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수학하면 떠오르는 것은?  '수학'하면 떠오르는 것을 학생들에게 자유롭게 적게 했다
▲ 수학하면 떠오르는 것은?  "수학"하면 떠오르는 것을 학생들에게 자유롭게 적게 했다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관련사진보기

   
아이들의 학교생활을 가장 힘들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친구관계, 진로 등 다양한 고민이 있겠지만 학업 영역에서 학생들을 가장 고통스럽게 만드는 것은 단연 '수학'이다. 수학은 학습자의 사고력을 증진시키고, 수학 능력을 측정하는 객관적인 도구로써 예나 지금이나 가장 중시된다. 그러면 그럴수록 수학은 학생들에게 '극혐'(극도로 혐오)이 되어간다.

교육부는 지난 5월 27일, 향후 5년간의 수학교육 로드맵이라 할 수 있는 '과학 수학 정보 융합 교육 종합계획(2020~2024)'을 발표했다. 특히 수학교육 종합계획은 이번에 발표한 것이 제3차이다. 2012년 제1차 수학교육 선진화 방안에 이어 2015년 2차 수학교육 종합계획을 시행하였고, 올해부터 앞으로 5년간 시행할 제3차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지난 8년 동안 두 번에 걸친 종합계획이 실행됐음에도 현장에서는 수학교육의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수학 과목이 학생들에게 주는 부담과 고통은 줄어들지 않고 있는데, 교육부가 새로 발표한 계획을 보면 수학교육 문제의 핵심은 건드리지 않고 장밋빛 청사진만 그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수학교육 종합계획안 들여다보니 
  

[문제점 ①] 각종 행사 양산... 학생들과 교사를 교실 밖으로 내몰다
   

이번 제3차 수학교육 종합계획은 이전의 제1, 2차와 마찬가지로 온갖 교실 밖 행사가 줄지어 있다. 수학과 친해지는 날, 수학말하기 한마당, 수학나눔축제, 수학산책, 수학 공감 캠프, 매스톡, 교내통계캠프, 포스터대회 등 수많은 대회는 교육과정에서 근거를 찾아볼 수 없고 정규 수업에서 이루어지지 않는 교실 밖 행사들이다(표1 참고).
   
제3차 수학교육 종합계획 중 일부 제3차 수학교육 종합계획에 명시된 교실 밖 각종 대회와 행사 일부
▲ 제3차 수학교육 종합계획 중 일부 제3차 수학교육 종합계획에 명시된 교실 밖 각종 대회와 행사 일부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관련사진보기

 
특히 수학학습에 대한 불안감을 치유하는 '수학클리닉', 또래 멘토링을 표방하는 '수학나눔학교'는 사후약방문식 기획이다. 정규 수업에서 수학을 싫어하고 기피하는 '수학포기자'(이하 수포자) 발생 문제는 내버려 두고 거기에 대한 대책으로 이벤트를 만든 것이다. 수포자 발생이 어쩔 수 없더라도, 이런 이벤트로 수포자가 구제되기는 어렵다. 수학교육 정책의 최우선 과제는 정규 수학 수업을 개선하고 혁신해서 수포자가 최대한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국가나 교육청이 주도적으로 이런 행사를 개최하여 교사와 학생을 밖으로 내몰게 되면 학교의 정규 수업은 내팽개쳐진다. 불만족스러운 수업으로 인해 생기는 부정적인 인식과 학습 부족이 이런 행사로 메워질까? 오히려 수업만 방해하는 일이다. 대회를 앞둔 교사는 행사 준비에 몰두하느라 수업을 소홀히 하는 사례도 흔히 볼 수 있다.

[문제점 ②] 수학교육의 기본인 '교육과정-수업-평가'에 대한 전략 부재
  
교육의 기본은 교육과정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을 적용하고 있는데, 이 안에는 성취기준만 있는 것이 아니라 교수, 학습, 즉 수업에 대한 내용과 평가까지 일관된 규정이 있다. 현재 우리나라 수학교육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인 '학생 참여 중심의 수업'과 '과정 중심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내실 있는 수업과 평가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교사의 예제 풀이를 학생이 따라 하는 문제풀이 등의 행동주의 방식에서 벗어나 학생의 주도적인 참여를 통해 개념에 접근하는 구성주의 방식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이번 수학교육 종합계획에도 예시로 나온 '거꾸로 수업'이나 오래전 일부 교육청에서 시작하여 혁신학교를 중심으로 활성화된 '배움의 공동체' 수업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교육부가 주도한 것이 아니라 민간의 네트워크에서 시작되었다. 이제라도 교육부는 확실한 주도성을 가지고 학생 참여 중심의 수업이 활성화될 수 있는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이 강조하는 '과정 중심 평가'는 개정 이전에 준비가 끝나 시행 초기부터 정상적으로 학교에 적용되었어야 한다. 그러나 국가 연구기관은 물론 교육청에서도 수학과에서 말하는 '과정 중심 평가'가 무엇인지 모호하게 여기고 제각각의 방법으로 시행하고 있다. 국가가 '과정 중심 평가'를 교육과정에 문구로만 집어넣는 바람에 모든 책임을 교사에게 떠넘긴 상태이다.

현장은 수행평가와 맞물려 무엇이 과정 중심 평가인지, 무엇이 수행평가인지 혼란 속에 있다. 이렇게 되면 결과 중심 평가인 중간·기말고사가 대세를 이룰 수밖에 없다. 평가 방식은 여전히 과거 속에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다. 결국 수학교육에는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문제점 ③] 줄 세우기 평가에 대한 해결책이 없다
  
고등학교 수학과정 수능을 치기 위해 고등학생들은 이 모든 교과서와 EBS 문제풀이를 연습해야 한다
▲ 고등학교 수학과정 수능을 치기 위해 고등학생들은 이 모든 교과서와 EBS 문제풀이를 연습해야 한다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관련사진보기

  
인공지능 시대에 대입시라는 중요한 시험을 오지선다형 상대평가로 치르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전세계에서 상대평가, 그것도 객관식으로 대입시를 치르는 나라는 매우 드물다.

대입 수능의 전 과목 절대평가화, 논․서술형으로 변경하는 것에 대한 논의를 더 활발히 해야 할 시점인데 수학교육 종합계획에는 아무런 대책이나 계획이 없다. 학교 내신을 성취평가제로 시행하겠다고 10년 전부터 공언했지만, 중학교까지만 도입하고 고등학교는 여전히 상대평가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그 결과 성취평가제는 형식적으로만 시행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수능 수학 시험에서 만점자 과다 출현을 막기 위해 나타난 킬러문항은 학교 교육에서 도저히 대비 가 불가능한 난이도이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서울 강남권 고교나 자사고 내신 수학 시험에서도 킬러 문항이 등장하고, 중학교에서도 선행교육 규제법을 위반하는 문항을 출제하는 등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문제는 교육부가 이 모든 상황을 외면하고 있다는 점이다.
  
[문제점 ④] 부재한 교사 양성 과정과 임용시험에 대한 문제의식
  

수학교사를 양성하는 사범대학의 커리큘럼에는 정규 수업과 평가에 대한 전문성을 키워주는 교육과정이 거의 없다. 교과내용학인 수학의 전문 지식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그나마 30%의 교과교육학은 이론 중심이다. 교사가 될 때까지 한 달도 안 되는 단 4주간의 실습만으로 교사에 임용된다는 것은 어찌 보면 슬픈 현실이다. 신규 교사는 임용 즉시 정교사이며 베테랑 교사와 동등하게 대우하여 수업을 혼자 책임지는 구조라서 아무도 옆에서 도울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신규 교사도 베테랑 교사에 버금가는 수업 능력과 평가의 전문성을 충분히 갖춘 상태가 되도록 마땅히 교육받아야 한다. 임용 시험 과목도 전공 지식 시험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어서 아무리 수업을 잘한다 해도 중․고등학교 수준을 훨씬 벗어나는 대학 수학 지식이 부족하면 교사가 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대학 수준의 지식은 중·고등학교에서 수업을 하는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거의 당락이 결정된 소수를 대상으로 수업 실연이 임용시험에 포함되지만 영향력은 미미하다. 수학교사가 임용 시험에 통과한다면 그 사람은 수학의 전공 지식이 풍부한 사람이다. 이는 수학교사가 되기에 필요조건일 수 있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다.

수학 부진 문제를 국가가 스스로 책임지려는 철학 부재

이번 수학교육 종합계획의 가장 본질적인 문제는 수학 과목에서만 유난히 두드러지는 '수포자 현상'에 대해 국가가 스스로 책임을 반성하고, 이 문제를 본질적으로 타개하려는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학습 부진과 기초 학력 부족을 학생 당사자의 잘못으로 치부하고 국가는 이를 지원하면 된다는 시각이다. 기초 학력을 진단하고, 학습 부진에 대해 개인 맞춤형 보정 지도가 주된 정책이 아니라 애당초 학습 부진이 일어나지 않도록 정규수업을 내실 있게 운영하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학습 부진의 근본 원인은 정규 수업에 있다. 그날그날 수업에서 교사가 학생의 이해 과정을 면밀히 관찰하고 학생 개개인에게 알맞은 과정 중심의 피드백을 제공했으면 소위 수포자는 발생하지 않는다. 최소한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모든 아이를 우리 모두의 아이로' 책임지려는 국가교육 시스템 미비를 개인의 불성실이나 가정의 문제로 돌리고 국가는 이들을 지원한다는 관점의 정책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제3차 수학교육 종합계획의 일부 수학 학습 부진의 발생 원인 해소보다 사후 처방뿐인 대책
▲ 제3차 수학교육 종합계획의 일부 수학 학습 부진의 발생 원인 해소보다 사후 처방뿐인 대책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관련사진보기

   
그나마 눈에 띄는 것은 초등학교 수학과목의 전담교사제 운영 및 예비교사 등 수업보조교사를 활용한 1교실 2교사제 운영을 유도한다는 정책이다.(표2 참고)

초등 수학과 중등 수학 사이에 엄연히 격차가 존재하는 현실에서 수학교육에 보다 뛰어난 초등 교사가 고학년 수학과를 맡아서 중등 수학으로 연착륙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은 매우 바람직하다. 중등에서도 교생 실습을 늘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확대할 필요가 있다. 뒤처지는 학생이 발생하는 즉시 도움을 제공하여 완전학습을 이룰 수 있는 책임교육의 출발이다.

수학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교육과정-수업-평가'의 변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교육부는 '학생 참여 중심'의 수업과 이에 걸맞은 '과정 중심 평가'가 확대될 수 있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또한 학생들의 수학 고통과 우리나라 수학교육 문제의 원흉인 수능 수학시험, 고교 내신의 상대평가 방식에 대한 해결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특히 많은 예산을 들여 수학교사와 학생들을 교실 밖으로 끌어내는 각종 대회는 최소한으로 줄이고, 질 높은 학교 수업 운영에 교사와 학생이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더불어 학교 현장과 괴리된 사범대의 교사 양성 과정과 임용 시험에 대한 내용을 전면 재검토하여 교사로 임용되기 전, 수업 전문성과 평가 전문성을 충분히 습득한 후에 현장에 임용될 수 있도록 교생실습 기간을 대폭 늘리는 등의 제도적 장치를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입시경쟁과 사교육 고통을 해결하는 대중운동입니다. 대표 사업으로는 출신학교차별금지법 제정운동, 영유아인권법 제정운동, 대학서열해소, 학부모교육사업인 등대지기학교 등이 있습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