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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전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긴급사태가 선포된 가운데 14일 도쿄 시나가와 역이 마스크를 쓴 통근자들로 붐비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전국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 광역지역 가운데 도쿄와 오사카 등 8곳을 제외한 39곳의 긴급사태를 해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일본 전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긴급사태가 선포된 가운데 14일 도쿄 시나가와 역이 마스크를 쓴 통근자들로 붐비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전국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 광역지역 가운데 도쿄와 오사카 등 8곳을 제외한 39곳의 긴급사태를 해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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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같아선 당장 한국에 들어가서 검사받고 자가격리에 들어가고 싶어요."

일본 도쿄 인근 소도시의 한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정아무개(30. 일본생활 만4년)씨는 '코로나19 감염이 무섭지 않냐'는 <오마이뉴스> 기자의 질문에 "당연히 무섭다"며 이같이 토로했다.

올해 초 일본인 남성과 결혼해 신혼의 단꿈에 젖어있을 정씨가 당장 귀국하고 싶다고 하는 이유는 뭘까. 자신이 직접 코로나 환자를 간호하고 있지는 않지만, 근무하는 병원이 코로나 환자들을 수용하는 코로나 지정병원으로 된 데다가 평소 기관지염을 앓고 있는 자신이 코로나에 감염될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아베 정부의 코로나 대응 방법이 미덥지 않은 것도 중요한 원인이다. 정씨는 "일본은 검사건수에 비해 확진자 비율이 너무 많다"며 "이것은 무증상 감염자가 많다는 증거가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임산부가 나흘 넘게 열이 38도가 넘는데도 검사를 안해주더라는 지인의 이야기를 전하며 "보건소는 병원에, 병원은 보건소에 서로 책임을 떠넘기려는 핑퐁게임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반면 한국은 내외국인 입국자 모두 전면적으로 막지 않고 유증상자만 선별 관리하는 등 민주적인 방역을 하는데도 성공한 듯 보여 자랑스럽다"며 "이제 일본에서도 드라이브스루 등 한국식 검사 방법을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씨는 최근 아베 정부가 주요 광역지자체의 긴급사태조치를 해제하고 있는데 대해 "긴급사태가 해제됐다고 해서 상황이 좋아진 것은 아닌데, 거리나 공원에 다시 사람이 많아지고 있어 걱정"이라면서도 "얼른 사태가 진정돼 편안한 마음으로 한국에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정씨와의 일문일답이다.

"코로나 환자 5명 입원... 내과병동 전체가 코로나병동으로"

- 일본에서 간호사로 일한지 얼마나 됐나.
"한국에서 간호학과를 나오고 병원에서 7년여 일하다 일본에는 2016년에 건너왔다. 일본 생활은 만 4년 됐다."

-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생활이 전과 같지 않을 거 같다. 어떤 게 달라졌나.
"외출 범위가 줄었다. 수퍼 가기, 장보기, 은행이나 구청 가기 등에 필요한 외출 이외에는 거의 집에 있다. 원래 카페투어 같은 걸 좋아하는데 이제 밖에서는 물도 안 마시게 됐다."

- 코로나 사태가 터진 후 일본의 병원 상황도 많이 달라졌을 것 같다.
"우리 병원은 300 병상 넘는 종합병원이다. 대학병원은 아니지만 한국으로 치면 긴급수술이랑 응급 요청도 받는 2차병원에 비유할 수 있겠다. 코로나 이후 달라진 건, 먼저 우리 병원이 코로나 지정병원이 됐고 코로나 환자를 받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엔 내과병동 음압실을 쓰는 정도였으나, 곧 내과병동 한 층 전체와 HCU(고도치료실)를 중증 코로나 환자를 담당하는 곳으로 변경하여 운영하게 됐다.

면회가 통제된 것도 큰 변화다. 환자의 가족이 병실로 직접 들어가는 것이 금지됐다. 가족이 짐을 가져오면 간호사가 짐을 환자에게 가져다 주고, 보낼 짐이 있으면 다시 간호사가 가져다 주는 식으로 됐다. 내원하는 것도 가능하면 1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파티션을 쳐서 가족대기장소를 따로 만들기도 했다. 의자의 간격도 어느 정도 떼어놨다."

- 코로나19 감염 환자가 몇 명이나 입원해있나.
"현재 우리 병원에는 5명 정도 있다. 물론 완치돼서 퇴원하신 분도 있다. 감염자가 무더기로 나왔던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감염된 분부터 받기 시작했다."

- 환자들은 전부 일본인인가.
"거의 일본인이다. 한국인 환자는 얼마 전 관광 왔다가 심근경색으로 입원했던 분 외에 본 적이 없다."

- 직접 코로나 환자를 접촉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감염될까봐 무섭지 않나.
"당연히 무섭다. 나는 기관지염을 거의 달고 사는 편이라 더 그렇다. 감기가 심하게 걸리면 천식약을 같이 처방 받을 정도다. 마음 같아선 당장 방역이 보다 철저한 한국에 들어가서, 공항에서 검사받고 자가격리 받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다. 근데 작년 일본인과 결혼한데다, 한국에 있는 가족한테 피해가 갈까봐 참는 중이다."

"긴급사태 해제됐지만 상황이 좋아진 것은 아냐"
 
 지난 10일 일본 이바라키현의 카시마 축구 경기장에서 드라이브스루 검사 방식을 시뮬레이션 하고 있는 일본 의료진들.
 지난 10일 일본 이바라키현의 카시마 축구 경기장에서 드라이브스루 검사 방식을 시뮬레이션 하고 있는 일본 의료진들.
ⓒ 연합=U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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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상황이 시작되고 간호사로서 가장 힘든 것은?
"내과병동이 통째로 코로나병동이 돼버린 것이다. 지금의 코로나병동이 된 곳으로 입원할 예정이던 중증환자들이 일반병동으로 오기 때문이다. 중환자실에 있어야 할 환자가 일반병동으로 나온다는 것이니만큼 간호사의 부담은 커진다. 그 환자를 보기 위해 다른 일반 환자들을 보는 횟수는 줄어들 수밖에 없고.

또 코로나병동은 어느 정도 숙련된 간호사들을 각 부서에서 데려온다. 일단 희망은 물어보고, 가도 괜찮다는 사람만 데려가긴 한다. 문제는 숙련된 사람이 빠진 일반 부서는 응급상황에 대한 대처가 그만큼 미숙하게 된다는 것이다. 즉, 일반병동에 있는 환자에게 그 위험이 가는 거다. 이게 보이지 않는 의료붕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우리 병원은 다행히 의료진 감염이 일어나거나 업무 부하가 그리 심하지 않아 정상 진료도 하고 여전히 수술도 이뤄지고 있다."

- 의료진 감염이 일어나면 병원 업무가 어떻게 되나.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지만, 만약 의료진 가운데 확진자가 발생하면 외래와 수술 등 정규업무는 올스톱이라고 보면 된다."

- 일본은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가 두자리수로 줄어들자 지난 14일 39개현을 대상으로 긴급사태를 해제했다. 이제 그만큼 상황이 좋아졌다는 뜻인가.
"긴급사태를 해제했지만 상황이 좋아진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도쿄는 아직 긴급상황인데 마스크 안하고 다니는 사람도 보이고 공원에서 운동하고 하는 사람도 많아 걱정이다. 나를 포함해서 도쿄에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잠재적인 코로나 환자라고 생각하고 항상 조심하는 게 상책이라고 생각한다."

"억압하지 않고 민주적인 방식으로 방역 성공한 한국, 자랑스럽다"

- 의료계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지금 일본 정부의 코로나사태 대응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나.
"일본인인 우리 남편도 인정하지만, 일본 정부의 대응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확진자가 막 나왔을때 병원 스태프들이 나한테 '어떡하냐'며 걱정하는 말을 해줬었는데, 지금은 '한국은 그래도 대처를 잘해서 지금 일본보다는 낫네'라고 말한다. 일본은 검사건수에 비해서 확진자가 많이 나오는데, 이건 무증상자가 많다는 얘기 아닐까. 실제는 발표보다 훨씬 많을 것 같다.

증상이 있다고 해서 다 검사하는 건 의료붕괴 우려 때문에 곤란하다고 생각하는 스태프가 우리 병원에도 있어서 깜짝 놀랐다. 내 지인의 지인의 얘기지만, 임산부인데 열이 38도 이상 4일 정도 지속되어도 검사를 안해줬다고 한다. 증상이 있어 보건소에 전화해도 연결이 힘들고, 보건소는 병원에 이야기하라 병원은 보건소에 이야기하라며 책임을 떠넘기는 핑퐁게임을 하고 있는 거다.

일본은 외국인들의 입국을 전부 막고 있는데, 한국은 입국을 막지 않고 입국자 가운데 증상이 있는 사람만 선별해 관리하고 있다는 것을 듣고 참 인상적이었다. 특히 입국자에게 자가진단 앱을 설치해주거나 자가격리자에게 생필품 세트를 지급하는 등 철저히 대비태세가 돼있는 것 아닌가. 방역을 억압적으로 하지 않고 민주적으로 하는데도 성공한 것을 보면 한국인으로서 솔직히 자랑스럽다. 일본 방송도 한국 방역의 성공 사례를 자세히 분석해 보도하고 있다. 여기저기서 한국식 드라이브스루 검사를 도입한다는 뉴스도 들린다."

- 일본 병원 종사자들은 이번 사태가 얼마나 갈 거라고 얘기하나.
"모두 다 장기전이 될 것이라고 얘기한다. 아마 올해는 종식되기 힘들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있다. 백신이 나오거나 메르스처럼 종식이 되거나 둘 중에 하나 아니겠나. 아무튼 코로나가 빨리 잡혀 한국에 편안한 마음으로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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