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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기업처벌법 발의 기자회견 참석한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  지난 2018년 산업재해로 사망한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정의당 1호 법안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발의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발의 기자회견 참석한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  지난 2018년 산업재해로 사망한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정의당 1호 법안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발의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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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응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이를 세월호참사의 교훈이라고 했다. '이윤보다 생명'이라는 세월호의 교훈은 코로나19에서 사람의 생명을 우선시하는 방역 대책으로 나왔다. 

K-방역에 대한 칭찬이 높아지는 것과 동시에 나는 K-산재를 떠올린다. 일하다가 다치고 병들고 산재로 사망하는 노동자들이 생각났다. 왜 산재 사망 노동자에 대해서는 그렇게 하지 못하는가? 코로나는 시민 전체의 일이고, 산재 사고는 일부 시민의 일이기 때문이어서 그런 것인가?

쿠팡 물류창고 집단감염, 콜센터 노동자들의 집단감염에서 보듯이 저소득층 노동자들에게 코로나19는 더 가까이 다가와 있다. 재난은 평등하지 않다. 마찬가지로 산재도 평등하지 않다. 위험한 일은 언제나 가난한 사람들의 몫이었다. 코로나19가 지금 내가 걸리지 않았더라도 사회 전체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산재 사고도 내가 당장 당하지 않더라도 나 혹은 내 가족, 나의 이웃이 겪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산재에 대응할 시기이다.

산업재해로 2019년에 2020명이 사망했다. 일하다가 죽음을 당하게 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일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기계 값보다 사람 목숨 값이 싸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이천의 한익스프레스 화재사고 또한 무리한 공기단축이 근본 원인으로 밝혀지고 있다. 무리한 공기단축 요구는 더 싼 비용으로 더 빨리 이익을 얻고 싶은 마음에서 나온 것이고, 그 이유가 38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최근 고용노동부 장관이 김영란 양형위원장에게 산재 사고에 대한 양형기준을 높일 것을 제안했다.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산재 사고는 여러 가지 이유에서 복잡하게 생겨난다. 사측의 안전시설 미비, 정부의 관리·감독 부족, 하청 간접고용 형태, 애초부터 안전하지 않은 작업 환경 등이 얽혀서 나타난다. 

이 모든 이유 중 핵심적인 것은 사업주들의 생각이다. 기계 값이 사람 목숨 값보다 싸다는 의식. 산재가 곧 기업 범죄라는 인식은 그래서 매우 중요하다. 기계 값보다 사람 목숨 값이 더 귀하다는 인식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이전보다 처벌양형을 높이는 것 뿐만 아니라 안전하지 않은 사업장을 만들어서 노동자와 시민의 생명을 앗아가는 경우는 사회에서 처벌한다는 원칙을 만들어줘야 한다. 양형 기준만 높인 채 실제로는 처벌되지 않는 방식으로는 안된다. 그래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실행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 다른 하나는 직접 고용이다. 김용균의 동료들이 15일째 분당화력발전소 앞에서 농성하면서 싸우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지난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하고 있다. 구의역 김군의 동료는 위험한 업무에 대한 '거절할 수 있는 권리'가 직고용 이후 생긴 가장 큰 변화라고 했다. 지시하는 사업주가 노동자가 속해있는 회사의 사업주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외주 용역 혹은 자회사는 이런 점에서 '위험한 업무에 대한 작업지시 거부'가 불가능하다. 작업을 지시하는 회사가 다르기 때문이다.

내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것은 구의역 김군과 그 동료들의 장례식장에 정규직 노동자들이 오지 않았던 것이다. 속해있는 회사가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사업주의 무리한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은 노동자의 단결된 힘이다. 그러나 외주 혹은 자회사는 한 현장에 있는 노동자들의 동료의식을 없앤다. 속한 회사가 다르다는 것은 이미 한 현장에 있는 같은 노동자라는 인식을 하지 못하게 한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과 외주용역, 자회사를 없애고 직고용하는 것이 K-산재 대책이다. 그것이 지금 더 많은 노동자들의 산재사망을 막는 방법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를 쓴 김종민씨는 김용균재단 이사이자 청년전태일 대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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