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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 스루로 연결되는 생활이 늘어나고 있다. 그마저도 마스크를 쓰고 창문을 내려 진행한다. 어린이날을 앞둔 주일 오후에 교회에서는 드라이브 스루 어린이 잔치가 열렸다. 온라인 예배 마지막 인사는 "다음주에 만나자"가 아니라 "이따가 만나자" 였다. 유치부, 유년부, 소년부 각각 집중 시간대가 있었지만 우리집은 아이들이 셋이라서 상황을 살펴 동시에 참석하기로 했다.

교회 주차장에 도착하니 선생님들이 창밖에서 격하게 환호하며 반겨주셨다. 안내에 따라 'ㄷ'자로 차를 타고 가면서 4가지 미션에 참여했다. 폴라로이드로 사진도 한 장 찍고, 뽑기도 하고, 선물도 받았다. 순식간이었지만 기억할 만한 어린이 주일이었다.

4월 말. 서천 자동차극장을 이용할 수 있다는 귀한 정보를 얻었다. 선착순 무료로 2주간 4회. 이 역시 차량으로 이용하는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인 셈이다. 아이들에게 포스터를 보여주며 설명하자, 말똥말똥 신기해하며 자동차 안에서 어떻게 영화를 볼 수 있는지 서로 상상하며 얘기하기 바빴다.

영화라면 집콕하는 기간 동안 디즈니 애니메이션부터 해리포터 시리즈까지, 어떤 날은 세 편이나 연달아 본 적도 있었던 것 같다. 넷플릭스 시대지만, 아직 우리는 Btv에서 할인쿠폰이나 생겨야 겨우 구매하거나 대여하는 수준이다. 그래도 애들 입맛에 맞추다보니 삼남매에게는 그럭저럭 만족할 만한 것이었다.

그렇지만 자동차극장이라니 이전에 없는 새로운 문화를 만나버린 것 같은 표정들이었다. 실망시키는 게 미안할 지경이어서, 생긴 지 오래 되었고, 사실은 거기 진작에 망해서 문 닫은 곳이라는 것은 한참 나중에 알려주었다.
 
 순조롭게 상영이 시작되었다.
 순조롭게 상영이 시작되었다.
ⓒ 박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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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예회에서 둘째가 영화 <엑시트> OST에 맞춰 율동을 했었다. 그 영화를 내내 못 보여주고 있었는데, 4회 중 첫 회 프로였다. 감사하게도 회마다 실시간으로 곧 예약하라는 알림톡까지 보내주셔서 순조롭게 예약완료 초대 문자를 받았다.

덕분에 아이들과 기대와 설렘으로 자동차 극장에 갈 수 있었다. 도착하니 차량 번호판만 확인 후 안내문을 한 장 건네고 곧바로 주차를 도와주었다. 자리를 잡고 나서 탑승인원 모두에게 손소독젤을 짜주었다.

미리 팝콘을 준비해준 남편 덕분에 나름 극장 분위기를 연출했다. 평소에는 먹지도 않고, 집에서 영화 볼 때는 생각나지도 않는 팝콘인데 어쩌다 극장의 공식이 되었을까.

안내문에 나온 대로 라디오 주파수를 맞췄다. 아직 시작하지 않아서 먹통인 것을 이 녀석들이 우리만 안 들리는 것 같다고 걱정이다. 주차를 마치고는 여유롭게 창문을 닦는 사람들도 있는데 만약 우리만 안 들리면 진짜 어쩌냐고 계속 떠들어대는 통에 순간 식은땀이 났다.
 서천 자동차극장
 서천 자동차극장
ⓒ 박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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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키를 고려해서 내가 뒷자리로 가고 두 명이 번갈아 앞자리에서 보기로 했다. 다음 날 2회 예약도 이미 완료한 상태였으니 공평했다. 목받침까지 빼니 뒷자리에서도 몸의 각도를 조절하면 잘 보였다.

걱정했던 음향도 문제없이 빵빵 터지게 잘 들렸다. 다만 날이 생각보다 밝아 조금 늦게 시작했지만 여전히 화질이 흐려서 안 그래도 뿌연 연기로 가득한 재난영화가 더 답답했다. 아까 창문을 닦던 다른 차들이 그제서야 이해되었다. 와이퍼로 닦이지 않은 부분이 계속 아쉬웠다.

배터리 방전으로 쓰린 기억이 있기도 하고 습기가 가득차기도 해서 중간에 한두 번 시동을 걸었다. 재난영화다 보니 막내는 무섭다고 뒷자리로 넘어와 의자 뒤로 숨기도 하였다. 영화가 끝나고 자막이 올라가자 바로 나가는 차들이 있다. 우리도 원위치하고 출발하자며 내렸다.

"우와! 밖에서는 하나도 안 들려. 언니 내려 봐. 대박 신기해."

다음날은 애니메이션까지. 그렇게 이틀간 신기하고 재미난 '드라이브 인 야외 영화상영'을 즐겼다. 3회는 아이들이 볼 프로가 아니라 패스하고, 마지막 프로를 예약해 두었다. 

서울에서 큰이모네가 내려오셨다. 세 살 터울의 언니들은 우리 큰 애보다 네 살, 한 살이 많아서 아기 때 배냇저고리부터 지금까지도 신발, 가방, 액세서리까지 속옷 빼고 모두 물려주시는 고마운 분들이다. 이번에도 집안 행사로 근처 막내이모네 집에서 고기 파티가 벌어졌다. 당일 여행을 계획하셨으나, 알코올을 술잔에 받는 순간 일정은 변경되었다.

나는 바로 고1, 중1에게로 가서 자동차극장에 가겠느냐고 했다. <알라딘>인데 괜찮겠냐고도 했다. 처음 우리 아이들이 가졌던 호기심과 똑같은 기대와 상상을 하기 시작했다. 어른들은 무르익은 분위기에 애들을 도맡아 봐준다는 자체가 좋으셨던 것 같다.

그리고 아직 경험해보지 않은 것이지만, 꽤 근사한 것이어서 오히려 고마워하시는 것 같았다. 아반떼로 예약을 했는데 연락해보니 차량 변경이 가능하다고 했다. 영화시간에 맞춰 식사를 끝내고 출발했다.

"내가 뒷자리로 가면 좋은데, 비가 살짝 와서 와이퍼도 써야하고, 차가 바뀌니까 에어컨도 낯설고, 오늘은 운전석에 있어야 되겠네."
"이모, 문 열고 보니까 에어컨은 안 틀어도 될 거 같아요."
"문은 열어도 되지만, 비가 더 오면 닫아야지."
"문 닫으면 소리 안 들리잖아요."


맙소사. 그런 거였다. 구시대 문화로 사라질 뻔 한 자동차극장이 사회적 거리두기에 매우 적합하여 다시 선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3D는 물론 4D까지 섭렵한 서울토박이들에게 무척 신선하고 새로운 최첨단 시스템이었던 것이다. 주파수를 맞추면서 말했다.

"어머어머 서울 언니들, 이거 왜 이래. 촌스럽게."

코로나로 일상이 많이 바뀌었고, 백신이 개발된다 하더라도 코로나 이후, 팬데믹은 또다시 찾아올 것을 경고받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이전의 생활로 다시 돌아가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들도 많다.

새로운 생활패턴이 생기기도 하지만, 자동차극장처럼 사라지고 없어진 과거 문화가 잠시 부활하기도 했다. 어른들에게는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아이들에게는 최첨단 문화양식으로 사랑받으며 다시 자리를 잡게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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