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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원자 폭탄 피해자 2세 환우이자 인권운동가였던 고 김형률(金亨律, 1970~2005년) 15주기를 맞아 추모제가 열린다. 오는 23일 오후 3시 합천원폭자료관.

김형률추모사업회(운영위원장 강제숙)는 한국원폭피해자후손회, 합천평화의집,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과 함께 "한국원폭2세피해자 김형률 15주기 추모제"를 연다.

고인의 납골함은 부산 영락공원 봉안당에 모셔져 있다가 지난 12일 합천군 공설봉안담으로 이장되었다.

김형률은 1945년 8월 6일과 9일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폭탄의 한국인 피해자 2세다. 고인의 어머니가 당시 피폭되었고, 김형률은 원자폭탄으로 인한 유전적 피해자인 것이다.

고인은 2002년 3월 22일 대구에서 부친(김봉대)과 함께 한국 최초로 원폭2세 환우임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었고, 이후 '한국원폭2세환우회'를 결성하여 한국인 원폭2세 환우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을 벌였다.

그는 2002년 5월, 일본 히로시마 원폭건강센터에서 한국원폭2세로는 처음으로 형식적이나마 건강검진을 받았고, 담당 의사가 정밀 검진을 권유했다. 고인은 그해 8월 '대구 전교조'와 '히로시마일교조'가 벌인 역사교류회에 참가해 한국과 일본의 역사 교사들에게 한국원폭2세환우의 문제해결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후 그는 '한국원폭2세환우회를 지원하는 모임'을 결성했다. 이 단체는 2003년 8월 국가인권위원회에 '한국원폭피해자와 한국원폭2세환우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진정'을 했다.

국가인권위는 2004년 '원폭피해자 2세의 기초현황과 건강실태' 조사를 했고, 국가인권위는 이듬해 국가기관 최초로 원폭 1‧2세 실태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조사결과, 원폭피해자 1세와 2세 모두 일반인들에 비해 질병발생 위험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고인을 비롯한 '원폭피해자 및 원폭 2세 환우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진상규명과 지원대책 촉구 및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김형률은 2005년 5월 19~26일 일본 도쿄에서 '과거청산을 위한 국제연대협의회' 주최로 열린 심포지엄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후 건강이 악화된 그는 그해 2005년 5월 29일 부산 소재 아파트에서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다. 당시 나이 34세.
  
 김형률 10주기를 맞아 부산민주공원에 심어진 기념나무와 함께 그 앞에 제막된 기념비. 고인이 생전에 늘 외치던 "삶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문구와 함께 한국원폭2세환우회 설립자로서의 고인의 삶을 기리는 첫 기념비석이 공개되었다.
 김형률 10주기를 맞아 부산민주공원에 심어진 기념나무와 함께 그 앞에 제막된 기념비. 고인이 생전에 늘 외치던 "삶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문구와 함께 한국원폭2세환우회 설립자로서의 고인의 삶을 기리는 첫 기념비석이 공개되었다.
ⓒ 강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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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손에게 고통이 아닌 희망의 대물림을 선사해야"

김형률추모사업회는 21일 낸 자료를 통해 "고인은 원폭2세 환우들에 대한 지원이 담긴 '한국 원자폭탄 피해자와 원자폭탄 2세 환우의 진상규명 및 인권과 명예회복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되길 간절히 원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생을 마쳤다"고 했다.

이들은 "그는 자신의 병이 단순히 개인의 아픔이 아닌 전쟁과 제국주의의 산물임을 역설하고 핵의 야만을 고발하였으며, 동시에 원폭2세 환우들이 인간답게 살아갈 권리를 주장한 반핵평화인권운동가였다"고 소개했다.

2016년 5월 19일, 제19대 국회에서 '한국인 원자폭탄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이 통과되었으나 고인이 생전에 바랐던 '2세 등 후손' 관련 내용이 피해자 정의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김형률추모사업회는 "그동안 보건복지부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가 실태조사하여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원폭피해자 2‧3세도 피폭 영향으로 유전적 질환이 나타나고, 일반인보다 각종 암과 질병에서 3.4~94배 높은 질환율을 보인다고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기재부와 보건복지부는 20대 국회 보건복지위에서 상정된 피폭 2세 등을 지원하는 개정안 제출에 미온적이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국회는 조속히 개정안을 제출하여 평생을 피폭의 굴레 속에서 힘들게 살고 계시는 2‧3세 등 후손에게 고통이 아닌 희망의 대물림을 선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폭2세 환우'문제 해결에 나섰던 김형률이 떠나자 2006년 5월 24일 '김형률추모사업회'가 만들어졌고, 해마다 5월 부산 민주공원에서 추모제가 열렸다.

올해 추모제는 합천원폭자료관에서 열린다. 합천원폭자료관은 국내 최초의 원폭피해자문제 자료관이다.

추모제는 이남재 합천평화의집 원장의 사회로, 김태훈 한국원폭피해자후손회 회장과 이규열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회장 등이 추모사를 하고, 유족대표 인사로 진행된다. 이후 참가자들은 합천군 공설봉안담으로 이동해 참배한다.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소속 청년들은 고 김형률 15주기를 기억하며 '추모의 글 남기기'와 '핵무기금지조약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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