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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부천 쿠팡 물류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으로 발생한 지난 5월 27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오정동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 담장에 운영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경기도 부천 쿠팡 물류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으로 발생한 지난 5월 27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오정동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 담장에 운영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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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발생한 콜센터에서의 집단감염과 5월의 쿠팡 물류센터에서의 집단감염에 이어 롯데택배 물류센터에서 확진자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콜센터, 물류센터에서 왜 집단감염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가 제기되고, 노동자들의 이야기가 이어짐에도 불구하고 경고된 것처럼 감염이 반복되고 있다.

코로나19 대확산의 위기속에 반복되는 일터발 집단감염은 근본적인 문제해결 없이 'K방역'과 '덕분에'만으로는 사회구성원들의 건강과 생명을 온전히 지킬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는 한국정부와 사회의 대응에 과연 무엇이 부족했을까.

이 글은 지난 6월 11일 '코로나19 인권대응네트워크'가 발표한 <코로나19와 인권,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을 위한 사회적 가이드라인>의 '노동의 권리'를 기준으로 노동자 건강과 생명의 권리에 대해 짧게나마 이야기하고자 한다.

노동자 개인에게 위험과 책임이 전가되는 현실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적인 위협이 재난이라는 것은, 감염병 자체가 주는 생명과 건강에 대한 위협, 이로 인한 사회경제적 불안정과 파괴력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이에 대한 대처가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더 비극적이다.

일터에서의 감염은 노동자와 가족구성원, 지역으로 확산되는 집단감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기업의 대처와 정부의 조치 및 관리·감독 등은 이를 제대로 예방하지 못하고 있다. 재택근무·비대면 노동이 불가능하거나, 감염예방을 위한 노동조건의 신속한 변화가 불가능한 일터의 노동자에게는 직접적이고 우선적인 조치와 지원이 필요한데 그런 것은 찾아보기 힘들다.

또한 인원 감축으로 인한 과중한 업무, 방역 및 의료, 위기관리, 돌봄, 물류 관련 노동자의 높은 감염위험과 격무는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대한 노동자와 노동조합의 대안과 요구가 끊임없이 제시되고 있지만 정부대책은 '덕분에' 캠페인에 대한 사회적 호응만큼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밀폐되고 밀집된 공간에서 쉴 새 없이 응대 업무를 진행해야 하는 콜센터의 노동환경과 감염예방을 위한 조치가 외주화라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임을 콜센터 노동자들은 이야기해왔다. 그런데도 이와 같은 일터들에 대한 파악과 필요한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은 매우 심각한 문제다.

결국 늘어난 작업량과 고속배송의 압박에 의한 노동자의 과로사가 연이어 일어났고, 뒤를 이어 방역 강화를 위해 더 독한 혼합소독제를 사용하면서 생긴 조리사의 사망까지 있었다. 쿠팡 물류센터에서부터 시작된 일터의 집단감염은 예상할 수 있었던 반복된 인재라 할 수밖에 없다. 감염이 발생해도 방역지침을 지킬 수 없는 노동조건과 일터의 관계보다는 노동자 개인에게 위험과 책임이 전가되고 있었다.

자칭 테크놀로지 기업이자 고객 100배 만족의 기업 쿠팡의 '정보와 소통의 부재'는 집단감염상황에서 극에 달했다. 내부 직원들조차 모른다는 주문 건수와 직원 수는 얼마의 노동자가 어떤 고용구조로 일하고 있는지를 포함하여 정부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확진자가 생기고 집단감염으로 이어지자 방역을 위해 부천물류센터의 당시 노동자 수와 고용관계가 발표되었을 뿐이었다.

주체와의 소통도 마찬가지였다. 확진 사실을 그 일터의 노동자에게도 소비자에게도 제때 알리지 않았다. 긴급하게 취해야 했던 조치들도 마찬가지였다. 이후 '마스크도 쓰지 않는, 감염된 일터의 노동자'라는 따가운 시선에 사람들 사이를 지나갈 때도 숨을 참아야만 했다던 쿠팡의 노동자들. 감염이 확산될 수밖에 없었던 그들의 일터이야기와 권리요구가 이어지자 쿠팡은 사내 소통수단을 닫기까지 했다.

건강하게 안전과 생명을 지킬 권리... '평등한' 노동자에게 있어야

우리는 코로나19의 위기 속에서, 일터에서 노동자가 안전해야 사회가 안전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노동자가 안전하다는 것은 위험을 가하는 것에 대해 관리하고 처벌하는 제도와 노동자가 건강을 잃으면 마련하는 사후 대책만으로는 절대 보장될 수 없다.

노동자가 안전하다는 것은 그가 평등하다는 증거이다. '건강하게 안전과 생명을 지킬 권리'라는 단어에 생략된 주어는 노동자다. 다가올 위험에 대해 대처하고 이를 바꿀 힘이 있어야 한다. 그 힘은 일터에서 동등한 주체로서 대화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 주장을 관철할 수 있는 힘의 균형으로 완성된다. 불안정한 계약관계와 경제 위기에서 기업을 우선시하는 고용불안 상태, 어떤 주장도 펼칠 수 없는, 표현의 수단과 협상의 힘에 대한 봉쇄는 위기 속에 노동자가 감수해야 할 몫이 절대 아니다. 그건 위기를 빌미로 한 비민주적이고 불평등한 사회의 부정의일 뿐이다.

그 누구도 언제든지 해고될 수 있는, "원청의 눈치를 봐야만 하는 권한 없는 하청의, 이윤보다 못한 취급을 받는 사람"이어선 안된다. 건강과 생명을 지키며 인간다운 삶과 미래를 계획할 수 있는 자유, 어떤 이유로도 차별받지 않고 평등하게 공동체에 참여할 자유는 모든 사회구성원의 권리다. 노동자이자 동시에 시민인 이들에게 온전히 보장해야 할 불가침의 권리이다. 이 권리를, 이 약속을 사회의, 공동체의, 지역의 주체이자 구성원으로서 지키는 것이 바로 인간이 존엄한 까닭일 것이다.

<코로나19와 인권, 인간의 존엄과 평등을 위한 사회적 가이드라인>에는 '노동의 권리'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 일터의 노동자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한 조치를 최우선으로 실행해야 한다.
☑ 이를 위한 관리·감독과 함께 필요한 노동자의 권한과 기업의 의무와 같은 실질적 조건을 확보해야 한다.
☑ 노동자의 코로나19 감염위험에 대한 작업중지권과 자신과 가족구성원의 치료와 건강을 위해 필요한 휴가 및 기본생활을 기업과 국가의 책임으로 보장해야 한다.
☑ 위기의 대응과 정책 및 지원은 정체성과 비임금 노동을 비롯한 고용형태 등과 상관없이 모든 노동자에게 차별 없이 평등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 노동의 권리 보장과 사회보장에 대한 접근성에 취약한 사회적 소수자와 불안정 노동자에게 필요한 조치는 조건 없이 우선하여 취해야 한다.
☑ 경제위기에 대한 기업지원은 모든 해고금지와 같은 고용유지, 안전한 노동조건 유지를 전제로 해야 한다.
☑ 코로나19의 위협에 대한 일터의 안전은 원하청 구조의 경우, 노동과정에 대한 실질적 권한과 책임이 있는 원청의 책임을 분명히 하여야 한다.
☑ 노동자에 대한 지원은 직접적이어야 하며 실직과 휴직에도 기본생활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하고 이는 보편적 방식의 사회보장제도와 병행되어야 한다.
☑ 코로나19 위기로 침해되는 노동권 보장을 위한 표현과 집회결사의 자유와 파업권을 보장해야 한다.
☑ 코로나19로 침해되는 권리에 대한 주장과 행동을 이유로 노동자에게 부당한 대우나 처벌을 하지 않아야 한다.
☑ 위기에 대한 대응은 주체들의 배제 없는 민주적 참여의 보장과 함께 결정되고 진행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구조적, 근본적 문제해결을 위한 전망과 계획을 세워야 한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기선님은 김용균재단 운영위원이자 인권운동공간 활 활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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