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가 사는 세계가 약자에 대한 폭력으로 얼룩지고 있다는 것은 자명해 보인다. 소수자와 약자를 향한 폭력에 반대한다고 구태여 외쳐야 하는 상황은 분명 문제다. 최근 해외에서는 흑인과 트랜스젠더에 대한 차별과 편견 때문에 홍역을 앓고 있는 중이다.

미국은 현재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 문제가 또다시 뜨거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위조 화폐를 사용했다는 혐의로 붙잡힌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한 것.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는 운동은 현재 미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숨을 쉴 수가 없다(I can't breathe)'는 말이 시위의 구호가 되는 한편, 많은 이들이 시위에 참여하면서 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시위대를 '폭력배(thug)'라고 표현한 트럼프, 이에 저항하는 스타들
 
 흑인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위 사진

흑인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위 사진 ⓒ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달 29일 시위대를 "폭력배(thugs)"라고 표현하면서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도 시작될 것이다(when the looting starts, the shooting starts)"라고 경고했다. 지난 1일에는 연방법을 적용해 군을 투입할 것임을 암시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때문에 상황은 수습되기는커녕 더욱 악화되는 중이고, 관련 시위는 계속되는 중이다. 왜 사람들이 분노하는지보다 분노하는 것 자체에 집중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트럼프가 보여준 셈이다.

많은 할리우드 스타들이 트럼프의 발언에 항의하면서 이번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연대하는 중이다. 지난 5월 31일 페이스북을 통해 연대를 표한 가수 레이디 가가(Lady GaGa)는 "트럼프 대통령은 실패했다"면서 이번 사안에 대한 트럼프의 태도를 비판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차별적인 인식에 대해 지속적으로 비판해왔던 그가 이번 사안에 연대하는 것은 '특권을 가진 이들의 의무'임을 강조한다.

"우리는 흑인 사회에 대한 사랑을 보여야 한다. 백인이자 특권층 여성으로서, 그것을 지지할 것임을 맹세한다. 특권을 가진 우리는 인종차별과 충분히 싸우지 않았고, 인종차별에 의해 희생되는 사람들을 충분히 지지하지 않았다."

비욘세 역시 목소리를 냈다. 지난 5월 30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인종을 막론하고) 지금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종차별에 절망감을 느낄 것"이라면서 더 이상 유색인종을 사람보다 못하게 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청원에 참여해 줄 것을 요청하며 청원 링크를 인스타그램 프로필에 넣어둔 상태다.

해당 청원은 플로이드 총격 사건이 일어나기 두 달 전에 26세 흑인 여성 응급의료인인 브레오나 테일러가 마약 수색을 위해 집에 들이닥친 경찰로부터 8발의 총을 맞고 숨진 사건에 대한 것이다. 비욘세는 이 사건에 대해 경찰이 제대로 책임지지 않고 있다면서 검찰에 공개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그 외에도 많은 이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연대를 표하면서 Black Lives Matter 운동에 동참하는 중이다. 아리아나 그란데와 빌리 아일리시는 시위에 직접 참여한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처럼 혐오와 차별이 판치는 오늘날, 혐오에 맞서 연대의 목소리를 내는 이들이 있어서 다행이지 않나 싶다. "(소수자는) 자신의 존재를 부정당하지 않고 살아갈 마땅한 권리가 있다"고 한 엠마 왓슨의 말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그 대상이 우리 곁에 있는 존재들임을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 민감한 주제에 대해 논쟁을 하길 주저하지 않는 그들의 행보를 응원하며 우리 역시 국제적으로 연대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인종차별 성소수자차별 레이디가가 다니엘래드클리프 도널드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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