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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서대문구 독립공원 독립관
 서울 서대문구 독립공원 독립관
ⓒ 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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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공원 독립관

대부분 사람은 저 잘난 맛에 산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부모가 낳아 길러주고, 스승이 가르쳐준 덕분으로 잘난 것이다. 나는 1999년까지 그저 예사교사였다. 서울 동대문에서 청량리에 이르는 도로명이 '왕산로'인 바, 그 일대에 '왕산'이라는 산이 있기에 그렇게 붙인 이름으로만 알았다.

그러다가 1999년 한 독지가의 후원으로 독립운동가 후손 이항증(이상룡 후손), 김중생(김동삼 후손) 선생의 알뜰한 안내로 중국 대륙에 흩어진 항일유적지를 답사하게 됐다. 그런 뒤에야 왕산로의 '왕산'이 내 고향 구미 임은동의 왕산 허위의 호라는 것을 알게 됐다. 훈장이라는 사람이 제 고향의 박정희만 알고, 바로 상모동 앞동네 임은동의 왕산 허위를 몰랐던 그 부끄러움이 이후 나로 하여금 항일유적지를 더듬게 하고, 독립운동사를 펼치게 했다. 그리하여 쓴 책이 <민족반역이 죄가 되지 않는 나라>요, <항일유적답사기>, <영웅 안중근>, <허형식 장군>이다.

2007년 당시 의병선양회 조세현 부회장을 만났다. 그분을 통해 구한말 나라가 기우는 가운데, 호남의병들이 분연히 벌떼처럼 일어나 일제에 항거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리하여 그때부터 5개월 남짓 동안 100여 년 전, 호남벌에 휘날렸던 창의의 깃발 의병 전적지를 고을고을, 구석구석 찾아다녔다.

그러자 호남인들이 영남 출신, 더욱이 구미 출신 작가가 자기 고장을 제쳐두고 호남의병 전적지를 먼저 답사한다고 열렬히 환대했다. 그분들은 앞장서서 안내하고 내 손에 숟갈을 집어줬다. 그 답사를 마친 뒤 남긴 책이 <누가 이 나라를 지켰을까>다. 이를 오마이뉴스에도 '누가 이 나라를 지켰는가'라는 제목으로 56회 연재한 바 있다.

이항증 선생은 경북 안동 임청각 출신으로 대한민국 임시정부초대 국무령 석주 이상룡 선생이 증손자요, 조세현 선생은 구한말 광주 조경천 의병장 손자다. 두 분은 나의 독립운동사 스승이시다. 오래 전부터 서울 나들이 길에 얼굴이나 한번 보자고 청하기에 마침 엊그제 치과 진료 차 서울 가는 길에 찾아뵙기로 했다.

치과 진료를 마친 뒤 약속장소인 독립공원 독립관으로 갔다. 그새 피차 세월이 흐른 만큼 더 늙었다. 우리 세 사람은 반갑게 인사를 나눈 뒤, 순국선열 영위가 안치된 독립관에서 향을 피우고 깊은 묵념을 드렸다.
   
 순국선열 영위
 순국선열 영위
ⓒ 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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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열리는 각종 공식행사나 중요한 의식에는 반드시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을 올립니다. 이 묵념은 국민들이 조국을 되찾기 위해 목숨을 바치신 분들에게 드리는 최고의 예의이자, 감사의 표시입니다."

두 분 선생은 이전처럼 번갈라 나에게 선국선열에 대한 교육을 진지하게 하셨다. 나는 두 분 말씀을 들으면서 사진을 찍고, 한 마디 놓치지 않으려는 착한 학생으로 취재수첩에 기록하면서 경청했다. 뭘 알아야 면장도 하고, 글을 쓸 수도 있다. 나는 더 말씀을 듣고자 강의실을 독립관 지하에 있는 순국선열유족회 사무실로 옮겼다.
   
 독립운동가 후손 이항증(왼쪽) 선생과 조세현 선생
 독립운동가 후손 이항증(왼쪽) 선생과 조세현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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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국선열이란
 
"순국선열이란 1895년 8월 20일 명성황후 시해로부터 1945년 8월 14일까지 50년 동안 조국을 위해 순국하신 분들로 의병항쟁으로 10만 명, 만주 등지에서 무장 항쟁으로 4만여 명, 국내 항일로 1만여 명 등, 약 15만 명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해마다 11월 17일은 <순국선열의 날>로 기리고 있습니다. 왜 11월 17일이냐 하면 1905년 11월 17일이 을사늑약 체결의 날로 그날을 전후해 가장 많은 분들이 일제에 항거하며 순국했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대한민국임시정부 의정원(현, 국회) 제31차 회의에서 이 날을 '순국선열 공동기념일'로 제정하였습니다."

"그날 이후 법정 기념일로 제정하여 광복으로 환국할 때까지 이날을 기념해 오다가 1961년 군사정권 포고령으로 순국선열유족회가 강제 해산되는 수모도 당했습니다. 1988년에 '순국선열의 날'이 법정기념일로 복원돼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현재 현충사(독립관)에는 2835위의 순국선열 위패가 모셔져 있다고 한다. 최근 서훈을 받은 800위 위패는 현재 장소가 협소하여 아직도 제대로 모시지 못하고 있다. 곁에서 두 분의 말씀을 지켜보던 순국선열유족회 김영조 사무총장이 한 말씀 보탰다.
 
"아직도 상당수 순국선열 영령들께서는 구천을 헤매는 셈이지요. 독립된 나라가 그 무엇보다 최우선으로 모셔야 할 분은 '순국선열'로 독립된  나라라면  마땅히  '순국선열추모관'이 있어야 합니다."
  
 순국선열 위패
 순국선열 위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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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 남짓 순국선열유족회 사무실에서 생수로 목 축이면서 귀한 말씀을 들은 뒤 예매해 둔 열차시간 때문에 아쉽게 자리를 떴다. 김 사무총장이 나에게 홍보로 한 말씀을 전했다.

"누구나 서대문 독립공원 독립관에 오시면 '순국선열' 위패에 묵념과 함께 존경의 예를 표할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유튜브] 한국전쟁 70주년 - 미국 문서기록청 사진집으로 다시보는 6.25'에서 박도 기자를 만날 수 있습니다.


태그:#순국선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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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년 교사생활 후 원주에서 지내고 있다. 장편소설 <허형식 장군> <약속> <용서>, 역사다큐 <항일유적답사기><영웅 안중근>, 사진집<지울수 없는 이미지> <한국전쟁 Ⅱ> <일제강점기> <개화기와 대한제국> <미군정 3년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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