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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 다수 발생한 싱가포르 이주노동자 기숙사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해 격리지역으로 선포된 싱가포르의 한 이주노동자 기숙사에서 4월 21일 거주자들이 방에 머물지 않고 복도에 나와 있다.
▲ 코로나19 확진자 다수 발생한 싱가포르 이주노동자 기숙사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해 격리지역으로 선포된 싱가포르의 한 이주노동자 기숙사에서 4월 21일 거주자들이 방에 머물지 않고 복도에 나와 있다.
ⓒ 싱가포르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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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초기에 방역 모범국으로 불리던 싱가포르는 기숙사에서 공동 생활하는 이주노동자 32만 3천 명 중 1만 3천 명 이상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으면서 이주노동자 문제에 사회적 관심이 커졌다.
   
이주노동자 기숙사가 집단 감염 발원지로 밝혀지자 싱가포르 정부는 빠르고 합리적인 대응으로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사회적 혐오와 책임 전가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했다. 먼저 총리를 필두로 관계 장관과 대학 등이 나서 이주노동자 건강권과 주거권은 물론 노동권과 사회권에 대한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지난 4월 30일, 노동절을 맞아 싱가포르 내 이주노동자들에게 "그들이 이곳에서 건설하고 기여한 것들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를 계기로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새롭게 해야 한다는 인식이 공감을 얻으면서 실질적인 지원책들도 속속 나왔다. 방역 당국은 이주노동자를 찾아가는 이동식 검체 채집 방법을 채택하여 이주노동자 집단 감염 확산에 대처했고, 싱가포르 국립대학교(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NUS)는 대학 기숙사를 7월 말까지 지역사회 회복 시설로 전환하며, 집단 감염 확진을 받은 이주노동자들에게 제공했다.

더 나아가 기숙사에 격리된 이주노동자들에게 재정 관리 계획, 정신 건강 관리법 등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양질의 실질적인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대학생들은 벵골어, 버마어, 타밀어, 태국어 등 각국 통역 봉사단을 구성하여 30여만 명의 이주노동자 지원에 나섰다.
  
특별히 총리와 장관들이 "이주노동자들에게 적절한 기숙사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반복해 던지면서, 싱가포르 정부는 이들과 관련한 정책들을 긴급하게 시행하고 있다.

현재 정부는 올해 말까지 8동의 기숙사, 약 6만 개의 숙소를 만들 계획이며 빈 공장과 국립 리조트, 국가 소유지 내 막사 등을 포함한 36곳에 2만5천 명의 이주노동자들을 수용할 예정이다. 전(前) 전문대 부지 등을 포함한 17개 폐교는 신규 기숙사용으로 전환돼 장기적으로는 최대 10만 명의 이주노동자를 수용할 수 있다고 한다.

코로나 대응팀 공동 책임자인 로렌스 웡 국가개발부 장관은 "현재 빈 주공아파트를 비롯해 군 캠프와 스포츠홀 등을 이주노동자 기숙사로 이용하고 있는데, 이는 임시방편일 뿐이다"라면서 "이런 부동산은 결국 원래 사용자에게 반환되어야 하기 때문에 기숙사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해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기숙사는 주거 지역 근처에 위치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우리 모두는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지만 자신이 속한 지역에 이롭지 아니한 일을 반대하는, 지역이기주의를 거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싱가포르 건설에 있어서 이주노동자들의 기여를 감사해야 한다. 우리 공동체의 일원으로 그들을 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코로나19 이후 싱가포르는 이주노동자 기숙사 환경 개선 문제에 대해 큰 관심 가진 것을 볼 수 있다. 그 가운데 주거지역에 이주노동자 기숙사를 짓는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이주노동자들을 함께 살아갈 주민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메시지를 정부가 던지고 있는 것이다. 

혐오와 차별은 코로나19 해법이 될 수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을 나와 라파예트 공원을 지나 '대통령의 교회'로 불리는 인근 세인트 존스 교회로 걸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옆의 건물 벽에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대의 낙서가 적혀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을 나와 라파예트 공원을 지나 "대통령의 교회"로 불리는 인근 세인트 존스 교회로 걸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옆의 건물 벽에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대의 낙서가 적혀 있다.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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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취임 전부터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웠던 트럼프는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고집하며 인종차별적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취임 직후 이슬람 5개국 국민 입국 금지와 미등록 이민자를 보호하는 주에 대해 연방정부 지원을 중단하는 반이민 행정명령을 내렸던 그는 이민자 혐오와 차별 조장을 통해 재선을 노리고 있다. 그 결과 중국인은 물론이고 아시아계 이민자와 흑인들까지 혐오와 차별로 고통당하며 사회적 갈등이 커지고 있다.  

그 와중에 트럼프는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인한 흑인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폭력배(Thugs)'라 지칭한 데 이어 연방군 투입을 시사하는 등 코로나19 이후 노골적으로 인종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반면 트럼프와 각을 세우며 이민자 지원에 나서고 있는 캘리포니아와 뉴욕은 혐오와 차별은 코로나19 해법이 될 수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4월 15일(현지시각) 연방 정부의 경기 부양 패키지 지원법에 따른 현금 지급과 실업 수당을 받을 자격이 없는 서류 미비 이민자를 지원하기 위해 코로나19 재난 구호 기금 운영 계획을 미국 내에서 처음으로 발표했다.

캘리포니아는 주 정부 차원에서 마련한 재난 구호 기금 1억2500만 달러를 12개 이민자 지원 비영리 단체들에 분배했으며, 지원금은 성인 1인당 500달러, 한 가구당 최대 1천 달러까지 받게 한다고 밝혔다. 특히 지원금 규모를 소득 수준에 따라 나누지 않으며, 지원금을 받기 위해 개인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뉴섬 주지사는 "캘리포니아 노동력의 10%가 서류 미비자들로 이 가운데 상당수가 헬스 케어, 식품, 제조업, 운송, 건축 등 필수 업종 근무자들이다"라며 기금 운영의 당위성을 피력했다. 더불어 "지난해 서류 미비 이주노동자들이 주세와 지방세로 25억 달러 이상을 납부했지만, 경기부양기금(Stimulus Check)이나 실업수당 등과 같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서류 미비 이주노동자들에게도 지원금을 수령할 정당한 권리가 있음을 밝혔다. 

뉴욕시 또한 지난 4월 16일 미등록 이민자들을 위해 2천만 달러 재난구호 지원 기금을 마련하여 현금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뉴욕시는 서류 미비자 성인 1인당 400달러씩, 세대 구성원에 따라 800달러에서 자녀 양육 부부에겐 최대 1천 달러까지 1회에 한해 현금 지급한다. 뉴욕시 역시 연방정부의 경기 부양 패키지 지원법에 따른 현금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미등록 이민자들에게 현금 지급한다.

빌 드블라지오 뉴욕시장은 "뉴욕시 경제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미등록 이민자들은 코로나19 상황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조치가 친구이자 이웃, 동료인 이민자들이 뉴욕시에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것"이라며 기금 운영의 정당성과 필요성을 밝히고 있다.
 
 싱가포르 이주노동자 코로나19 검체 채취하는 의료진
 싱가포르 이주노동자 코로나19 검체 채취하는 의료진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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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처럼 코로나19 발발을 외국 혹은 이주민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지도자가 있는가 하면,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처럼 이주민들을 사회 구성원으로 보호하는 지도자도 있다. 

혐오와 차별을 조장할 것인가, 증오와 편견에 맞설 것인가? 선택과 지지는 우리 사회 미래를 결정한다. 방역 모범국 싱가포르가 제시하고 있는 코로나19 해법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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