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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워싱턴 D.C.에 서 있는 한국전쟁 기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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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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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워싱턴 D.C.에 서 있는 한국전쟁 기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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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을 맞는 날이다. 이 전쟁은 여러모로 불행한 전쟁이었기에, 그 의미를 새삼 곱씹을 이유는 없고 본다. 다만 70주년을 맞는 저간의 상황은 더욱 우리를 슬프게 한다. 

먼저 북한은 한국을 향해 강경 태도로 일관했다. 다만 24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 예비회의에서 대남군사행동계획 보류를 지시하면서 긴장은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무엇보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폭파는 참담하기 그지없는 장면이었다. 

한편 미국에서는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이 논란거리다. <그 일이 일어난 방>이란 제목의 회고록에서 볼턴은 내밀한 이야기까지 폭로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정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볼턴은 이 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에게 자신의 재선을 도와달라고 폭로했는데, 이 대목은 미국에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볼턴은 북미 정상회담 관련해서도 자세히 다뤘다. 총 15개 장 중 3개 장을 할애했을 정도다. 그런데 그 내용이 실로 경악스럽다. 

볼턴은 하노이 정상회담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이 그럽시다 하고 하노이 정상회담이 타결됐다면 이는 미국에 재앙이다"고 적었다. 이어 하노이 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나자 안도했다고도 했다. 당시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북미 종전선언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음을 감안해 볼 때 실로 배신감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분개했던 대목은 바로 이 대목이다. 
 
"한국의 좌파는 기본적으로 북한을 구슬려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오자는 개념인 '햇볕정책'을 신봉했다. 하지만 이는 계속해서 북한 독재정권을 지탱해줬을 뿐이다."

(
South Korea's left worshipped this "Sunshine Policy," which basically held that being nice to North Korea would bring peace to the Peninsula. Instead, again and again, it merely subsidized the North's dictatorship.)
 

볼턴은 기본적으로 한반도 긴장완화에 부정적이었다. 그리고 북미간 의미 있는 합의가 도출되려 할 무렵마다 등장해 협상 문턱을 높였다. 여기에 '햇볕정책'으로 요약되는 한국의 대북 화해정책에 대해서도 냉소적인 시선으로 바라봤음이 회고록을 통해 드러났다. 

이런 강경파가 한반도의 운명을 주무르는 요직에 있었으니, 정말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그런데 이런 시각은 비단 볼턴에 국한되지 않는다. 워싱턴 정·관계에 포진한 동아시아 정책 담당자들은 강경파 일색이다. 볼턴은 그 대표주자일 뿐이다.  

회고록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내밀한 곳을 건드렸음에도 볼턴은 건재하다. 이를 두고 공화당이나 외교 정책을 담당하는 국무부 등이 볼턴의 주장에 공감하고 있어서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은 한반도 미래에 희망일 수 없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자신의 회록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내밀한 외교를 폭로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자신의 회록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내밀한 외교를 폭로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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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한반도 정책에 심각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1980년대 말 북한이 핵무기 개발에 나서고 1990년대 중국이 미국의 패권을 위협할 강자로 떠오르면서 한반도의 전략적 가치는 더 커졌다. 

문제는 앞서 적었듯 미국 정부의 한반도 정책 결정자들이 강경파 일색이라는 점이다. 전임 오바마 행정부는 이란·쿠바와 잇달아 관계 개선에 성공했다. 이러자 자연스럽게 시선은 북한에게 쏠렸다. 

이에 대해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미대사는 가능성을 낮게 보았다. 그레그 전 대사는 2015년 5월 'JTBC뉴스룸' 인터뷰에서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에 손을 내밀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손을 내민다 하더라도 그 조치에 대해서 박수를 쳐줄 만한 청중이 없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리고 불행하게도 이 예측은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볼턴 회고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 상황을 자신의 재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쇼'의 소재로 활용하려 했다. 볼턴은 이에 제동을 걸려 했고, 이 같은 의도는 일정 수준 관철됐다. 한반도 운명이 누군가에게는 '쇼'의 소재로, 누군가에게는 정치적 이해득실거리로 이용되는 상황은 한반도의 현 주소를 다시금 깨닫게 만든다. 

한국전쟁 70년을 맞는 지금, 무엇보다 우리의 역량이 더 소중해졌음을 실감한다. 다행히 문재인 정부가 국익을 우선에 두고 남북화해를 추진한다는 점은 다행스럽다. 볼턴 역시 회고록에서 이 같은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6월 말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문재인 대통령 사이에 간극이 커지고 있다는 것에 주목했다. 이 간극은 우리를 불안하게 했다. 문 대통령이 행동하는 것을 지켜보며, 트럼프는 문 대통령이 미국과 다른 아젠다를 갖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여느 나라 정부와 마찬가지로 문 대통령은 한국의 국익을 최우선에 두고 있었다."

(One important point Trump made at the end of June underscored the potential of a division growing between the US and Moon Jae-in, which increasingly concerned us. Having watched Moon in action, Trump came to understand that Moon had a different agenda from ours, as any government prioritizes its national interest.)

 

이제 미국은 한반도의 운명은 안중에도 없이 자신만의 전략적 이해만 앞세우고 있음이 뚜렷해졌다. 회고록에서 밝힌 볼턴의 주장이 어디까지 사실인지는 따져보아야 할 일이다. 그러나 적어도 미국이 한반도 평화에 별반 관심이 없다는 점을 일깨웠다는 점에서만 볼턴의 회고록은 가치 있다. 

이제 이런 미국에 의지해선 안 된다. 미국의 영향력에서 최대한 벗어나 남북 자체의 역량으로 종전선언을 이뤄내고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한국전쟁 70주년을 맞는 오늘 우리가 고민해야 할 과제다. 

덧붙이는 글 | 개신교 인터넷 매체 <베리타스>에 동시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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