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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작업에는 홍동 논밭상점, 홍성군자원봉사 센터, 예산홍성환경운동 연합이 참여했다.
 이날 작업에는 홍동 논밭상점, 홍성군자원봉사 센터, 예산홍성환경운동 연합이 참여했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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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삶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쓰레기로 시작해 쓰레기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다룬 언론보도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지만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한동안 잘 정착되고 있던 '일회용품 사용 억제 정책'도 무력화된 상태이다.

하지만 우울한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는 지금도 여전히 조금이라도 쓰레기를 줄여 보기 위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많은 쓰레기 중에는 조금만 눈여겨보면 재활용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그중 하나가 바로 아이스팩이다. 아이스팩은 인터넷으로 육류나 농산물 등 신선 제품을 주문했을 때 딸려 오곤 한다.

아이스팩은 그냥 버리면 쓰레기지만 깨끗이 씻어서 다시 사용하면 훌륭한 재활용품이 될 수 있다. 실제로 농촌에서도 아이스팩은 쓰임새가 많다. 인터넷으로 농산물 꾸러미를 판매 할 때 아이스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유기농업으로 유명한 충남 홍성군 홍동면에서는 요즘 한번 쓰고 버리는 아이스팩을 재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지난 3월, 지역의 농가 자생기업인 논밭상점과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이 의기투합해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뭐라도 하자'는 의미에서 아이스팩 재활용 캠페인을 시작했다.
 
아이스 팩을 물로 씻고 구연산으로 행굼소독 하는 과정이다.
 아이스 팩을 물로 씻고 구연산으로 행굼소독 하는 과정이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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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루미 씨가 물로 씻은 아이스팩을 소독기에 넣고 있다.
 최루미 씨가 물로 씻은 아이스팩을 소독기에 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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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팩 재활용 소식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됐다. 서울과 경기도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400여 명의 '깨어 있는 시민'들이 아이스팩 재활용 캠페인에 동참했다. 그렇게 전국 각지에서 홍동 논밭상점으로 모인 아이스팩은 3000여 개 정도이다.

지난 13일 홍성군 홍동면의 논밭상점에서는 아이스팩을 씻고 닦고 소독하는 작업이 한창 진행됐다. 이날 작업에는 논밭상점 직원들과 홍성군자원봉사센터 홍동지회,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이 참여했다.

아이스팩 재활용을 최초로 제안한 최루미(논밭상점) 씨는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뭐라도 해보자'는 취지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직관적으로 아이스팩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스팩은 분리수거가 잘 안 되는 경우가 많다"며 "잘라서 내용물을 하수구에 버리고 비닐은 분리수거를 하기도 한다. 또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리는 경우도 있다. 아이스팩을 무심코 버리는 것보다는 아무래도 재사용하는 편이 환경적으로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재사용 아이스팩에 스티커를 붙이는 과정이다.
 재사용 아이스팩에 스티커를 붙이는 과정이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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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소규모 단체나 개인이 지속하기에는 작업량이 만만치가 않다. 그만큼 품이 많이 들어가고 일손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이스팩을 재사용하기 위해서는 물로 세척한 뒤, 구연산으로 소독 하고 살균 소독 과정까지 거친다. 소독을 마친 아이스팩에는 '재사용 아이스팩'이라는 스티커도 붙인다. 이후, 아이스팩 사용을 원하는 곳으로 배송까지해야 작업이 마루리 되는 것이다. 이날 작업한 200여 개의 아이스팩은 논밭상점의 이웃에 있는 홍동농협에 전달됐다.

아이스팩 재사용 캠페인과 관련해 신은미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지역에 필요한 농가나 기업 등 필요로 하는 곳에 나누는 것이 목적"이라며 "개인이 이런 활동을 지속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궁극적으로는 행정기관에서 아이스팩을 수거해 재활용해야 한다. 건전지처럼 따로 분리수거함을 만들고 재사용 문제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덧붙이는 글 | 기자도 이날 두 시간 정도 일손을 도왔다. 박스에 쌓인 아이스팩은 꽤 무거웠다. 아이스팩을 씻어서 나르는 것만도 노동 강도가 만만치 않았다. 이날 체험(?)에는 김영찬, 신혜지 <홍성신문> 기자와 황동환 <홍주신문> 기자가 동참했다.


태그:#아이스팩 재사용 , #아이스팩 재활용,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논밭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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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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