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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후진술하는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
 최후진술하는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
ⓒ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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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의 절대권력은 중앙정보부와 국군보안사가 외곽을 맡고 청와대 경호실이 내곽을 책임지고 군부는 전두환의 보안사가 관리하는 구도로 운영되었다. 그래선지 차지철 경호실장과 김재규 중정부장 사이에 암투가 치열했다.

절대권력자의 총애를 둘러싸고 벌어진 2인자의 경쟁이었다. 햇볕이 들지 않는 곳에 곰팡이가 슬듯이, 음습한 권력의 뒷켠에서는 '구더기'가 들끊기 마련이다.
  
 1961. 5. 16. 시청광장에 나타난 선글라스를 낀 박정희 소장(가운데, 왼쪽 박종규 전 경호실장, 오른쪽 후 차지철 경호실장)
 1961. 5. 16. 시청광장에 나타난 선글라스를 낀 박정희 소장(가운데, 왼쪽 박종규 전 경호실장, 오른쪽 후 차지철 경호실장)
ⓒ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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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정권 말기에는 차지철의 위세가 김재규를 압도했다. 그의 호가호위는 가히 거칠 것이 없었다.

5ㆍ16혁명 당시 육군대위였던 차지철은 2성장군 출신으로 군의 대선배인 김계원 비서실장을 "내 방으로 좀 내려오세요"라고 하는가 하면,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대통령에게 급히 보고하는 것도 때로는 "각하의 몸이 불편하니 오늘은 보고할 수가 없다"고 막기도 했다. 그 대신 차 실장은 개인 정보조직을 이용하여 중앙정보부보다 앞서 대통령에게 수시로 정세보고를 했다.

김재규 부장은 차지철의 이러한 횡포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더구나 막 대통령이 이러한 차지철 실장을 김재규 부장보다 훨씬 편애한다는 사실은 심각한 문제였다.(주석 10)

 
 김재규 전중앙정보부장의 박정희암살 현장검증 장면
 김재규 전중앙정보부장의 박정희암살 현장검증 장면
ⓒ 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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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6일 저녁 청와대 옆 궁정동의 중앙정보부 밀실,  

"탕! 탕!"
두 발의 권총소리는 초저녁 궁정동의 적막을 깼다. 간발의 차이를 두고 십수 발의 총성이 콩 볶듯이 뒤를 이었다.

1979년 10월 26일 저녁 7시 42분, 박정희 대통령은 궁정동 안가에서 김재규의 총탄에 맥없이 쓰러졌다. 박정희의 절대통치 18년이 막을 내리는 순간이었다.

"형님, 각하를 좀 똑바로 모십시오."
"각하, 이 따위 버러지 같은 놈을 데리고 정치를 하니 정치가 올바로 되겠습니까."
"차지철이 이놈!"
"탕!"

김계원 비서실장과 박정희 대통령에게 마지막 '건의'를 올린 김재규는 곧바로 차지철을 향해 권총을 뽑아들었다.

순간 연회석은 아수라장으로 돌변했다. 차지철은 권총을 낚아채려고 오른팔을 내밀었고 동시에 김재규는 방아쇠를 당겼다. 총탄은 차지철의 오른손 팔목을 꿰뚫었다.

"김 부장, 왜 이래, 왜 이래……."
"이거 무슨 짓들이야!"
"탕!"

차지철과 박 대통령의 고함소리는 곧이어 터진 또 한 발의 총성에 묻혀버렸다. 김재규가 자리에서 일어서면서 쏜 총탄은 박 대통령의 오른쪽 가슴 윗부분을 뚫고 들어가 등 아래 쪽 중앙부위를 관통했다.(주석 11)


1961년 5ㆍ16으로부터 79년 10ㆍ26까지 만 18년 5개월 10일 동안 절대권력을 휘두르며 군림해 온 박정희 대통령은 중앙정보부장 김재규의 총격으로 생애를 마감하고 1인독재의 막을 내렸다. 
  
 박정희(중앙)와 김재규(오른쪽), 그리고 차지철(왼족)
 박정희(중앙)와 김재규(오른쪽), 그리고 차지철(왼족)
ⓒ 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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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제거의 기회를 노리고 있던 김재규는 이 무렵 정보업무 수행과정에서 무능하다는 이유로 박정희로부터 몇 차례 질책을 받은 데다, 대통령에게 올리는 보고나 건의가 차지철 경호실장에 의해 번번이 제동이 걸리는 등 박정희와 차지철에게 감정이 쌓여 있었다. 마침 궁정동에서 박정희와 만찬을 함께 할 기회가 생기자 이 기회에 암살하기로 결심, 계획을 실행할 준비를 하는 한편, 정승화 육군참모총장과 김정섭 중앙정보부 차장보를 궁정동 별관에 대기시켰다.

이날 저녁 6시 5분경 만찬이 시작되었고 식사 중 박정희가 부마사태를 중앙정보부의 정보부재 탓으로 돌려 김재규를 힐난한 데 이어 차지철이 과격한 어조로 그를 공박하자 흥분한 김재규는 밖으로 나와 2층 자신의 집무실에서 권총을 갖고 만찬회장으로 돌아오는 길에 직속부하 박흥주와 박선호에게 "총소리가 나면 경호원을 사살할 것"을 지시, 7시 35분경 차지철과 박정희에게 각각 2발씩을 쏘아 두 사람을 절명시킴으로써, 18년 간의 1인독재 정권과 유신체제에 종말을 고하게 만들었다.

김재규는 야수의 마음으로 유신의 심장을 쏘았다고  증언했다.


주석
10> 이만섭, 『정치는 가슴으로』, 188쪽, 나남, 2014.
11> 정병진, 『궁정동의 총소리』, 39~40쪽, 한국일보, 1992.

 

덧붙이는 글 | <[김삼웅의 인물열전] 박정희를 쏘다, 김재규장군 평전>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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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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