자신은 건재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수 밖에 없다. 해외도박사 및 각종 격투커뮤니티에서는 얀의 승리를 점치는 의견이 훨씬 많은 분위기다.

알도 입장에서는 장기전으로 경기가 진행될 경우 더욱 불리해지는지라 지난해 2월 헤나토 '모이카노' 카네이로(31·브라질)에게 그랬듯 좋은 전략에 더해 선택과 집중으로 넉 아웃 승부를 보는게 맞는 답안지로 보인다. 힘을 잃어가는 맹수 알도가 다시 한번 용맹성을 과시하며 두 체급 챔피언 달성의 업적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폭군의 재도약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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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 알도 아랍에미리트 정찬성 알도 두체급 석권도전 페트르 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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