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7월 12일 열린 광주 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의 개막식.

지난 2019년 7월 12일 열린 광주 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의 개막식. ⓒ 박장식

 
다이빙 사상 첫 국제대회 메달, 남녀 수구선수들이 펼쳤던 감동의 장면이 연출되었던 2019 광주 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개최 1주년을 맞이했다.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되었던 광주세계수영선수권은 평창 동계올림픽의 5%에 불과한 예산으로, 가성비 높은 성공적인 대회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회 1주년을 맞이한 지금의 상황은 어떨까. 가장 먼저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는 대회 폐막 이후 기념백서 발간, 잔여재산 청산 등 대회 후 정리작업에 돌입한 상태로, 오는 8월 1일 조직위 공식 해산을 의결했다.

레거시, 즉 대회를 기념하는 유산 사업 역시 진행되고 있다. 엘리트 팀 창단이 눈앞에 다가온 데다, 코로나19로 인해 연기되기는 했으나 국내 기념대회 역시 개최를 앞두고 있다. 다만 기념사업 중 가장 큰 규모인 한국수영진흥센터는 규모를 두고 진통을 겪고 있다. 

중앙정부와 광주광역시의 불협화음

이용섭 광주시장이 대회 폐막 기자회견에서 추진을 언급했던 한국수영진흥센터 건립 사업의 청사진이 나왔다. 남부대학교 시립국제수영장 인근에 건립되는 한국수영진흥센터는 지상 3층 규모로, 경영 풀과 기념관, 선수 지원 시설을 갖출 예정으로 2023년 완공이 목표다.

하지만 센터의 위치, 경영 풀의 규모 등 사업 전반을 두고 중앙정부와 광주광역시의 불협화음이 이어지고 있다.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가 수영진흥센터의 건립 사업에 대해 벌써 두 번째 재검토 지시를 내린 상황. 첫 번째 재검토 지시는 지난 3월 있었다.

지난 3월 검토 당시에는 446억 원 규모의 예산안이 검토되었는데, 남부대학교의 기존 체육시설과 겹치는 부분이 있으며 시설 규모가 과다하다는 이유로 재검토 지시가 내려졌다. 이에 두 번째 검토에서는 예산이 408억 원으로 축소되었으나, 이조차도 6월 검토에서 다시 한번 반려되어 세 번째 검토를 거쳐야 하는 상황이다.

광주광역시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조감도와 시설 개요 정도만이 나와 있다"며 "10월께 있을 중앙투자심사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하고 예산 규모, 설치 시설 등에 대한 내용이 나와야 본격적인 설계 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사업 반려와 관련, "중앙투자심사위원회에서는 50m 규모의 경영 풀 시설이 바로 옆에 위치한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과 중복된다는 점, 생활체육 진흥 취지를 고려한다는 점을 들어 25m 규모의 풀을 설치하는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답했다.
 
 2023년 완공될 한국수영진흥센터 조감도.

2023년 완공될 한국수영진흥센터 조감도. ⓒ 광주광역시청

 
한편, 엘리트 선수 육성과 관련된 사업은 본격적인 추진안이 그려졌다. 세계수영선수권이 열렸던 남부대학교에서 남자 수구 팀과 15명 규모의 남녀 경영 팀으로 구성된 대학 수영 팀을 창단하겠다고 나선 것. 남부대학교는 수영 팀 창단을 위해 3월부터 광주수영연맹, 시 체육회 등과 논의를 거쳐 창단을 확정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자 수구 팀이 있는 대학은 현재 한국체육대학교가 유일한 데다, 경영 팀 역시 대규모의 선수단을 꾸린 대학이 많지 않아 인적 인프라 면에서 발전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남부대는 선수단 선발과 감독 선임 등을 거쳐 오는 12월 수영 팀을 창단해 본격적인 운영에 돌입할 전망이다.

세계선수권대회 개최 정례화 목소리도

대회의 공식적인 기념사업 일환으로 동호인 선수와 엘리트 선수가 함께 참여하는 국내대회인 광주수영선수권대회와 광주마스터즈대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당초 세계선수권 기간이었던 7월 개최되기로 했던 광주수영선수권 및 마스터즈 대회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8월과 9월 중으로 개최 시기가 미루어졌다.

광주수영선수권 및 마스터즈 대회는 세계선수권이 열렸던 남부대 국제수영경기장 일원에서 개최된다. 경영, 다이빙, 수구 등 대회 당시 열렸던 종목도 그대로 열린다. 다만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심상찮은 데다, 김천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수영대회 역시 연기되어 8~9월 정상 개최가 가능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다른 국가들처럼 세계선수권대회 개최를 정례화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미 있는 시설과 임시 시설물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비슷한 대회의 개최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여러 번 개최한 국가의 사례도 적지 않다.

2015년 수영선수권을 개최한 러시아 카잔, 역시 2017년 대회를 연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경우 각각 2025년과 2027년 대회를 유치하는 데 성공해 10년 주기로 대회를 주관하게 되었다. 일본 후쿠오카 역시 2001년 대회 유치 이후 21년만인 2022년에 수영선수권을 개최한다.

다만 대회 폐막 1년만에 다시 대회를 유치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반응이 나온다. 국제 스포츠 대회에 능통한 한 관계자는 "대규모 세계대회 유치는 장기적으로 따져보아야 할 사안이 많다"라면서, "다른 도시의 사례처럼 재개최에 성공하려면 지역에서의 공감대 형성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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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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