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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광주민주화운동 조형물.
 5.18광주민주화운동 조형물.
ⓒ 김유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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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길이 험한 가시발길이라도
오월의 평화를 위한 길이라면."

김유철 시인이 5.18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쓴 시다. 김 시인의 시는 최근에 새로 나온 시집 <광주, 뜨거운 부활의 도시>(시와문화사 간)에 실려 있다.

이 시집에는 김준태, 허형만, 박몽구, 김종, 백수인, 김창규, 나해철, 조성국, 곽재구 시인을 비롯한 105명의 시가 실려 있다.

시인들은 지난 15일 성공회 대학로성당에 모여 출판기념회를 열기도 했다.

시인들은 "시적 경향이나 유파를 가리지 않고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두루 참여하여 각기 다른 시각으로 광주항쟁의 진실을 파헤치고 계승 방안을 모색"이라고 했다.

5.18을 다시 떠올리며 김유철 시인의 시를 소개한다.

겨울에서 봄으로 나가는 다짐
- 5.18 광주민중항쟁 40주년

광주의 겨울은 언제 끝날까
사십년이 지나도록
오월에 들이닥친 겨울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총소리 나던 오월
비명으로 덮인 오월
어디론가 끌려가 어딘가에 묻히던
광주의 겨울에 우린 여전히 서 있다

우린 기억한다
우린 기억하고자한다
군홧발자국 다가오던 새벽의 그림자를,
수없이 날아온 곤봉과 최루탄을,
대검의 시퍼런 서슬을,
끝내 쏘아댄 그 끝없는 총소리를,
으르렁 거리던 탱크의 포신을,

우린 기억한다
우린 기억하고자한다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발포 명령자를,
아직도 용서를 구하지 않는 무리들을,
아직도 광주를 모독하고 손가락질하는 무도한 자들을,
아직도 지역의 벽을 넘지 못하는 어리석은 자들을,
아직도 겨울 샛바람에 잠들지 못하는 남도의 영혼들을,

오월의 겨울을 끝내지 못한 채
그들의 화려한 휴가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하여 우린 약속한다
우린 약속하고자한다
약한 자와 더불어 살 것이다
소외된 자와 낮은 자들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삼고 살 것이다

오월의 영웅들이 그러했듯이
비난과 모욕과 손가락질이 쏟아져도
의롭게 살 것이다
의로움을 좌우명으로 삼고 살 것이다

그 길이 험한 가시발길이라도
오월의 평화를 위한 길이라면
어둠의 새벽을 위한 길이라면
세상에 봄을 돌려주기 위한 길이라면

오월의 영령들이여
오월의 영웅들이여


김유철. 인문공간 삶예술연구소 대표. 경남도문화상(2019) 경남민족예술인상(2016) 영성문학신인상(2007). 시집 <천개의 바람> <그대였나요>. 포토포엠에세이 <그림자숨소리> 외.

태그:#5.18광주민주화운동, #김유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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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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