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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17일 오전 춘추관에서 북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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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17일 낮 12시 8분]

17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철면피한 감언이설을 듣자니 역스럽다'는 제목의 담화를 통해 "자기변명과 책임회피" 등 문재인 대통령을 거칠게 비난한 가운데, 청와대도 "몰상식한 행위", "사리분별 못하는 언행", "기본적 예의를 갖추라" 등 거친 표현을 써가며 김여정 부부장과 북한측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북측은 앞으로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기 바란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17일 오전 11시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6.15 공동선언 20주년 기념사 등을 통해 현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라며 "전쟁의 위기까지 어렵게 넘어선 지금의 남북관계를 후퇴시켜선 안되며, 남과 북이 직면한 난제들을 소통과 협력으로 풀어나가자는 큰 방향을 제시한 거였다"라고 전했다.

윤 수석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측이 김여정 제1부부장 담화에서 이런 취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매우 무례한 어조로 폄훼한 것은 몰상식한 행위다"라고 현재 대남 강경기조를 주도하고 있는 김여정 제1부부장을 직접 겨냥했다.

그러면서 "이는 그간 남북 정상 간 쌓아온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일로, 북측의 이런 사리분별 못하는 언행을 우리로서는 더 이상 감내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김여정 부부장은 이날 담화에서 문 대통령의 6.15 공동선언 20주년 기념사를 두고 "민족 앞에 지닌 책무와 의지, 현 사태 수습의 방향과 대책이란 찾아볼래야 볼 수 없고, 자기변명과 책임회피, 뿌리깊은 사대주의로 점철된 남조선 당국자의 연설"이라고 거칠게 비난했다.

특히 김여정 부부장이 남한측의 대북특사 파견 제안을 전격 공개한 것과 관련, 윤 수석은 "북측은 우리측이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대북특사 파견 등 비공개로 제의한 것을 일방적으로 공개했다"라며 "이는 전례없는 비상식적 행위이며 취지를 의도적으로 왜곡한 처사다"라고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나 북한 국영통신사 <조선중앙통신> 보도 등에 따르면, 남한 당국은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이던 지난 15일 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에게 대북특사를 보내겠다는 뜻을 북한측에 전달했다. 대북특사로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특정됐다. 하지만 김여정 부부장은 이를 "불순한 의도"라고 판단해 "철저하게 불허"했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대북특사 파견 제의 자체가 비공개다"라며 "공개하는 것 자체가 비상식적인 행위이기 때문에 저희는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윤 수석은 "최근 북측의 일련의 언행은 북측에도 전혀 도움이 안되고, 이로 인해 발생한 모든 사태의 결과는 전적으로 북측이 책임져야 할 것이다"라며 "특히 북측은 앞으로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기 바란다"라고 북한의 거친 대응을 거듭 비판했다.

"향후 대응 계속 논의... 신중하게 파악하고 판단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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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16일 오후 경기 파주 통일대교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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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윤 수석의 브리핑은 지난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 출범한 이후 가장 강도높은 북한 비판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언급한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어제 김유근 안보실 1차장이 입장을 낸 것,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을 포함해서 그 이후의 상황이 매우 무례한 어조라는 것이다"라며 "6.15 공동선언 기념사에 대한 비난이 있었고, 그런 것들이 종합적으로 다 포함된다"라고 설명했다.

향후 대응과 관련, 이 관계자는 "계속 논의해봐야 한다"라며 "어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후부터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데 미래의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가정해서 모든 것들을 하진 않지만 신중하게 파악하고 판단하겠다"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다만 미국에 특사를 파견하는 방안에는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미국과는 수시로 대화채널이 열려 있다"라며 "미국에 전화하면 되지 특사까지 보낼 필요가 있겠나?"라고 말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4.27 판문점 공동선언의 국회 비준은 "무리"라는 의견을 냈다. 그는 "제 판단으로는 현 상황에서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은 약간 무리가 아닐까 싶다"라며 "물론 당과 협의했거나 당의 공식입장은 아니고, 저의 판단이 그렇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10시까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화상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에서는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 등을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정의용 실장과 서훈 원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 김연철 통일부 장관, 박한기 합참의장, 김유근.김현종 국가안보실 1.2차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