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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경주시의회 전체의원간담회에 주낙영 경주시장과 여준기 경주시체육회장이 나란히 앉아 있다.
 8일 경주시의회 전체의원간담회에 주낙영 경주시장과 여준기 경주시체육회장이 나란히 앉아 있다.
ⓒ 경주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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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팀 소속이었던 고 최숙현 선수의 극단적인 선택을 둘러싸고 경주시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주시 측은 최 선수의 부친으로부터 민원을 접수한 뒤 진상파악에 나섰으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해외전지훈련 선수단의 귀국지연, 경찰수사 등 외부요인으로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8일 열린 경주시의회 전체의원 간담회에서 여준기 경주시체육회장은 최 선수 사망 사건과 관련해 대략적인 경위를 보고하며 이같이 전했다. 이 자리에는 주낙영 경주시장, 경주시청 관계자 등도 참석했다.

보고 내용에 따르면, 최 선수의 부친은 지난 2월 6일 경주시 체육진흥과를 방문해 선수단 내부의 문제를 진정했다. 당시는 최 선수가 1월 1일자로 경주시청에서 부산시 체육회로 이적한 이후였다.

이와 관련해 주낙영 경주시장은 "경주시 담당자가 최 선수 부친을 만났는데, 폭행문제는 이야기하지 않고 왕따 문제와 경주시가 지급하는 여비 의외에 개인통장으로 돈을 요구한 것 등 두가지 문제만 말했다"고 전했다.

경주시 체육진흥과 관계자는 "2월 6일 점심시간 직전에 최 선수 부친이 사무실을 방문해 구두로 선수단 내부의 문제를 진정했다"면서 "부친에게 '향후 내용을 확인하고 연락드리겠다'고 말씀 드렸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경찰 수사로 조사 더 못 해' 해명

그후 경주시는 2월 13일 민원조사계획에 의거해 조사를 진행했다. 당시 경주시청 선수단은 뉴질랜드 전지훈련 중이었다.

이 때문에 전 경주시청 소속 트라애슬론 선수 5명을 대상으로 전화면담 및 자필 진술서를 받았다. 자필진술서를 제출한 건 4명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경주시청 소속으로 있다가 운동을 그만두었거나 다른 팀으로 이적한 5명에게서 처음은 전화면담, 그후 진술조서를 받았는데, 폭행이 있었다고 응답한 사람은 1명이었다"고 말했다.

최 선수는 3월 9일 자필 진술서를 우편으로 경주시에 보냈다.

진술서에는 구타와 금품갈취가 있었다는 내용이 있었으며 "추후 만나서 말씀 드리겠다"는 말도 있었다고 경주시 관계자는 밝혔다.

그러나 그 후에는 사실상 조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여준기 회장은 "선수단은 당초 계획된 3월 초에 귀국하지 못하고 3월 26일 인천공항으로 귀국했다. 그후 14일 동안 격리됐다. 격리 해제된 이후에는 이미 경찰이 수사 중이었다. 그 때문에 조사를 더 못했다"고 밝혔다.

결국 3월 9일 최 선수로부터 폭행 사실을 확인했지만, 경주시 선수단에 대한 추가조사를 진행하지 못한 채 경찰수사와 검찰송치,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경주시 체육진흥과 관계자가 김규봉 감독을 만난 적도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주시 관계자는 "4월 20일께 김규봉 감독을 만나 폭행 사실을 질문했으나 부인하는 답변을 들었다"면서 "경주경찰서에서 4월 2일쯤 수사협조 공문이 경주시로 왔고, 그런 상태에서 경주시는 자체 수사권이 없는 데다 경찰 수사도 진행 중인 상황이어서 더 이상 조사를 진행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주시 관계자와 여준기 경주시체육회장의 시의회 보고를 종합해 보면, 경주시는 최 선수 부친으로부터 구두 진정을 접수한 뒤, 나름의 상황 파악을 위해 애썼으나, 선수단의 해외전지훈련, 코로나19 확산, 경찰수사 등으로 인해 사실 파악에 한계가 있었다는 해명으로 요약된다.

한편, 이날 간담회는 경주시 요청으로 여 회장의 사건 경위 보고까지만 언론에 공개한 뒤 이후 비공개로 진행됐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자칫 발언 중에 피해자의 인권침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고, 여준기 경주시체육회장은 "고인의 신상문제가 나올 수 있다"며 비공개 필요성을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경주포커스에도 실립니다.


태그:#경주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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