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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의 서원' 9곳이 전 세계인의 축하 속에서 인류의 보편적 가치로 인정받는 세계문화유산유네스코로 등재됐다. 그 중 경남에서 유일하게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곳이 '함양 남계서원'이다.

이번 세계문화유네스코에 등재된 한국의 서원은 함양 남계서원을 포함해 영주 소수서원, 안동 도산서원과 병산서원, 경주 옥산서원, 달성 도동서원, 정읍 무성서원, 장성 필암서원, 논산 돈암서원 총 9곳으로 구성된다. 이들 세계문화 유산은 등재만으로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다. 세계유산 등재와 동시에 보존과 활용 방안에 대한 과제를 떠안게 되는 것이다.

이번 기획취재를 통해 한국 서원의 세계문화유산 의미와 가치를 기록하고 향후 보존 및 활용 등에 대한 과제를 풀어보고자 한다. 또 한국의 서원이 세계문화유네스코에 등재되기까지의 과정과 현주소를 알아보고 문화재청 관계자 등의 인터뷰를 통해 함양 남계서원의 지속 가능한 미래 비전 방안을 제시한다. /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 '한국의 서원' 유네스코 등재 현주소
② 경북지역 서원 활용 사례
③ 우리고장 서원 활용 방안 모색
④ 함양 남계서원 미래 비전 제시

 
경상남도의 유일한 세계문화유산인 함양 남계서원이 오늘날 ‘한국의 서원’으로 이르기까지는 10년에 가까운 준비 과정이 있었다.
 경상남도의 유일한 세계문화유산인 함양 남계서원이 오늘날 ‘한국의 서원’으로 이르기까지는 10년에 가까운 준비 과정이 있었다.
ⓒ 주간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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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고민해보는 '남계서원' 그리고 '한국의 서원'

경남 함양군 남계서원(灆溪書院)은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 세워진 서원이면서, 동방오현 중 한분인 일두 정여창 선생을 배향하는 곳, 우리나라 서원 건축 및 배치의 원형이 보존되어 있는 서원이다.

역사적으로 여러 의미를 가지고 있는 남계서원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서원이면서 선비의 고장 함양의 정신적 고향이기도 하다.

이창구 남계서원 원장과 대전광역시에 위치한 문화재청 세계문화유산 관계자 인터뷰를 통해 지속 가능한 보존 방안과 '한국의 서원'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견해를 듣고 함양 남계서원의 미래비전을 제시한다.

경상남도의 유일한 세계문화유산인 함양 남계서원이 오늘날 '한국의 서원'으로 이르기까지는 10년에 가까운 준비 과정이 있었다. 2009년 국가지정 문화재로 등록되는 과정에 문화재청과 서원 관리단에서 함양 남계서원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 시키기 위한 기초작업을 추진해왔다.

2011년 이명박 정부 때 국가브랜드 위원회가 만들어졌고 당시 이화여자대학교 총장을 지낸 이배용 위원장이 '한국의 서원'이라는 9개 서원 공동의 명칭으로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적극 추진하면서 동력이 유지되어왔다.
 
- 이창구 남계서원 원장과 6월25일 서예실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이 원장은 인터뷰를 통해 남계서원의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해 시설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이창구 남계서원 원장과 6월25일 서예실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이 원장은 인터뷰를 통해 남계서원의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해 시설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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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25일 만난 이창구 남계서원 원장은 "이후 2015년 유네스코 측에 세계문화유산 등재 관련 서류를 제출한 바가 있다"며 "당시 서류를 준비하기까지 외부 전문가로부터 여러 지적사항도 받았고 시설 형편도 좋지 않아 유네스코 측으로부터 보류 통보를 받았다. 1차 심사를 거쳐 보류 통보를 받았기 때문에 다시 재신청할 경우 감점 요인이 될 수 있어 서류 자체를 철회했다"고 말했다.

이후 2016년 7월부터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지적사항들을 보완해나가며 다시 준비에 나섰다.

2019년 함양 남계서원은 다른 8개의 서원과 동시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그 위상은 한층 더 올라갔다.

이 원장은 "함양 남계서원은 다른 서원과 비교했을 때 시설 규모나 면적, 여건 자체가 많이 뒤떨어져 있는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애초 서원을 세우겠다는 목적으로 서원이 세워진 건 함양 남계서원이 처음이어서 역사적 가치는 상당하다. 그런 점에서 이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한 여러 보완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현재 함양 남계서원은 세계문화유산 등재 이후 서원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보완 시설물 설치와 기능적 문제 등 복잡한 숙제를 안고 있다.

함양 남계서원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이 원장은 시설 보완을 통해 일두 선생과 서원의 가치를 관광객들에게 적극 전달하는 것이라 말했다.

그는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외부 사람들에게 우리 서원을 더욱 상세하게 알릴 수 있는 교육관과 같은 시설이 필요하다. 시설이 마련되면 관광객들이 남계서원이 가지고 있는 역사적 의미, 학문적 가치, 건축학적 가치 등을 효과적으로 접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함양 남계서원을 통해 일두 정여창 선생의 가치를 다시 재조명하고 서원을 통해 선비 사상의 유익한 부분들을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서 말한 기능적인 부분과 함께 주차장,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갖추는 것도 필요하다"며 "이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행정과 서원이 머리를 맞대고 협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대전청사 전경. ‘한국의 서원’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문화재청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정부대전청사 전경. ‘한국의 서원’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문화재청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 주간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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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에게 묻다

함양 남계서원이 '한국의 서원'이라는 명칭하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앞으로 활용 방안과 관련해 문화재청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을 맞았다.

문화재청 세계문화유산팀 관계자는 "한국의 서원은 오늘날까지 교육과 사회적 관습 형태로 지속되고 있는 한국의 성리학과 관련된 문화적 전통의 증거이자, 성리학 개념이 한국의 여건에 맞게 변화하는 역사적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인정 받았다"며 "함양 남계서원을 비롯해, 나머지 8곳의 서원이 이러한 세계유산의 보편적 가치를 역사적으로 생생히 증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유산 등재 업무는 문화재청이 총괄했지만 준비과정부터 등재까지 문화재청과 외교부, 주유네스코 대한민국 대표부, 6개 광역 지자체와 8개 기초 지자체, 9개 서원, 통합 보존 관리단이 모두 힘을 합쳐 이뤄낸 성과다"고 덧붙였다.

문화재청은 현재 '한국의 서원' 활용 및 보존 관리를 위해 국고보조사업을 지원하고 있고, 지역경기 활성화, 대국민 서비스 및 홍보 강화를 위한 명품 둘레길 조성 사업, 통합안내판 설치 사업, 통합 리플릿 제작 사업, 디지털 안내시스템 사업 등을 추진·지원 중에 있다고 밝혔다.

문화재청 세계유산팀 관계자에 따르면 향후 '한국의 서원' 활용 방안 및 보존 관리 계획으로 '중장기 관리체계 마련', '세계유산 서원 활용 강화', '법적·제도적·재정적 기반 강화'를 말했다.

문화재청 세계유산팀 관계자는 "중장기 관리체계 플랜을 통해 5년 단위 보존 관리, 종합 시행계획 및 서원별 종합 정비 계획을 마련 등 꼼꼼하면서도 미래지향적 보존 관리 추진을 해나갈 계획"이라며 "법적·제도적·재정적 기반을 강화하여 새롭고 한층 강화된 관리체계를 마련하고 시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단편적 서원 활용에서 벗어나 일반 국민이 쉽게 접근하고 체험할 수 있는 서원 프로그램 강화 및 신설을 통해 세계유산 서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한국의 서원'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관계자는 "보존 관리 위주의 서원 문화재 관리로 인해 상대적으로 미흡한 서원의 정신문화 및 가치에 대한 조사, 연구 및 현대적 활용 강화가 필요하다"고 전했다.<연재끝>

이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주간함양 (김경민 최경인)에도 실렸습니다.


태그:#‘한국의 서원’ 유네스코 등재 현주소(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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