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30종 가까운 화분 식물을 키우고 있다. 7년째 키우고 있는 가지마루와 멜라니고무나무를 비롯하여 5년 가량 키우는 것들도 여럿이다. 해가 갈수록 오래 키우는 식물이 늘고 있다. 그런데 3~4년 전만 해도 걸핏하면 죽이곤 했다. 그것도 호야나 기린선인장, 로즈마리 등처럼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잘 산다는 식물들까지 말이다.
 
새잎까지 돋아 잘 자라는가 싶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죽어버리는 것에는 별도리가 없었다. 그래도 인터넷을 통해 필요할 때마다 마땅한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에는 속수무책일 때가 많았다. 내가 키우는 식물들의 이름을 알고 있고, 최근 몇 년 거의 죽이지 않게 된 것도 누군가 올려준 정보들 덕분이다.
 
그런데 인터넷을 통해 얻는 그와 같은 정보들이 도움만 된 것은 아니다. 식물은 생명체인 만큼 환경 영향을 많이 받는다. 같은 식물이라도 환경에 따라 달리 자란다. 그러니 어떤 식물을 키우기에 앞서 우리 집만의 식물 키우는 환경을 먼저 파악, 그에 맞는 식물을 선택하는 것부터 필요할 것이다.
 
그러니 누군가의 귀띔(정보)은 참고만, 우리 집만의 환경에 맞게 적용했어야 했다. 그런데 아는 게 별로 없는 데다가 단편적으로 알고 있다 보니 재량껏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 누군가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죽인 것들도 꽤 있었다.
 
단독주택에 산다. 남향집이라 이른 아침부터 저녁 무렵까지 햇빛이 많은 편이다. 수분이 비교적 빨리 증발하는 데다가 일교차 영향도 아파트보다 많이 받는 그런 환경인 것이다. 그러니 물을 좀 더 자주 줘야 한다. 뭣보다 밖으로 내놓거나 들여놓을 때를 잘 맞춰야 한다. 그런데 이런 것들을 신경 쓰지 않고 보편적인 설명을 따르곤 하다가 죽은 식물도 꽤 있다.
 
미세먼지가 일상이 되면서 집안에 식물을 들여 '반려'로 키우는 사람들이 최근 몇 년 많이 늘었다고 한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로 집에 있는 일이 많아지면서 베란다를 이용해 텃밭을 가꾸거나 반려식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더더욱 많아졌다고 한다.
 
올 봄, 몇 년 째 바라보는 것만으로 행복하게 했던 모과나무가 죽었다. 열매치자는 다행히 회생했지만 볼 때마다 복잡한 생각을 하게 한다. 겨울에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서다. 몇 년 전 보낸 탱자나무와 떡갈잎고무나무는 여전히 아쉽다. 그때 조금만 더 알고 있었다면 잘못 키우고 있음을 빨리 알아차렸을 것이고 마땅한 대처를 했을 것이다. 나같은 분들에게 도움될 책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선인장도 말려 죽이는 그대에게> 책표지.
 <선인장도 말려 죽이는 그대에게> 책표지.
ⓒ 책밥

관련사진보기

 
'미세먼지가 기승하는 요즘, 'oo선정 공기정화식물 best10' 등의 광고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검색해보면 여기저기 순위가 달라지는 걸 알 수 있어요. 즉 신뢰할 수 없는 순위이며, 어딘가의 연구 결과가 맞다 해도 그것이 우리가 사는 공간에 그대로 적용된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온갖 식물에 그럴듯한 타이틀을 붙여 판매하는 업체가 많다는 점, 유념해 주세요. 물론 해당 식물이 공기정화 및 미세먼지 제거 등의 효과가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단, 그러한 효과를 보려면 1제곱미터 당 해당 식물 100개는 키워야 해요. 한두 개 키워서는 절대 원하는 효과를 볼 수 없답니다. 이런저런 이용가치만 따지기보다는 식물을 그 모습 그대로 예뻐하며 초록이 주는 안정감을 느껴 보세요.' -18p
 
'며칠에 한 번씩, 구입할 때 안내 받은 대로 물을 줬는데 식물이 죽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러한 규칙이 농원에서는 통할지 모르지만, 우리에게는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집집마다 환경이 모두 다른 것이죠. 가드닝 세계에 '물 주기 3년'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일정한 규칙이 아니라 경험을 통해 식물을 알아간다는 뜻이에요.' -28p
 
<선인장도 말려 죽이는 그대에게>(책밥 펴냄)란 제목을 보는 순간 뜨끔했다. 3~4년 전, 선인장처럼 한 달에 한두 번 물을 주면 된다는 다육이들을 꽤 많이 죽였기 때문이다.
 
식물을 잘 키우는 황금손들에게 그 노하우를 물으면 물주기부터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선인장은 한 달에 한두 번 물 주는 것만으로도 성장이 가능하다. 식물 키우는데 가장 중요한 동시에 어려운 부분을 어느 정도 덜어주는 것이다. 그런 만큼 누구나 쉽게 키울 수 있을 가능성 많은 식물인 것이다. 그런 선인장까지 말려 죽이는데 어떤 식물인들 키울 수 있을까.
 
이 책은 이처럼 비교적 키우기 쉬운 식물마저 걸핏하면 죽일 정도로 식물을 잘 키우지 못하는 초보자들부터, 어지간히 키워도 보고 죽여도 본 경험으로 그나마 잘 키우고 있는 사람들에게까지 유용할 것 같다. 식물 키우기에 필요한 전반적인 지식들은 물론 (아마도) 보편적으로 많이 키우는 60여 종의 식물 기르기 전반을 알려주니 말이다.
 
이 책에서 눈에 띄는 장점은 키우기 난이도에 따라 초급식물, 중급식물, 상급식물로 분류해 각 식물마다 키우는 법을 일일이 알려준다는 것이다. '선인장도 말려 죽이는 그대에게(2장)'란 제목으로 몇 종의 선인장을 비롯하여 몬스테라나 아이비처럼 비교적 키우기 쉬운 식물 20여 종을 다룬다. 3장에선 좀 예민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비교적 쉽게 키울 수 있다는 30종 가까운 식물들을, 4장에선 보다 세심한 관찰과 신경을 써야 하는 식물 4종을 다룬다.
 
식물마다 키우기 좋은 장소나 빛이나 온도, 물주기처럼 아주 기본적인 것부터, 분갈이, 수형 관리, 번식, 병충해, 계절별 관리까지 세세하게 설명한다. 그런데 워낙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어서 실질적인 도움이 클 것 같다. 요리 관련 전반적인 지식은 물론 레시피가 충실한 한 권의 요리책을 떠올리면 이 책의 모양새가 쉽게 이해될 것 같다.
 
'화분 위에 돌은 싫어요. 겉흙 위에 마사나 자갈을 올려놓은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는데, 물을 줄 때 흙이 튀지 않고 미관상 좋을지 몰라도 흙의 상태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어 물주가 시기를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흙 위를 장식하는 것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아요.' - 31p
 
'겉흙이 마른 상태에서 잎이 힘없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면 물마름 상태입니다. 반면 겉흙에 촉촉하게 수분이 남아 있는데도 고개를 숙이고 있다면 과습상태입니다. 수분이 과한 것이므로 이때는 물주기 간격을 늘리는 것이 좋아요. 특히 생장 활동이 둔한 겨울에는 물마름 현상도 더디므로 물주기 간격을 늘려주세요.' - 32p
 
가장 유용하게 읽은 것은 식물 키우기에 필요한 것들을 전반적으로 들려주는 1장이다. 선인장이나 다육식물처럼 물이 과하면 썩기 쉽거나, 비교적 건조하게 키워야 하는 식물들은 통풍이 원활한 화분에 키워야 실패할 확률이 낮다.

그런데 초보일수록 예쁜 화분이나 자신의 취향만 앞세워 선택하기 쉽다. 혹은 인테리어에 치중하기도 한다. 그런데 식물의 성장 특성에 따라 달리해야 한다. 우리 저마다 자신의 체형이나 생활 유형에 맞는 옷을 입으면 훨씬 좋은 것처럼.
 
화분처럼 흙이나 영양제 등도 식물 저마다의 특성에 따라 달리해야 한다. 게다가 식물마다 마땅한 환경이나 조건이(빛이나 온도, 통풍)이 있는 만큼 물주기나 가지치기 등도 달리해야 한다. 1장에선 이처럼 식물 키우기에 꼭 알고 있어야 할 전반적인 것들을 다룬다. 5장에선 식물 키우기에 일가견이 있는 4인을 인터뷰,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선인장도 말려 죽이는 그대에게 - 반려식물 초심자를 위한 홈가드닝 안내서

송한나 (지은이), 책밥(2020)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오늘도 제게 닿아있는 '끈' 덕분에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책동네' 기사를 주로 쓰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의 책을 읽지만, '동·식물 및 자연, 역사' 관련 책들은 특히 더 좋아합니다.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오늘, 행복합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