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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17일 대전MBC에 대해 '성차별적 고용관행 시정'을 권고한 것에 대해 대전MBC 아나운서 채용성차별 대응 대전공동행동은 18일 오전 대전MBC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전MBC는 인권위의 권고안을 조속히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사진은 발언을 하고 있는 유지은 아나운서.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17일 대전MBC에 대해 "성차별적 고용관행 시정"을 권고한 것에 대해 대전MBC 아나운서 채용성차별 대응 대전공동행동은 18일 오전 대전MBC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전MBC는 인권위의 권고안을 조속히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사진은 발언을 하고 있는 유지은 아나운서.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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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 성차별이 맞으니 정규직으로 전환시켜야 한다는, 너무도 당연한 결과를 받아들기까지 1년이 걸렸다."
 

유지은 아나운서가 대전MBC에 성차별 채용 관행을 개선하라고 권고한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문을 받고 나서 밝힌 소감이다.

대전MBC에서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는 유 아나운서는 동료와 함께 2019년 6월 회사를 상대로 인권위에 진정서를 접수했다. 대전MBC가 아나운서 채용 과정에서 남성은 정규직, 여성은 비정규직으로 뽑는다는 내용이었다.

인권위는 일 년 뒤인 지난 17일 진정인들의 손을 들어줬지만 기쁜 결과의 순간엔 유 아나운서 혼자였다. 사내 성차별을 같이 고발했던 동료 아나운서가 퇴사한 뒤 그는 홀로 회사와 싸워왔다.

"불이익은 현재진행형... 대전MBC, 부끄러운 언론사로 남을 텐가"

유 아나운서는 대전MBC 아나운서 채용성차별 대응 대전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이 18일 오전 대전 유성구 대전MBC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 참석해 "지난하고 더딘 1년의 무게를 생각하기에 앞서 '분명한 결과'를 받아들게 돼 우선 너무도 기쁜 마음"이라고 전했다.

"제가 던진 질문은 '동일한 일을 하는데, 왜 동일한 처우를 받지 못하는 것인가'였다. 바로, '차별'에 대한 물음표였다. 방송이라는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아나운서지만 남성 아나운서는 '정규직', 여성은 '비정규직'이라는 정해져 있던 공식. 성별이 다르다는 이유로 들어가는 문부터 달라야 했다. 대전MBC에서 1990년대 후반 이후 여성 정규직 아나운서는 단 한 명도 없었고, 모두 계약직 아니면 프리랜서로 이곳을 거쳐 갔다."
 

방송가의 오래된 관행에 가로막힌 유 아나운서는 "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아야겠다"는 생각에 인권위의 문을 두드렸다. 인권위는 그의 손을 들어줬다. 유 아나운서는 "51페이지에 달하는 결정문을 읽어 내려가는데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했다. 특히 '진정인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것', 이 부분을 눈에 담을 때는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고 회상했다. 그는 잠시 감정에 북받쳐 말을 잇지 못했다.

"저는 가장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방법으로 회사에 문제제기를 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하차통보, 분장실 사용제한, 자리정리 통보, 홈페이지 소개 삭제 등 괴롭힘이었다. 인권위원회는 '이는 분명한 불이익'이라고 명시했다."

유 아나운서는 "결정문에 대전MBC가 앞으로 어떻게 하면 되는지 친절하게 권고 내용이 담겨 있지만 괴롭힘, 불이익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며 "대전MBC에 묻고 싶다. 지금 저와의 이 대립이 건강한 대결인지, 강자가 약자에게 가하는 괴롭힘인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사측은 여전히 인권위 결과는 무시할 것이니 소송으로 가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소송을 강행하겠다는 것은 한 명의 여성 아나운서를 그저 짓밟고 괴롭히겠다는 의사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이어 "건강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단 한 명의 여성 아나운서를 벼랑 끝으로 몰아세우는 이 대응은 분명한 탄압이고, 괴롭힘"이라며 "수많은 사회 부조리와 노동문제를 보도하지만 내부의 문제에는 전혀 다른 잣대를 들이대는 '부끄러운' 언론사로 남을 것이냐"고 따졌다.

유 아나운서는 끝으로 "합리적이고 양심 있는 언론사가 되는 것은 다른 누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다. 대전MBC 스스로의 결정에 달려 있다"며 "대전MBC가 인권위 권고를 성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끝까지 외치고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인권위, 관행 고수하는 한국사회에 경종 울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17일 대전MBC에 대해 '성차별적 고용관행 시정'을 권고한 것에 대해 대전MBC 아나운서 채용성차별 대응 대전공동행동은 18일 오전 대전MBC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전MBC는 인권위의 권고안을 조속히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17일 대전MBC에 대해 "성차별적 고용관행 시정"을 권고한 것에 대해 대전MBC 아나운서 채용성차별 대응 대전공동행동은 18일 오전 대전MBC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전MBC는 인권위의 권고안을 조속히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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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동행동은 기자회견에서 "인권위의 대전MBC 여성 아나운서 고용상 성차별 인정을 환영한다"며 "공영방송 MBC와 대전MBC는 인권위의 권고안을 조속히 이행하라"고 밝혔다.

공동행동이 조사해 발표한 자료를 보면, 대전MBC는 1990년 이후 아나운서를 채용하면서 남성 아나운서 4명은 정규직, 1명은 프리랜서로 뽑았으나, 여성 아나운서 22명은 모두 계약직 또는 프리랜서 신분으로 채용했다. 이같은 관행은 대전MBC에만 그치지 않고 전국의 지역MBC 방송국에서도 되풀이 되고 있다.

더불어 대전MBC는 이러한 문제를 제기한 유지은 아나운서 등을 상대로 '프로그램 하차' 같은 보복성 업무배제를 했다는 비난도 받아왔다.

이에 인권위는 지난 17일 '대전MBC의 여성 아나운서의 진정에 대한 결과(결정례)'를 발표했다. 인권위는 대전MBC에 ▲ 장기간 지속돼 온 성차별적 채용 관행 해소대책 마련 ▲ 정규직 아나운서와 동일업무 수행한 여성 아나운서 정규직 전환 ▲ 인권위 진정 후 가한 불이익(부당업무배제에 따른 임금 급감 등)에 위로금 지급 등을 권고했다.

또한 인권위는 대전MBC 외에도 MBC지역방송사 거의 전반(총 12개 지역방송사)에서 여성 아나운서만 계약직 혹은 프리랜서로 채용하고 있는 실태가 드러났다며 ▲ MBC 본사를 포함해 지역 계열사 방송국의 채용 현황에 대해 실태조사 실시 ▲ 향후 유사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역 방송국들과 협의하는 등 성차별 시정을 위한 대책 마련을 함께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발언에 나선 최영민 대전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이번 (인권위) 권고안은 그동안 대전MBC가 유 아나운서에게 가한 성차별과 부당한 업무배제가 있었음을 명료하게 보여주는 내용"이라고 짚었다.

정현우 민중당대전시당 부위원장도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 제1항은 '사업주는 동일한 사업 내의 동일가치 노동에 대해 동일한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대전MBC는 남성 아나운서는 정규직, 여성아나운서는 비정규직으로 채용했다. 명백한 '채용성차별'"이라고 꼬집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17일 대전MBC에 대해 '성차별적 고용관행 시정'을 권고한 것에 대해 대전MBC 아나운서 채용성차별 대응 대전공동행동은 18일 오전 대전MBC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전MBC는 인권위의 권고안을 조속히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17일 대전MBC에 대해 "성차별적 고용관행 시정"을 권고한 것에 대해 대전MBC 아나운서 채용성차별 대응 대전공동행동은 18일 오전 대전MBC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전MBC는 인권위의 권고안을 조속히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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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행동은 기자회견문을 통해서도 "대전MBC 아나운서의 채용성차별 문제는 성별에 근거해 특정성별의 노동자를 불리한 조건의 직무나 직급, 고용형태로 배치하는 '성별분리채용'의 문제를 현직에 있는 당사자가 직접 '채용성차별'로 이름 지어 공론화한 한국사회 최초의 사례"라고 평가하면서 "인권위의 결정례는 성별분리채용 문제를 차별로 인지하지 못하고 관행으로 고수하고 있는 많은 기업과 한국사회 전체에 큰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인권위는 특히 대전MBC 여성 아나운서의 문제제기가 타당하며, 사측이 오랜 기간 지속된 성차별적 채용 관행의 문제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결과로 차별을 '재생산'하고 있는 것 자체가 심각한 문제임을 되짚고 있다"면서 "설사 확고한 차별한 의도가 없었다 할지라도 특정집단에게 불리한 결과를 주고 있다면 이를 깨닫고 시정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이 과정에서 문제를 제기한 노동자에게 불이익이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대전MBC와 MBC본사는 성차별 채용관행 재발을 방지를 위한 대책을 수립하고 성평등한 채용과 노동환경 조성을 위해 구체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인권위의 권고대로 이와 같은 문제적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MBC 본사 차원에서 지역 계열사의 채용 현황과 원인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적극적인 시정대책을 마련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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