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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참석자들이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 애국가 부르는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과 참석자들이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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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40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린 곳은 각별했다. 광주 5.18 시민군 최후의 항전지인 '옛 전남도청 자리'였기 때문이다.

전남도청은 지난 1980년 5월 18일부터 27일까지 시민군과 항쟁지도부의 활동 거점이었고, 5월 27일 새벽 탱크를 앞세운 계엄군에 맞서 이들이 목숨을 걸고 최후까지 항전했던 곳이다. 계엄군의 진압작전이 시작되기 전 윤상원 투쟁위원회 대변인이 "고교생, 너희들은 집으로 돌아가라, 그래서 역사의 증인이 되어라"라고 했다는 일화는 오랫동안 회자됐다. 

이렇게 역사적인 장소에서 열린 40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가정, 직장, 경제에서의 민주주의 실현" 등을 위해 "오월의 전남도청 앞 광장을 기억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고립되었지만 한 건의 약탈과 절도도 일어나지 않아"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 문 대통령,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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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시민과 함께하는 5.18, 생활 속에서 되살아나는 5.18을 바라며 정부는 처음으로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을 망월동 묘역이 아닌, 이곳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거행한다"라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광장에서 목숨마저 바칠 수 있는 민주주의의 참모습을 보았다"라며 "도청 앞 광장에 흩뿌려진 우리의 민주주의는 지난 40년, 전국의 광장으로 퍼져나가 서로의 손을 맞잡게 했다, 드디어 5월 광주는 전국으로 확장되었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오월 정신'은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희망이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며 만들어진 것이다"라며 "광주는 철저히 고립되었지만, 단 한 건의 약탈과 절도도 일어나지 않았다"라고 '나눔의 5.18 광주'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1980년 5월 27일 새벽, 계엄군의 총칼에 쓰러져간 시민들은 남은 이들이 더 나은 세상을 열어갈 것이라 믿었다"라며 "'나라면 그날 도청에 남을 수 있었을까?' 그 대답이 무엇이든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시간을 가졌다면, 우리는 그날의 희생자들에게 응답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5월 정신, 세대와 세대를 이어 거듭 새롭게 태어나야"

특히 '새롭게 태어나는 5월 정신'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오월정신'은 더 널리 공감되어야 하고 세대와 세대를 이어 거듭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라는 것이다.

이는 지난 12일 광주 MBC와 한 인터뷰에서 "5.18이 광주라는 지역으로 국한되는 운동이 아니다, 광주의 정신이 대한민국 전체의 민주화운동의 정신과 이념으로 확장되어야 한다"라고 언급한 것과도 연결되는 대목이다. '5.18 광주'가 '지역'과 '세대'를 뛰어넘어 '대한민국 민주화운동의 정신'으로 확장되어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확고한 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5·18을 겪지 않은 세대가 태어나고 자라 한 가정의 부모가 되고, 우리 사회의 주축이 되었다"라며 "그날 광주에 있지 않았던 사람들도 나름의 방식으로 함께 광주를 겪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렇다, '오월 정신'은 누구의 것도 아닌 우리 모두의 것이다"라며 "'오월 정신'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과 미래를 열어가는 청년들에게 용기의 원천으로 끊임없이 재발견될 때 비로소 살아있는 정신이라 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와 정부도 '오월 정신'이 우리 모두의 자부심이 되고, 미래세대의 마음과 삶을 더 풍요롭게 할 수 있도록 언제나 함께할 것이다"라며 "오늘 '경과보고'와 '다짐'을 낭독해준 차경태, 김륜이님과 같은 미래세대가 정의롭고 공정한 세상에서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우리 사회의 연대의 힘을 더 키워 가겠다"라고 말했다.

"국가폭력의 진상은 반드시 밝혀내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편지 낭독을 마친 유족을 부축하고 있다.
▲ 유족 부축하는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편지 낭독을 마친 유족을 부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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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문 대통령은 "정부도 5.18의 진상 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규명되어야 할 것으로 발포 명령자, 계엄군의 민간인 학살, 헬기사격의 진실과 은폐·조작 의혹 등을 지목했다. "국가폭력의 진상은 반드시 밝혀내겠다"라는 의지가 읽힌다. 

문 대통령은 "진실이 하나씩 세상에 드러날수록 마음속 응어리가 하나씩 풀리고, 우리는 그만큼 더 용서와 화해의 길로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이다, 왜곡과 폄훼는 더 이상 설 길이 없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벌이 목적이 아니다"라며 "역사를 올바로 기록하는 일이다, 이제라도 용기를 내어 진실을 고백한다면 오히려 용서와 화해의 길이 열릴 것이다"라고 '진실의 고백'을 주문했다.

이와 함께 5.18 행방불명자의 소재 파악, 추가 희생자의 명예회복과 배·보상, 군인·해직기자 등 다양한 희생자들의 명예회복 등을 약속했다. 명예회복의 대상으로 '해직기자'를 언급한 점이 눈길을 끈다. 

문 대통령은 "진상규명의 가장 큰 동력은 광주의 아픔에 공감하는 국민들이다"라며 "5.18의 완전한 진실을 향한 국민의 발걸음도 결코 되돌리거나 멈춰 세울 수 없다, 국민과 함께 밝혀내고 함께 기억하는 진실은 우리 사회를 더욱 정의롭게 만드는 힘이 되고, 국민화합과 통합의 기반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죽은 자들의 부름에 응답하는 길"


앞으로 개헌이 이루어진다면 헌법 전문에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는 점도 거듭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헌법 전문에 '5·18민주화운동'을 새기는 것은 5·18을 누구도 훼손하거나 부정할 수 없는 대한민국의 위대한 역사로 자리매김하는 일이다"라며 "2018년, 저는 '5·18민주이념의 계승'을 담은 개헌안을 발의한 바 있다, 언젠가 개헌이 이루어진다면 그 뜻을 살려가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전남도청 복원과 관련해서는 "오월정신은 도청과 광장에서 끊임없이 되살아날 것이다"라며 "전남도청의 충실한 복원을 통해 광주의 아픔과 정의로운 항쟁의 가치를 역사에 길이 남길 수 있도록 정부도 적극 지원하겠다"라고 약속했다.

끝으로 문 대통령은 "이제 우리는 정치·사회에서의 민주주의를 넘어 가정, 직장, 경제에서의 민주주의를 실현해야 하고, 나누고 협력하는 세계질서를 위해 다시 오월의 전남도청 앞 광장을 기억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그날, 도청을 사수하며 죽은 자들의 부름에 산 자들이 진정으로 응답하는 길이다"라고 강조했다.

태그:#40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 #문재인, #전남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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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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